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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Freddie Gibbs
Album: You Only Live 2wice
Released: 2017-03-31
Rating:
Reviewer: 양지훈
우린 종종 뮤지션이 특별한 일을 겪고 나서 느낀 감정이 음악을 통해 생생하게 표현되는 광경을 보곤 한다. 인디애나 개리 출신의 갱스터 랩퍼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의 세 번째 정규 앨범 [You Only Live 2wice]도 그런 사례에 해당한다. 성폭행 혐의로 2016년 6월 유럽 투어 도중 긴급 체포된 사건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이다. '두 번 산다'라는 의미의 타이틀뿐만 아니라, 예수의 형상을 하고 승천하는 깁스와 그를 체포하는 경찰들을 묘사한 커버 아트까지, 주인공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암시한다.할 말이 많은 프레디 깁스의 랩을 뒷받침하는 프로덕션부터 살펴 보자. 프로덕션이 안정 궤도에 진입했던 전작 [Shadow of a Doubt]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랜 시간 동안 깁스의 조력자를 자처한 스피커밤(Speakerbomb)이 거의 모든 곡에서 공동 프로듀서(Co-producer)로 이름을 올리며 영향력을 행사했고, 힙합과 일렉트로닉 뮤직을 오가는 프로듀서 케이트라나다(Kaytranada)와 캐나다 재즈-힙합 밴드 배드배드낫굿(BadBadNotGood)이 참여했다는 게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트랩 사운드의 비중이 조금 더 커졌는데, 매드립(Madlib)과 합작 프로젝트였던 [Piñata]를 제외한 앨범 대부분에서 트랩 프로덕션을 능숙하게 소화했던 이력을 떠올리면 변화라고 말하긴 무의미하다.
독특한 주제만큼 가사도 흥미진진하다. 깁스는 앞서 언급했듯이 "20 Karat Jesus", "Crushed Glass", "Homesick" 등 다수의 트랙에서 체포되고 구금되던 과정, 혹은 그 일로 인한 후유증을 이야기한다. "Crushed Glass"에서는 사건을 언급하면서 한편으로 어린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될 거라는 각오를 여러 차례 내비친다. 특히, 감옥 출소 직후를 상기하며 쓴 가사를 담은 "Homesick"은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트랙이다. 그는 'since I came home~'이라는 구절을 수차례 반복하며 출소 후 보고 겪은 일들을 늘어 놓았는데, 절친했던 이의 죽음을 확인한 걸 비롯하여 복귀 후 새로운 상황과 직면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커다란 여운을 남기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곡을 앨범의 가장 마지막에 배치한 것 또한 최적의 선택이었다.
소재의 독특함은 물론이거니와 깁스의 랩은 기술적인 면까지 하늘을 찌를 기세이며, 안정적인 비트가 이를 뒷받침한다. 석 장의 정규 앨범 중에서 가장 타이트한 랩으로 승부하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짧은 러닝타임에도 꽉 찬 느낌이 드는 이유는 빼어난 랩과 비트가 있기 때문이다. 앨범의 비트는 트랩 뮤직이 주를 이루지만, 현재 메인스트림을 지배하는 이들처럼 다양한 사운드를 융합하기보단 대체로 평범한 패턴을 택했다. 이러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깁스가 좀 더 화려한 랩 기교를 부릴 수 있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탁월한 후렴구(hook) 메이킹 능력이나 비트 스타일을 막론하고 맞춤형 랩을 구사하는 능력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노래하듯 내뱉는 후렴구가 중독적인 "Andrea", 보컬의 목소리와 깁스의 랩을 교차시키는 참신함이 인상적인 "Crushed Glass" 등은 그가 여전히 훌륭한 후렴 메이커임을 증명한다. 두 파트에 걸쳐 트랩과 소울 샘플링 비트가 공존하는 "20 Karat Jesus"에서 변화하는 비트와 무관하게 타이트한 랩으로 열변을 토하는 모습 또한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실 선 공개된 싱글 "Crushed Glass"와 "Alexys"가 굉장한 임팩트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EP인지 3집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짧은 러닝타임을 접한 순간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깁스의 랩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높은 밀도를 자랑하는 앨범이었다. 비록, 창작자는 인생사에 길이 남을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체포와 구금, 그리고 법정까지 가는 인고의 시간이 역설적으로 더욱 큰 흥미와 쾌감을 가져다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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