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
- Anthony Hamilton - Comin' From Where I'm From
- 강일권 작성 | 2013-07-23 22:14 업데이트 | 추천하기 11 | 스크랩 | 32,409 View
Artist: Anthony Hamilton
Album: Comin' from Where I'm From
Released: 2003-07-15
Rating:
Reviewer: 강일권
2000년대 초반의 알앤비 씬은 마니아들의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던 네오 소울과 서던 힙합, 혹은 일렉트로닉 음악과 결합하여 차트를 지배하던 클럽튠 트랙으로 요약할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앤서니 해밀턴(Anthony Hamilton)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인 [Comin’ From Where I’m From]은 바로 이 시기에 발표되어 독자적인 위치를 점하며 호평받았던 작품이다.
일찍이 데뷔했으나 지독하게도 주변 운이 없었던 까닭에 오랫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었던 해밀턴은 이 앨범을 통해 6, 70년대 소울 음악을 고스란히, 그리고 완벽에 가깝게 재현했고, 트렌드를 역행한 과감한 시도는 대단한 성공으로 이어졌다. 또한, 당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던 프로듀서 저메인 듀프리(Jermaine Dupri)의 소 소 데프(So So Def) 레이블에서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을 바탕으로 음악적인 스타일을 미리 가늠해본 음악팬들에게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앨범에는 레이블의 수장이자 최고의 힙합/알앤비 프로듀서 중 한 명인 저메인 듀프리를 비롯하여 21세기가 낳은 네오 소울과 복고 소울의 거장 제임스 포이저(James Poyser), 닥터 드레(Dr. Dre) 휘하에서 하드코어 힙합부터 팝 록까지 엄청나게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펼쳐온 마크 뱃슨(Mark Batson) 등이 참여하여 프로덕션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었고, 앤서니 해밀턴도 직접 프로듀싱의 많은 부분을 진두지휘하며 그동안 묵혀두었던 자신의 창작 욕구와 음악적인 능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한없이 달콤하면서도 적당히 가슴을 짓누르는 보컬과 멜로디 전개가 일품인 “Charlene”을 제외하면,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킬링 트랙은 없지만, 본작은 전반적인 흐름과 구성이 워낙 탄탄한 덕에 이것이 전혀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특히, 이 앨범의 진가는 프로덕션보다도 앤서니 해밀턴의 보컬에서 나온다. 한없이 차분하고 여유로운 그의 보컬은 과거 모타운(Motown)이나 스택스(Stax)의 거성들을 떠올릴 정도로 세월의 무게를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복고로 회귀를 훌륭하게 실천한 뮤지션들 가운데서도 유독 그가 빛나 보이는 이유였다. 이렇게 [Comin’ From Where I’m From] 속 잘 조율되고 완성된 농도 100%의 짙은 소울 음악들은 앨범을 감상한 전 세계 수많은 이의 가슴 속에 잊지 못할 울림을 남겼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옛 감흥의 정수를 담아낸 프로덕션과 시공을 초월한 듯한 보컬로 완성된 본작은 2000년대 레트로 소울 열풍의 효시이자 옛 소울 음악을 메이저 진영에서 완벽하게 부활시킨 결정적인 작품이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
추천 0 | 비추 0
추천 1 | 비추 0
추천 2 | 비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