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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rodigy & Alchemist
Album: Albert Einstein
Released: 2013-06-11
Rating:
Reviewer: 양지훈
이제는 기억하기도 싫다. 프로디지(Prodigy of Mobb Deep)가 복역을 마친 후 발표한 첫 작품 [H.N.I.C. 3]로 팬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것이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90년대의 몹 딥(Mobb Deep)과 비교하는 일이 무의미해진 시대이지만, 그래도 당시의 영광을 잊지 않고 있는 소수의 팬들은 [H.N.I.C. 3]를 접한 후 이구동성으로 실망을 표했다. [H.N.I.C. 3] 이후 두 달 만에 무료 공개 EP의 확장 버전인 [The Bumpy Johnson Album]을 발매하며 조금이나마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프로디지의 입지는 여전히 위태로워 보였다. 그는 이 상황에서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또 하나의 앨범을 공개하는 강수를 둔다. 최근 가장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힙합 프로듀서의 손을 꼭 붙잡고 말이다. 알케미스트(The Alchemist)와 만든 두 번째 합작 앨범 [Albert Einstein]이 바로 그것이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Albert Einstein]을 듣는 순간부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 마치 '사경을 헤매던 환자 프로디지가 알케미스트라는 심폐소생술 전문가를 만나 극적으로 살아나는' 형국이다. 6년 전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을 컨셉트로 했던 합작 [Return of the Mac]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호흡을 맞춘 사이인 만큼, 'ALC표 맞춤형 비트'가 가득하다. 앨범 전반에 걸쳐 알케미스트가 프로디지의 느릿느릿한 랩 스타일과 저음의 목소리를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뚜렷하며, 다양한 느낌의 사운드를 골고루 배치시키면서 최근 가장 잘 나가는 힙합 프로듀서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다. 적절한 건반 운용("Y.N.T.")은 기본이고, 업템포 드럼("R.I.P.")을 비롯한 다양한 질감의 드럼 루프는 앨범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훌륭한 비트를 [H.N.I.C. 3]에서는 왜 보여주지 않았는지가 의문일 따름이다.
프로디지도 특유의 느릿한 랩 스타일을 유지한 채 썩 나쁘지 않은 갱스터 랩과 스토리텔링을 들려준다. 'IMDKV'(Infamous Mobb Deep King Vulture)라는 약어를 아예 곡명으로 정하면서 초반부터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예전보다 특유의 날카로움을 잃은 저음의 랩 톤이 유발하는 지루함만큼은 떨쳐내기 어려운 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령 "Confessions"는 유명한 인용구인 'There's six million ways to die, I'll choose for you'를 후렴구로 활용해 읊조리는데, 강렬한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다소 미지근하여 시원치 않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러한 순간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허점으로 남게 되는데, 다행히도 그러한 허점을 게스트 랩퍼들이 어느 정도 메워준다. 록 마르시아노(Roc Marciano), 해복(Havoc), 래퀀(Raekwon) 등 게스트들이 프로디지의 목소리와 대조를 이루는 톤의 랩퍼들이기 때문이다. 해복과 래퀀이 참여하며 노골적으로 빅 대디 케인(Big Daddy Kane)의 명곡 "Raw"를 표방한 "R.I.P."는 업템포의 드럼과 게스트들의 힘이 조화를 이루면서 가장 귀에 감기는 곡으로 남는다.
킬링 트랙이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탄탄하다는 느낌을 주는 앨범이며, 이러한 탄탄함의 원동력은 알케미스트이다.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명의답게 소생술에 성공했으며, 프로디지는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게 되었다. 프로디지를 나락에서 탈출시킨 일등공신이 알케미스트라는 사실은 앨범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프로디지와 알케미스트의 관계가 동반자의 수준 그 이상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맞춤형 비트가 많다. 이번 합작 앨범은 현재의 프로디지가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퀄리티임이 분명하며, 몹 딥의 옛 앨범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도 꽤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복도 최근 솔로 앨범 [13]을 통해 부활을 선언한 만큼, 올해는 모처럼 만에 몹 딥의 두 멤버 모두 잘 풀리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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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디지의 랩보다도 알케미스트의 비트에 감탄하며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