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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투 니온(Tu Neon)
Album: Scholarship
Released: 2014-03-21
Rating:Rating:
Reviewer: 남성훈
크게 알려진 경력이 없는 신인 투니온(Tu Neon)의 [Scholarship]은 수준급 프로덕션과 안정적인 랩 운용이 인상적인 데뷔작이다. 미니멀한 사운드 운용으로 몽환적 색을 그리는 일관된 비트 위에 낮은 톤을 활용해 속도감 있게 끊어치는 플로우 설계로 곡을 꽉 채운 많은 양의 랩 덕분에 신인다운 치열함이 강하게 느껴진다. 아직 여유로움을 얻지 못한 조급함이 담긴 랩 운용인지, 투 니온 특유의 스타일로 구축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앨범의 감상이 피곤함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25분의 짧은 플레잉타임을 스킷(Skit)없이 진행되는 7곡으로 구성한 덕분에 앨범의 감상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기 때문이다.그러나 곡 간의 완성도 편차와 감흥을 깨는 보컬의 활용은 아쉽다. 대표적으로 랩과 자연스레 엮이지 못한 보컬의 어색한 활용 때문에 산만해진 “Moriarty”, 워낙 심각한 기운을 풍기는 랩에서 조금 더 나갔지만, 이를 유연하게 꾸며내는 능수능란함이 부족한 “Soulful Ladies” 등은 흥미로운 지점을 더 확장하지 못한다.
듣는 이에게 충분히 랩/힙합 장르 무드를 제공하지만, 아쉬운 점이 보이는 완성미와는 별개로[Scholarship]의 가장 큰 매력은 투니온이 담아낸 가사에서 찾을 수 있다. 잘 자라고 잘 배운 대학생의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는, 자신을 내세워 듣는 이에게 일종의 쾌감을 주는데 익숙한 힙합 장르 문법과는 쉽사리 궁합이 맞지 않아 가장 선호되지 않는 영역이다. 그래서 보통 편안한 접근을 위해 코믹코드를 심거나 가볍고 밝게 꾸며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니온은 이러한 가장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의 본질은 유지한 채 작정하고 심각한 단어들로 곡 안에 욱여넣듯 배치함으로써 이질감을 유발한다. 특히, ‘외국어고등학교’와 ‘1.5류 명문대’ 입학을 내세우는 허상 속 나르시시즘을 드러내는 “Narcissistic” 직후, 대학생 선후배 간의 비루한 술자리를 손에 잡힐 듯 그려내는 “All-coholic”으로 이어질 때 터져 나오는 이질감 속 꼬인 유머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분명 투니온은 자신의 상황과 생각을 어떻게 차별화하여 풀어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를 통해 진중한 랩퍼로서 이미지를 유지함과 동시에 같은 이유로 비장미와 유치함, 뻔뻔함 사이의 유머를 동반한 표현으로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꽤 그럴듯하게 펼쳐냈다. 앨범과 랩퍼 모두 주목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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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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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을 보니 리뷰로 한번 되짚어볼만한 앨범이네요. 한국사회에서 배운사람의 현실적인 랩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