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
Artist: 2 Chainz
Album: Based on a T.R.U. Story
Released: 2012-08-14
Rating:
Reviewer: 강일권
올해 랩퍼 투 체인즈(2 Chainz)를 향한 미디어와 동료 뮤지션들의 지지 및 애정표현은 이상열기에 가깝다. 플레이야즈 서클(Playaz Circle) 시절엔 그다지 존재감을 알리지 못했다는 사실과 이름까지 새로 바꾼 걸 고려하여 그를 중고 신인이라고 봤을 때, 근래 등장했던 신예 스타들 중에서 가장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투 체인즈의 랩퍼로서 재능이 그리 훌륭하지 않다는 점이다. 번뜩이는 라이밍이나 놀라운 플로우를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폭넓거나 독특한 주제를 다루는 것도 아니다. 혹시라도 같은 문화권을 향유하지 않는 이로서 놓치는 지점이 있을까 현지 힙합팬이나 매체의 반응을 살펴봐도 (음악적인 부분에서) 투 체인즈를 바라보는 시선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일방적인 띄워 주기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과연, 그의 첫 번째 솔로 정규작인 [Based on a T.R.U. Story]가 그 해답을 줄 수 있을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그나마 투 체인즈에게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이라면, 그가 랩을 통해 풍기는 태도다. ‘지식보다는 행동을 앞세우고, 막 나가는 듯하지만, 랩을 통해 스웩도 좀 할 줄 아는 Ni**a’. 이러한 캐릭터가 서던 힙합 비트와 특유의 투박한 랩핑과 어우러지며, 약간의 재미를 주지만, 가만 보면, 이 캐릭터 자체도 그리 특별하진 않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소 부족한 그의 재능 탓에 이마저도 설득력을 잃는다. 앨범 내내 투 체인즈가 쏟아내는 건 ‘떨을 피고, 주체할 수 없는 돈 자랑에, 가슴 크고 엉덩이 빵빵한 여자 타령과 가짜 놈들을 쏴버리겠다.’라는 내용뿐인데, 이 식상한 소재들을 식상한 라임으로 내뱉다 보니 감흥이 일 수가 없다. 일례로 리드 싱글이었던 “No Lie”라는 곡에서 투 체인즈의 벌스와 피처링한 드레이크(Drake)의 벌스를 비교해보시라. 게스트에게 주인의 자리를 내주는 가장 전형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아무리 그의 출신지적 특성을 고려한다 해도 스트립 클럽을 노리고 만든 “I Luv Dem Strippers" 같은 트랙은 근래 너무나도 흔하게 들어온 소재다. 플로우 역시 의도적으로 밀고 당겼다고 보기엔 어색할 정도의 호흡 조절이 종종 귀에 밟힌다. 아이러니하게도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90년대 힙합 스타일의 “I Feel Good”에서 그가 이벤트성으로 구사하는 전통적인 플로우가 가장 인상적이다.
랩에 비해 프로덕션은 안정적인 편이다. 잡다한 사운드 소스를 최대한 배제하고 단출하고 잘게 쪼갠 808드럼과 자못 진중한 연출의 신시사이저를 배합하여 클럽 뱅어와 하드한 사운드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는, 일명 트랩 뮤직(Trap Music) 스타일이 주가 된다. 귀와 가슴에 짜릿한 한 방을 안기는 트랙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트랩 뮤직의 매력을 잘 극대화하고 있으며, 흐름의 강약 조절도 좋다. 다행히 몇몇 곡에서는 투 체인즈의 랩핑과 좋은 궁합을 이루기도 한다. 특히,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랩과 프로덕션에 참여한 "Birthday Song"은 더티 사우스(Dirty South) 힙합의 토대 위에 칸예 특유의 전위적인 성향이 절묘하게 가미되어 탄생한 본작의 백미다. 그러나 오늘날 그에게 맞춰져 있는 스포트라이트를 생각하면, 프로덕션이 갖는 힘이 앨범을 구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 첫 정규작을 통해서도 투 체인즈를 향해 과하게 쏠려있는 관심의 근거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랩이나 프로덕션 어느 한 부분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지점이 없기 때문이다. 저마다 회심의 무기 하나쯤은 장착한 채 많은 믹스테잎과 라이브 활동을 통해 힙합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으며 스타에 등극한 동시대 신예 스타들과 달리, 어쩜 그는 미디어와 동료 뮤지션들의 설레발이 만들어낸 스타일지도 모르겠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
추천 7 | 비추 1
추천 2 | 비추 2
추천 4 | 비추 6
백번을 말로해봐도 어쩔수없다는
자기귀에 익은곡들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새로운곡들엔 bad를 외치는 보수적인 한국힙합 리스너들.
그러니까 한국힙합시장이 모두 사장됐고 힙합클럽들은 이제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거 아닌가?
관심? 유치하게 굴지맙시다 그냥 지나가다 한마디거임
추천 6 | 비추 3
근데 댓글란보다가 한말씀. 이 리뷰와 댓글에서 투체인즈 안좋다고 한 사람들 의견 중에 옛날 힙합이나 90년대와 비교해서 깐 부분이 대체 어디에 있음?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추천 4 | 비추 8
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못하고 귀에 익은것들에게만 항상 굿을 외치니.
지금 2012년입니다. 요즘 힙합 구리다 힙합도 아니다라는 말 그만하시고 자신의 귀가 구식인거나 좀 아셨으면 합니다.
허구헌날 이러니 지금 한국에서의 힙합음악의 위치가 낭떠러지 앞이겠죠.
다들 NWA 나 우탱애들 신보나 나오면 좋아요 외치며 열심히 집에서 들으시길.
추천 3 | 비추 1
추천 4 | 비추 8
추천 4 | 비추 5
추천 4 | 비추 5
저도 투 체인즈 왜 인기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력 개판이던데
추천 7 | 비추 1
추천 2 | 비추 1
약간 진부한 건 사실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 진부함마저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신예 랩퍼들이 요즘엔 대부분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야즈 써클 때가 훨씬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