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
Artist: Joss Stone
Album: The Soul Sessions Vol. 2
Released: 2012-07-31
Rating:
Reviewer: 오이
2003년,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소울 넘버를 리메이크한 [The Soul Sessions]를 발표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조스 스톤(Joss Stone)이 십여 년 만에 2부 격인 [The Soul Sessions Vol II]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데뷔 때부터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성숙한 보컬과 노련한 실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던 그녀의 이번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의 완성도도 훌륭하다.총 11곡이 수록된 [The Soul Sessions Vol II]는 리메이크 앨범답게 원곡에 대한 존경심을 가득 담은 그녀만의 감각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어린 나이였지만, 시작부터가 워낙 레트로한 사운드에 무게를 두었던 덕에 리메이크라는 키워드는 그녀의 장점을 부각하기에 좋은 작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걸 입증이라도 하는 듯 "I Got The..."부터 시작해서 “The High Road” 같은 인디 밴드의 최근작까지 자신이 포용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곡들을 주무르고 있다. 비록, 원곡의 아우라로 인해 신선함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여전히 진득하고 무게 있는 보컬과 장악력은 그동안 자라온 그녀의 음악적 성과를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다.
첫 곡은 에미넴(Eminem)의 “My Name Is”의 샘플링 원곡으로 유명한 라비 시프레(Labi Siffre)의 명곡 “I Got The...”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원곡을 거의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편곡만 현대적으로 이루어졌다. 일찍부터 극찬해 마지않았던 그녀의 활어 같은 생명력 넘치는 보컬과 어우러진 묵직한 사운드가 첫 포문을 열기에 부족함이 없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달리 부연설명이 필요 없지만, 잘해봐야 본전만 뽑는 리메이크의 특수성이 있음에도 조스 스톤의 뛰어난 역량을 느끼기에 충분한 곡이다.
이번 앨범의 첫 싱글 곡인 “While You're Out Looking for Sugar”는 여성 보컬 그룹 허니콘(Honey Cone)의 히트 싱글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나이에 걸맞게 발랄하고 경쾌한 리듬의 알앤비 커버 곡이다. 원곡이 여성적이고 가벼운 느낌이었다면, 그녀의 곡은 남성적인 강함이 느껴지고, 무게 중심도 좀 더 깊게 느껴진다. 스톤만의 오리지널리티가 강조된 곡 중 하나다.
천재적인 재능을 입증받은 만큼 이번 앨범 역시 그녀의 보컬이 강조된 곡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중 "I Don't Wanna Be with Nobody But You"나 "The Love We Had (Stays on My Mind)" 등에서 드러나는 진정성은 스톤이 지금까지 어린 나이임에도 흔들림 없이 여성 소울 뮤지션으로서 탑클래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되어준다. 특히, 밴드 사운드와 앙상블을 이루며 녹아드는 노련함은 십여 년의 세월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워맥 앤 워맥(Womack & Womack)의 곡을 리메이크한 "Teardrops"는 원곡의 기운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댄스 팝 곡을 묵직한 소울음악으로 뒤바꿔, 마치 신곡을 듣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곡이다. 이런 점은 미국 인디 밴드 브로큰 벨스(Broken Bells)의 곡을 리메이크한 “The High Road”에서도 느껴지는데, 강렬한 기타 리프를 시작으로 록 사운드에 가스펠 느낌을 덧입혀 원곡을 잊게 만들 정도로 완전히 스톤의 곡으로 탈바꿈시켰다. 원곡이 있음에도 원곡을 떠올리지 않게 만드는 건 음악의 좋고 나쁨을 떠나 뮤지션이 갖고 있는 역량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게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조스 스톤은 성공사례로 가장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The Soul Sessions Vol II]는 Vo.1보다 밴드사운드가 강화되었고, 나이에 맞는 자신감 넘치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리메이크 앨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모두 상쇄시키는 능수능란하게 조이고, 풀어주는 보컬 실력 하나만으로도 앨범의 가치는 충분하다. 원곡에 가까운 편곡과 사운드임에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갖춘 해석이 인상적인 지점이다. 지금은 어린 나이가 아니긴 해도 여전히 나이에 비해 노숙한 ‘관록’은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녀의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The Soul Sessions Vol II]는 음악을 장악하고 조율할 줄 아는 뮤지션으로서 조스 스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오이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