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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이하이
Album: First Love Part 1
Released: 2013-03-07
Label: YG 엔터테인먼트
Rating:
Rating (2020) :
Reviewer: 오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자들에게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이하이의 성공적인 메이저 데뷔는 ‘실력만 있으면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일명 코리안 드림과는 사뭇 다르다. 온실에서 보살핌을 받다가 어느 순간 준비 없이 전쟁터에 툭 던져진 우승자들이 간과했던 부분을 쟁취했고, 그러므로 탄탄한 자기 기반을 잡았다. 이는 물론, 기획사에서 공개적으로 연습생을 선출하는 프로그램 특유의 방식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막판 최종 후보에 오른 것과 YG가 탐낼만한 실력을 보여준 것은 오롯이 그녀의 몫이었다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거친 이하이와 YG의 조합은 첫 싱글 “1,2,3,4”를 통해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이하이의 [First Love Part 1]은 그녀의 정규 1집의 반쪽이다. 타블로(Tablo)를 비롯한 선우정아, 리디아 백(Lydia Paek), 초이스37(Choice37) 등, YG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하여 일관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점이 역력하다. 60년대 빈티지한 소울을 입힌 “It’s Over”부터 가스펠 사운드를 섞은 “Dream”이나 “짝사랑” 같은 알앤비 발라드는 진부하기 짝이 없었던 싱글 “허수아비”에 비해 훨씬 더 그녀의 장점을 잘 끌어올렸다. 또한, 곳곳에 불어넣은 흑인음악의 색채는 YG라는 집단의 궤를 그대로 보여줌과 동시에 이하이가 가진 색깔을 뚜렷하게 했다.
인트로를 포함해서 총 5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더피(Duffy)의 “Mercy”를 통해 얻은 대중적인 인식을 연장함으로써 생각보다 쉽게 메이저 씬에 합승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나 더피, 아델(Adele) 등을 대표로 하는 브리티시 레트로 소울은 타 장르로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K팝스타 출신을 최대한 활용한 현명한 선택이었고, 상업적으로도 당연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 앨범을 통해 보여준 레트로 소울의 이미지화는 “Mercy”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수월함과 동시에 다시 한 번 이하이의 어린 나이를 부각하기에 좋은 시도였다. 그러나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피상적인 레트로 사운드는 아쉽다. 무난하기는 하지만, 심화된 무언가를 느끼기에는 미진한 감이 없잖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반적으로 준수하지만, 오랜 여운을 남길만큼 확실한 킬링 트랙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그럼에도 이번 앨범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굴레와도 같은 꼬리말을 떼어내기 위해서는 해당 퍼포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음악’이 있어야 한다는 자명한 사실에 대한 표본으로 삼을만하다. 이하이와 YG의 궁합이 그 정도로 괜찮은 성과를 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알앤비/소울에 특화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려면, 표면적으로 획득한 음악적 성과 이면에 장르에 대한 이해와 좀 더 완숙한 구현 능력은 과제가 될 듯하다. 그리고 이건 결국, 누구보다 아티스트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어느 정도 타고난 감각의 보컬을 지녔고, 이제 겨우 18세의 어린 나이, 그리고 국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탄탄한 프로덕션이 뒤를 받쳐주고 있는 상황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이해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놀라운 결과물이 탄생할 가능성이 몇 배는 치솟게 될 것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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