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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비와이(BewhY)
Album: The blind star
Released: 2017-09-17
Rating:
Reviewer: 이진석
이전부터 화려한 테크닉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비와이(BewhY)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건 [쇼미더머니]를 통해서다. 탁월한 완급 조절과 쉴 틈 없이 음절을 끊어 몰아치는 특유의 퍼포먼스는 무대 경연 포맷에 최적화되어있었다. 그중에서도 “Day Day”와 “Forever” 무대는 특유의 장악력을 극한까지 끌어낸 결과였다. 결국, 경연에서 우승을 거머쥔 그는 ‘올해의 남자’라 할 만큼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비와이가 얻은 명성과 부는 새 정규 앨범 [The blind star]를 구축하는 핵심 요소다.여전히 표현적인 면에서 종교적인 색채가 짙게 배어나는 가운데, 앨범은 크게 두 부분의 국면으로 진행된다. “Day Day”와 “Forever”의 백워드 매스킹(Backword Masking)으로 시작하는 “Curtain Call”부터 “9UCCI BANK”에 이르는 전반부는 [쇼미더머니] 우승 직후 비와이가 얻은 성공에 대한 과시가 뼈대를 이룬다. 이후 스킷(Skit)인 “고장난 네비”를 기점으로 길을 잃은 그가 물질적 부를 벗어난 성찰을 풀어내는 게 앨범의 골자다. 서사구조가 단순한 만큼 의도는 노골적으로 전달된다. 앨범의 풀버전을 발매하기 전 [The blind star 0.5]로 절반을 선공개한 것 역시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전반부의 폭발력은 상당히 뛰어나다. 특히, 상대적으로 빠른 템포에 치열하게 따라붙으면서 특유의 방식으로 완급을 조절하는 “Red Carpet”과 “Bichael Yackson”은 비와이의 퍼포먼스가 진가를 발휘하는 구간이다. 이미 경연에서 여러 번 합을 맞춘 그레이(Gray)는 중간중간 변주를 통해 텐션을 올리는 동시에 비와이가 마음껏 치고 나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주니어셰프(Junior Chef)나 예전 씨잼(C Jamm)과의 합작 싱글 “Puzzle”을 함께한 보이콜드(Boycold)가 프로덕션에 힘을 보탠 와중에, 생소한 이름인 트루스이즈론리(Truthislonely)의 활약이 눈에 띈다. “Bichael Yackson”과 “9UCCI BANK”, 두 곡에 참여한 그는 탁하고 두텁게 짠 베이스 위로 웅장한 브라스를 올려 독특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사이사이 게스트를 초빙한 결과 역시 긍정적이다. 도끼(Dok2)와 개코는 각 트랙의 색과 주제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된 느낌이고, 후반에 가장 귀를 잡아끄는 곡인 “Wright Brothers”에 참여한 씨잼 역시 오랜 파트너답게 인상적인 합을 보여준다.
다만, 작중의 타이트한 흐름이 계속 이어지진 못한다. 특히, 유난히 힘이 빠지는 지점이 존재하는데, 쉬이 앨범에 녹아들지 못하는 무드에 다소 허술한 랩-싱잉이 전체를 채운 “My Star”는 대표적이다. 뜬금없이 등장한 희망찬 무드가 어색할 뿐만 아니라, 직전까지 끌어온 갈등이 워낙 갑작스레 해소되어 허탈하다.
[The blind star]엔 비와이의 명확한 캐릭터와 함께 그가 가진 장단 또한 선명히 드러나 있다. 그 자체로 스토리와 완결성을 갖는 앨범 단위의 작품을 구축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지만, 갈등-해소의 단조로운 서사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뛰어난 랩 퍼포먼스 자체가 주는 쾌감은 여전할지언정, 그의 의도와 달리 종교적인 은유를 통한 스토리텔링에선 충분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비와이의 기술적인 성취는 상당하고, 혼을 빼듯 화려한 기교로 여러 번의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다소 아쉬움은 남았지만, 그의 독특한 캐릭터와 재기 넘치는 스킬을 즐기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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