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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ZA의 명반 [Liquid Swords] 해부: Legend of the LIQUID SWORDS
- 양지훈 작성 | 2012-08-09 18:22 업데이트 | 추천하기 6 | 스크랩 | 32,077 View
지난 2012년 7월 24일, 우탱 클랜(Wu-Tang Clan)의 정신적 지주인 즈자(GZA)의 명반 [Liquid Swords]가 박스 셋(Box Set)으로 재발매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한 시대를 풍미한 이 명작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Intro: 우탱 클랜의 가장 독특한 앨범
'90년대 중반의 힙합 씬, 그 중 우탱 클랜이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그 시절을 가끔씩 돌이켜보는 일은 다수의 힙합 리스너에게 여전히 쏠쏠한 재밋거리 중 하나다. [Enter the Wu-Tang](1993)이후, 우탱의 멤버들이 연이어 내놓은 솔로 앨범은 한결같이 호평의 대상이 되었고, 이를 진두지휘하던 패밀리의 수장 르자(RZA)는 어마어마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메쏘드 맨(Method Man), 래퀀(Raekwon), 고스트페이크 킬라(Ghostface Killah) 등은 르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준수한 차트 플레이를 기록할 수 있었고, 뒤이어 등장하는 즈자(GZA)의 [Liquid Swords]도 타 앨범과 다름 없이 평단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등장한 우탱 패밀리의 솔로 앨범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하나만 택한다는 것은 고문, 혹은 난제가 되겠지만, 조금만 방향을 선회하여 '가장 독창적인 컨셉트의 앨범'을 선정해 본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 같다. 아무래도 주술과 힙합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필드를 개척한 올 더티 바스타드(Ol' Dirty Bastard)의 [Return to the 36 Chambers]와 함께 즈자의[Liquid Swords]를 선두 그룹에 포진시키는 것이 중론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영화 [장군 암살자]의 샘플링과 르자의 사운드
즈자의 [Liquid Swords]는 현재까지도 우탱 클랜의 모든 앨범을 통틀어 가장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사운드를 책임진 르자는 작심하고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고수하고자 했으며, 무엇보다도 영화 [장군 암살자, Shogun Assassin]의 대화를 수시로 삽입한 것이 독특한 앨범으로 자리 잡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앨범의 주인공인 즈자도 이 영화를 샘플로 활용하자는 르자의 제안에 흔쾌히 응하면서 순조로운 제작이 이루어졌다. 영화 속 쇼군의 이야기는 이 앨범의 '메인 테마'라기보다는 '주된 소재'라고 간주하면 된다. 영화 [장군 암살자]의 대화가 흐르다가도, 어느덧 우탱 멤버들의 랩과 르자의 묵직한 베이스 라인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기를 반복하는 전개 속에서 흑인 음악 계열의 다양한 샘플이 활용되는데, 이 또한 흥미롭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알 그린(Al Green)의 앨범 프로듀서였던 윌리미첼(Willie Mitchell) 등이 만들었던 아름다운 멜로디에서부터 '8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그룹 뉴 에디션(New Edition)의 노래까지 르자는 시대를 아우르는 폭 넓은 샘플링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탄탄한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뿌리와도 같았다.앨범의 백미, 랩
르자가 만든 비트 위에 랩이 얹혔을 때, 앨범은 더욱 큰 빛을 발한다. 우탱의 거의 모든 멤버가 이 앨범을 위해 기꺼이 참여했는데, 그러한 와중에도 즈자는 뛰어난 라이밍과 카리스마를 과시하며 어지간해서는 주객전도의 우를 범하지 않는다. 메쏘드 맨의 걸쭉한 랩이 곡 자체를 장악하다시피 하는 "Shadowboxin"만큼은 예외가 되겠지만, 즈자는 멤버들의 참여 속에서도 대부분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다진다. 래퀀이 주인공이지만 고스트페이스 킬라가 헌신적인 참여를 하는 가운데 타 멤버들의 참여가 이루어지는 형태였던 [Only Built 4 Cuban Linx]와는 다소 상이한 느낌이다. 우탱의 힘이 가장 잘 농축된 곡을 꼽자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4th Chamber"다. 우주적 분위기의 비트에서 고스트페이스 킬라 - 킬라 프리스트(Killah Priest) - 르자 - 즈자로 이어지는 랩은 앨범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데, 이 곡은 실제 우탱의 공연에서도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에 가장 유용한 곡이었다고 한다. 거리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한 곡 중에는 당시 열두 살이던 조카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I Gotcha Back"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카의 아버지이자 즈자의 친형이 투옥 중이었기에, 이 곡에는 어린 나이의 조카를 위해 쓴 가사가 담겨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세월이 흐른 뒤 그 조카도 아버지처럼 복역하게 되고 만다.
또 하나의 묘미, 가사, 그리고 체스
의도적인 조악함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비트 속에서 거리의 이야기가 줄을 잇는데, 유명 레이블들을 하나 둘씩 언급하며 워드플레이를 보여주는 "Labels"처럼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갖는 곡도 있다. 콜드 칠링(Cold Chillin') 레이블과 불화가 이 곡을 쓴 계기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즈자는 직설적인 비난보다는 워드플레이를 통한 우회적인 비판을 택했다. Tommy Boy, MCA, Interscope, Atlantic, Geffen 등 다수의 메이저 레이블을 문장 중간중간에 언급하는 재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몇몇 가사는 이 앨범을 상징하는 구절로 남게 되었다. 첫 곡 "Liquid Swords"의 'When the emcees came, to live out the name', 그리고 "Living in the World Today"의 'Well if you're living in the world today, you'll be hearing the slang that the Wu-Tang say'와 같은 코러스가 대표적인 예인데, '80년대부터 재미 삼아 써왔던 가사가 어느덧 [Liquid Swords]를 대표하는 가사로 발전할 줄은 즈자 본인조차 몰랐을 것이다. [Liquid Swords] 앨범에서 찾을 수 있는 코러스 중 다수는 앨범을 제작하기 훨씬 전부터 즈자 혼자서 혹은 우탱의 타 멤버들과 함께 읊조리던 가사로 알려져 있다.한편, 즈자는 이 앨범을 위해 가사를 쓸 때 체스(Chess)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발매된 박스 셋에는 이 체스 세트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실제 즈자와 르자는 체스 대회에도 출전할 정도로 체스 애호가이자 실력자로 유명하다.
명반 탄생의 숨은 공신: 여유로운 제작 방식
참신한 전개 방식과 패밀리의 헌신이 앨범의 성공을 이끌었지만, 여유와 관용이 어우러진 제작 방식도 명반의 탄생을 가능케 하는 숨은 공신이었다. 타 멤버들의 앨범 발매 시기와 지나치게 동떨어지지 않아야 함에도, 즈자는 늘 여유를 갖고 작사에 임했고, 르자 또한 제작 기간 중 그에게 완성의 압박을 가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한편, 즈자는 마지막 곡인 "B.I.B.L.E."의 랩을 킬라 프리스트에게 완전히 넘기는 두둑한 배짱까지도 보여주곤 하는데, "B.I.B.L.E."이 우리의 머릿속에 몽환적 분위기를 이끄는 완벽한 마무리로 기억됨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결론이다.Outro: 우탱의 영원한 아이콘
발매 후 17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덧 본작은 우탱 왕조를 대표할 만한 작품의 반열에 올라 있다. 작금의 메인스트림 무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앨범이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클리셰(Cliche)라는 고민거리를 떨쳐내지 못한 이 씬의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만한 콘텐츠로서 제격이다. 우탱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던 때의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유했던 앨범인 만큼, 우탱 클랜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 불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GZA featuring Inspectah Deck - Cold World
GZA featuring Method Man - Shadowboxin'-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양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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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전음반이라니..
추억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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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에 듣는데 엄청 좋네요 !!! 오랜만에 다 돌려야지 ,래퀀의Only Built 4 Cuban Linx도 함께!!!!!!
이글 정말 좋은거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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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에서 비디오로 보던 도중 일시정지 시켜놓고 [Liquid Swords] 음반을 꺼내 1번 트랙을 다시 들었던 추억이 있네요. 이 앨범 들어본 사람 중에는 비슷한 경험을 했던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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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영화가 장군암살자 그영화인가봅니다 ㅎㅎ 깨알같이 신기햇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