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
Artist: Jeezy
Album: Trap or Die 3
Released: 2016-10-28
Rating:
Reviewer: 양지훈
지지(Jeezy)가 데프 잼(Def Jam)을 통해 메이저 랩 무대를 누빈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독립 노선으로 데뷔했던 2000년대 초 릴 제이(Lil' J)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그가 영 지지(Young Jeezy)를 거쳐 이제는 지지(Jeezy)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월이 얼마나 많이 흘렀는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그는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14년 LA에서 긴급 체포되는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면서도 랩 게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고, 2015년 [Church in These Streets]를 거쳐 2016년에는 두 장의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초 지지가 계획한 대로 올해 두 앨범이 모두 공개되는 건 어려워졌지만, 첫 번째 프로젝트 [Trap or Die 3]는 10월이 되면서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5년 주기로 만들었던 믹스테입 [Trap or Die] 시리즈의 후속작을 정규 음반(full-length) 형식으로 탈바꿈시킨 [Trap or Die 3]는 제목부터 짐작할 수 있듯 시작부터 끝까지 트랩 사운드로 점철되어 있다. 지지의 오랜 서포터이자 최근까지도 함께 작업했던 '트랩 전문가' 프로듀서인 쇼티 레드(Shawty Redd)와 디. 리치(D. Rich)의 비중이 가장 크며,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 디제이 몬티(DJ Monty) 등도 힘을 보탰다. 일단 본작은 타이틀에 걸맞게 잘게 쪼갠 비트와 랩으로 시종일관 불도저처럼 밀고 나간다. 특히, 808 드럼의 장인인 쇼티 레드의 주도 아래 달리는 트랩 넘버들("In The Air", "G-Wagon", "U Kno It")은 시네마틱한 사운드와 랩의 조화를 통해 초반의 분위기를 달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무려 일곱 곡을 담당했으나 평이한 감흥을 전하는데 그친 디. 리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레드의 지분이 아쉬울 정도다.
이와 더불어 지지는 이따금씩 귀에 착착 감기는 후렴구로 감흥을 더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Bout That"과 "Recipe"에 담긴 후렴구가 가장 인상적인데, 그중에서도 'I got that recipe'를 연신 외치는 "Recipe"는 가장 중독성 강한 후렴구를 과시한다. 다만, 지지의 랩 커리어를 통틀어 최고의 앨범으로 꼽히는 [Let's Get It: Thug Motivation 101]이나, [Trap or Die] 믹스테입 시리즈에서 가끔씩 찾을 수 있었던 킬링 트랙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것이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펀치라인이 없다는 것은 그렇다 쳐도, 현재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트랩 기반 앨범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 곡이 없고 평이한 이미지가 지배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게스트 랩퍼들의 지원 역시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뱅크롤 프레시(Bankroll Fresh)처럼 지지와 유사한 목소리를 가진 랩퍼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Bout That"에 참여한 릴 웨인(Lil Wayne)의 랩도 기대와 달리 부진했다.
지지는 트랩 프로듀서들과 한두 번 작업해본 선수가 아니라 '베테랑'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비록, 전성기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베테랑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Trap or Die 3]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앨범이라는 건 분명하다. "Recipe"만큼 박진감 넘치고 중독적인 트랩 넘버가 더 있어야 했다. 물론, 평작 수준의 완성도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한 지지의 역량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양지훈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
추천 0 | 비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