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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shop Nehru - Nehruvia: The Nehruvian EP
- 이진석 작성 | 2015-05-20 20:33 업데이트 | 추천하기 7 | 스크랩 | 28,061 View
Artist: Bishop Nehru
Album: Nehruvia: The Nehruvian EP
Released: 2015-05-11
Rating:
Reviewer: 이진석
8마디의 짧은 프리스타일과 믹스테잎(Mixtape)을 통해 여러 베테랑 뮤지션들에게 가능성을 인정받은 비숍 네루(Bishop Nehru)는 곧 나스(Nas)의 레이블 매스 어필 레코즈(Mass Appeals)의 새 멤버로 영입되었다. 합류하자마자 베테랑 프로듀서/랩퍼 엠에프 둠(MF Doom)과 발표한 프로젝트 앨범 [Nehruvian Doom]은 비록, 강렬하진 않았지만, 그를 향한 기대의 시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이후, 나스는 그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을 비숍 네루의 정규 데뷔앨범을 예고한 바 있는데, 본작 [Nehruvia: Nehruvian EP]는 일종의 예고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단지 그의 1집을 앞둔 가벼운 맛보기로 넘기기엔 기대 이상으로 탄탄하게 만들어진 작품이다.비숍 네루는 특유의 차분한 톤과 유려한 플로우를 빌어 뛰어난 리리시스트(Lyricist)로서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대체로 진중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그가 겪고 있는 내부적인 갈등을 주된 주제로 진행되는데, 이를 이끌어가는 가사에서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원숙함이 느껴진다. 인트로에 이어 나오는 실질적인 첫 트랙 “Somebody Wait”에서의 성찰적인 내용으로 시작하여 “User$”에선 금전적 성공에 관한 이중적인 태도와 그로 인한 고뇌를 드러낸다. 그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은 부와 명성을 획득하는 것이 아닌, 그저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임을 주창한다. 그런가 하면, “MellowWithMe”에선 스스로 모습과 상반되는 주변의 시선에 괴로워하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렇듯 이제 막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뮤지션의 번민을 노래하면서도, 한편으론 평온한 모습으로 수준 높은 철학적 탐구를 엮어낸다. ‘호흡’과 그에 부여한 영성에 관해 노래하며, 힌두 철학의 개념을 끌어와 고차원적으로 풀어내는 “Breath(Prana/$prit)은 대표적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무드에 맞춰 조곤조곤한 톤으로 진행되는 그의 랩핑은 유려함을 유지하면서도, 박자를 가볍게 밀어치며 리듬감을 효과적으로 부각한다. 특히, 마디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비슷한 조음을 연달아 배치해 연속적으로 터뜨리는 특유의 라이밍 기교는 가히 일품이다. 더불어 그는 전곡의 프로덕션까지 맡았는데, 샘플링에 기반을 두고 만든 트랙들은 하나같이 빼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곡 전체에 반복되면서도 자연스레 녹아든 보컬 소스가 인상적인 “Somebody Waits”를 비롯해서 “Breath(Prana/$pirit)이나 “Harmony In A Glass” 등에선 특히 그가 디트로이트 뮤지션들에게 받은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본 게임이 정규 앨범이긴 하지만, 비숍 네루는 이미 [Nehruvian Doom]에 이어 본작을 통해서도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어찌 보면, 뒤이어 나올 정규작의 허들을 스스로 높인 셈이다.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어린 아티스트가 겪고 있는 치열한 고뇌와 성찰을 수준 높게 담고 있는 [Nehruvia: Nehruvian EP]는 굳이 예고편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써 충분히 가치 있다.
※본작은 무료로 공개된 EP입니다.-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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