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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동수
밤잠을 망치는 모기와 열대야. 이지 부스트를 적시는 소나기. 겨터파크 강제 개장, 그리고 전기세 폭탄까지. 여름은 싫은 이유가 참 많은 계절이다. 그나마 좋아할만한 이유가 하나 있다면, 당당히 선글라스를 껴도 된다는 것. 가을, 겨울에 선글라스를 끼면 어쩐지 멋도 없는데 멋 부리는 느낌이라 눈치 보이는 느낌이라면, 여름은 ‘소중한 눈의 보호’라는 아주 멋진 이유가 있으니 아무 부담 없이 써도 될 것만 같다. 그리하여 준비했다. 혹시 아직 선글라스를 준비하지 못한 힙합 팬을 위한 선글라스 제안. 랩퍼들의 선글라스!
2 Chainz - Jean Paul Gaultier Vintage 56-6106
첫 번째로 소개할 제품은 투 체인스가 사랑하는 장 폴 고띠에 선글라스다. 투체인스가 GQ에서 진행하는 쇼 ‘Most Expensivest Shit’의 선글라스 편에도 쓰고 나왔던 제품으로, 80-90년대 멋짐의 대명사로 불렸던 장폴 고티에의 빈티지 선글라스다. 블링블링한 골드 컬러와 특이한 템플(안경다리)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이 선글라스는 위즈 칼리파(Wiz Khalifa)와 에이삽 락키(Aasap Rocky)도 착용했을 정도로 랩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재미있는 점은 ‘made in korea’라는 사실!
Off Set - Bugatti 508 frames
미고스의 오프셋이 “T-SHIRTS” 뮤직비디오에서 착용한 선글라스는 부가티 빈티지 제품이다. 여러분이 아는 그 부가티가 맞다. 물론, 슈퍼카 브랜드에서 직접 만든 제품은 아니고 이름만 빌려준 형태로, ‘80년대에는 부가티 드라이버만 쓸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사실 랩퍼들 사이에서는 몇 년 전부터 빈티지 선글라스가 유행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구입을 권하지 않는다. 금테에 작고 옆으로 넓은 프레임 탓에 웬만해서는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sap Rocky - Gosha Rubchinskiy Retro Superfuture Sunglasses
DIOR 2017 HOMME
에이삽 락키는 특별히 두 개의 선글라스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는 패션 킬러니까! 첫 번째는 그가 모델로 활동 중인 디오르의 2017년 제품이다. 앞서 소개한 빈티지한 프레임보다는 국내에서도 구하기 쉬울뿐더러(주의! 가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일상 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멋진 디자인이다. 소위 명품 브랜드라 불리는 곳에서 나온 선글라스들은 퀄리티나 디자인 측면에서 그 가치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디오르는 작년부터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선글라스는 슈퍼 x 고샤 루브친스키 제품이다. 비교적 대중적인 선글라스 브랜드 슈퍼(SUPER)와 고샤 루브친스키가 만나서 탄생한 가격도, 디자인도 대중적이지 않은 선글라스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볼드한 디자인이 특색인 이 제품은 반드시 착용해보고 사보길 권한다. 이 선글라스를 쓴 당신의 얼굴이 많은 이들을 충격과 공포로 밀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Pharrell Williams – Chanel Round Sunglass
샤넬을 사랑하는 퍼렐이 애용하는 이 선글라스는 도저히 브랜드 이름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Drake – Saint Laurent Round-Frame Acetate Sunglasses
드레이크가 착용하고 있는 선글라스는 작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디자인의 생로랑 선글라스다. 릴 야티(Lil Yathy), 위즈 칼리파(Wiz Kahlifa), 퍼렐 윌리암스,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 미고스(Migos) 등등, 수많은 랩퍼들이 착용했다. 커트 코베인이 썼던 선글라스의 디자인이라서 일명 코베인이라고도 불리는 이 디자인은 생로랑 뿐만 아니라 아크네 스튜디오, 샤넬 등에서도 같은 듯 다른 제품을 생산 중이다.
Joey Bada$$– 90s Inspired Eyewear Collection for Vintage Frames Company
‘90년대 힙합을 추구하는 조이 배드애스답게 선글라스도 ‘90년대 스타일이다. 진짜 ‘90년대 제품은 아니고 ‘90년대 느낌으로 디자인한 제품이다. 빈티지 안경 전문 브랜드 빈티지 프레임스 컴퍼니와 콜라보한 제품으로 겨우 10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과 평범한 프레임 두 개를 겹치는 디자인(두 개를 사서 겹쳐 쓰라는 얘기)이 매력적이지만, 단 100개 한정이기에 구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Future – TB-015 Aviator Red Sunglasses
GQ 선정 2016 가장 스타일리쉬한 남자로 선정된 퓨쳐는 톰 브라운 선글라스를 자주 착용한다. 앞서 소개한 선글라스들 중 아마 국내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브랜드가 톰 브라운일 것이다. 문제는 비싸다는 것. 그것도 많이 비싸다는 것. 흥정하기 나름이지만, 80만원 정도의 지출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스쿨보이 큐(Schoolboy Q)와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도 톰 브라운의 선글라스를 자주 애용한다.
Run DMC – Cazal 607
올드 스쿨하면 떠오르는 룩이 있다.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에 캉골 버킷 햇, 그리고 큼지막한 사각 안경. 바로 그 큼지막한 사각 안경의 원조가 카잘(Cazal)이다. 런 디엠씨가 카잘607을 착용하기 시작했을 때를 기점으로 안경이 기능적인 요소를 벗어나 액세서리의 기능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만큼 607은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이 디자인은 지금까지도 많이 사랑 받는데, 제이지(Jay-Z)는 물론, 지드래곤도 착용한 바 있으며, 이후로도 꾸준히 진화해가며 랩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릭 로스(Rick Ross)가 꾸준히 카잘을 착용 중이다.
솔직히 랩퍼들이 쓰는 선글라스와 우리가 현실에서 쓰는 선글라스 사이에는 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랩퍼들이 사랑하는 카르티에 빈티지 프레임을 운 좋게 구했다고 해도 우리가 쓰고 나가면, 98%의 확률로 “아빠 안경 쓰고 왔니?”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추천하는 것, 누가 썼던 것, 혹은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 얼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다. 결론은 지금까지 본 랩퍼들의 스타일은 한 켠으로 미뤄두고 직접 매장에 가서 써보고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최고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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