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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키드 밀리(Kid Milli)
Album: Maiden Voyage III
Released: 2018-11-17
Rating:
Reviewer: 황두하
[Maiden Voyage III]는 키드 밀리(Kid Milli)가 올해 세 번째로 발표하는 앨범이다. [쇼미더머니 777]에 출연했던 것까지 생각한다면 가히 엄청난 작업량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첫 트랙인 "Outro"는 매우 인상적이다. 다운 템포의 비트 위에 유명세를 얻고 난 뒤의 상황과 고충을 상당히 구체적인 언어로 풀어내 흥미를 끌어낸다.마치 뱃사공이 "Callback"에서 들려줬던 벌스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다. 특히, '난 다음 트랙에선 자랑이나 하겠지 또'와 같은 가사는 앨범의 다른 트랙들을 관조하게 하는 효과를 주어 다층적인 감상 포인트를 이끌어낸다. 매우 영민한 앨범의 인트로다.
하지만 이어지는 "Duracell"부터는 또다시 식상한 자기과시성 트랙들이 이어진 탓에 흥미가 급격히 떨어진다. 한영혼용과 동어반복만이 가득한 가사는 서브 컬쳐에 대한 애정 등 본인만의 캐릭터를 내세웠던 전과 달리 관성적으로 쓴 인상이고, 스킬을 앞세운 랩은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진다. "Outro"에서 만들어낸 감상 포인트를 앨범 끝까지 이끌어가는 데에는 실패한 셈이다.
"Outro"의 주제 의식은 마지막 트랙인 "Abyss"에서 되살아난다. 하지만 트랙 자체의 완성도가 괜찮은 것과는 별개로 둘 사이를 이어주는 곡들이 유기적이지 못한 탓에 설득력이 떨어지게 되었다. 한편, 벌스와 후렴 사이에 리듬 파트의 변주를 준 "Abyss"의 프로덕션은 흥미롭다. 속도감 있게 뱉을 때 매력이 살아나는 키드 밀리의 랩을 돋보이게 한 프로듀서 세우(sAewoo)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세우는 "CLOSE!"와 "Beluga"에 참여하여 탄탄한 프로듀싱으로 앨범의 완성도에 조력했다. 주인공인 키드 밀리보다도 세우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결과적으로 [Maiden Voyage III]는 지나친 다작이 오히려 그의 창작력을 옭아맨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하는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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