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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VMC(비스메이저컴퍼니)
Album: Visty Boyz
Released: 2017-09-08
Rating:
Reviewer: 황두하
비스메이저의 첫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RUN VMC](2013)는 수장인 딥플로우(Deepflow)가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당시 신인이었던 우탄(WuTan), 오디(ODEE), 베이비나인(Baby-Nine)의 존재감을 알린 작품이었다. 딥플로우는 플레이어로서 하이라이트를 가져가기보다 기획자의 역할에 충실했고, 그 덕에 강력한 기운을 앞세운 크루의 색깔이 잘 드러났다. 앨범을 딱 절반으로 나눈 과감하면서도 치밀한 구성 또한 돋보였다. 결과적으로 [RUN VMC]는 같은 해에 발표된 불한당이나 하이라이트레코드의 컴필레이션보다 고유한 매력과 완성도 면에서 앞선 작품이었다.[Visty Boyz]는 VMC의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첫 번째 컴필레이션이 레이블이 설립한 해인 2014년 이전에 발표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회사 차원에서 만들어진 첫 컴필레이션인 셈이다. 그만큼 입장도 달라지고 멤버 수도 많아졌지만, 딥플로우는 여전히 영리하게 현재의 상황을 이용하면서 산만하지 않게 앨범을 꾸렸다. 이러한 지점은 “Vice Makes Cash”부터 “Visty Loop”까지 이어지는 초반부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레이블의 달라진 위상과 자기과시 넘치는 “Vice Makes Cash”와 “Rich Black More”를 지나면, 곡마다 확실한 컨셉트와 강력한 기운을 앞세운 랩의 곡들이 쭉 이어진다. 특히, 제목처럼 우탄, 넉살, 오디가 빠른 호흡으로 랩을 주고받는 “티키타카”나 싸이프레스 힐(Cypress Hill)이 떠오르는 붐뱁 비트와 내지르는 듯한 후렴이 인상적인 “Visty Loop” 등은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트랙들이다.
구성적으론 전작처럼 중앙을 기준으로 절반이 딱 갈리진 않지만, 분위기를 환기할만한 무드의 트랙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피로감이 덜하다. “Tarantino”와 “Boys In The Club”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취해 멤버들의 차진 합과 연기력을 느낄 수 있는 “Tarantino”는 뛰어나다. 본인들의 현실에 상상력을 더한 가상의 이야기는 작금의 한국힙합 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그 자체로도 의미심장하다.
다만, “Boys In The Club”에 뒤이어 나오는 마지막 트랙 “We Makin’ Vistory”는 감동과 여운을 남기려는 의도와 달리 클리셰한 구성 탓에 아쉬움을 남긴다. ‘알면서도 당하는’ 완성도 있는 클리셰함이 본작의 미덕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트랙에서만큼은 좀 더 과감한 시도, 혹은 귀를 잡아끄는 루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베테랑 딥플로우를 비롯한 우탄, 오디, 던밀스, 넉살 등은 각기 제 몫을 다하며 랩이 주는 쾌감의 절정을 전해주었다. 특히, 누구나 기대하는 넉살보다 오디가 매 순간 차진 랩을 선보이며 많은 트랙에서 하이라이트를 가져간다. 그러나 주요 멤버들과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었던 멤버들 사이에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다가온다. 일례로 “우미관”, “Limbo”, “Hootang”에 참여한 새 멤버 빅원(BIGONE)은 아직은 설익은 랩으로 곡의 긴장감을 떨어트리곤 한다.
[Visty Boyz]는 VMC라는 레이블에 기대하는 고유의 매력과 색깔이 그대로 담겨있는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비록, 전작처럼 구성의 묘미를 느낄 수 없고, 몇몇 멤버의 랩이 아쉽지만, 이처럼 랩만으로 가득 찬 단체곡들이 수록된 앨범이 몇 년간 드물었다는 점에서 반갑기도 하다. 현재 한국힙합 씬에서 VMC만큼 확고한 색을 바탕으로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의 앨범을 내놓는 레이블도 드물다. 본작은 이 같은 레이블의 한 챕터를 마무리 짓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기 위해 적절한 터닝포인트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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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 | 비추 2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이지만 나중에 시간이 흘러 VMC가 미디어와 타헙하든 기획사와 타협하든 데프잼처럼 대형 회사가 되어 재정적으로나 기타등등 요건에 대해 자유로워진다면 어떤 아티스트일지는 몰라도 Dope한앨범이 나오리라고 믿습니다.
추천 3 | 비추 4
딥플로우 님께서 말씀하시던 커머셜한 앨범을 위해 들어가는 곡들입니다.
딥플로우님의 양화는 굉장한 수작이지만
작두는 앨범자체의 개연성이 적은 곡이였고
넉살님의 앨범에서는 skill skill skill과 악당출현이 앨범의 유기적 흐름에 걸림돌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처음에 넉살님이 vmc에 들어가 앨범을 낸다고 해을때 dope한 곡들로 채워질줄 알고 기대했었는대 몇몇곡 때문에 아쉬웠습니다.
그와중에 힙플라디오 황치와 넉치를 보게되면서 이해가 됐습니다.
어떤 팬에게는 돕한 앨범이 기대됐겠지만(로디가님 입장)
대부분의 팬들은 비트를 찢어 발기고 난리치는 트랙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