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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쿠기(Coogie)
Album: UP!
Released: 2020-03-29
Rating:
Reviewer: 남성훈
쿠기(Coogie)는 등장하자마자 주목받았다. 비록, 초기엔 스타일 카피 논쟁도 겪었지만, 다수의 피처링 작업과 두 장의 EP를 발판으로 빠르게 씬의 중심에 자리매김했다. 특히, 가벼운 연애담 성격의 트랙으로 채운 [EMO #1]는 재치있는 가사, 탄탄한 랩-싱잉 실력, 그리고 트렌드를 잘 잡아낸 프로덕션이 돋보인 결과물이었다.[UP!]은 타이틀에서부터 한 단계 올라서려는 의지와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 쿠기의 첫 정규앨범이다. 쿠기는 2018년 연이어 발표한 두 장의 EP, [Coogie]와 [EMO #1]에서 보여준 서로 다른 결의 주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어서 붙인 듯한 구성으로 [UP!]을 만들었다. 자신이 그간 해왔던 것을 정규앨범에서 다시금 정제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다.
첫 EP [Coogie]에서처럼 자축과 자기과시 가사가 지배하고 있는 “I Made It”부터 6번 트랙 “In My Cup”까지의 전반부가 선사하는 청각적 즐거움은 단연 [UP!]의 성취다. 쿠기의 퍼포먼스가 굉장히 돋보이는 구간이다. 빠르게 끊어 치면서 동시에 물 흐르듯 이어가는 플로우 설계가 듣는 재미를 더욱 살려준다. 뻔한 주제를 신선하게 들리게 하는 재치 넘치는 가사와 과하지 않은 라이밍 덕에 흥겨움을 배가한다.
랩/힙합을 즐겨 듣지 않는 이들도 거의 모든 가사가 한번에 들리는 극강의 가사전달력이 속도감과 만나 집중도를 높이기도 한다. 피처링 진의 활약도 귀를 잡아 끄는데, 특히, “North Face”에서의 재키와이(Jvcki Wai), 그리고 “In My Cup”에서의 빌스택스(Bill Stax)와 만드는 시너지는 [UP!]의 하이라이트다.
후반부는 성공 이면의 감수성을 부각하는 트랙과 로맨틱한 무드를 구성하는 톤 다운된 트랙으로 구성되었다. 전반부와 다르게 곡의 무드에 맞춰 대부분 랩-싱잉으로 채웠다. 역시 쿠기의 랩-싱잉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럼에도 “All I Know”, “Freeway”, “NONO”에서 연이어 강조하는 정서적 호소가 담긴 가사는 효과적이지 않다.
페이소스를 만들어 내기에는 세밀하지 못한 탓에 가사와 맞물려 의도했을 감흥을 주기에 역부족이고, 좀처럼 인상적인 구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반면 이어지는 “Ride With Me”, “Right Away”의 이성에게 어필하는 가사는 쿠기만의 매력과 인기의 비결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가장 많은 트랙에 이름을 올린 GXXD(Girlnexxtdoor)를 비롯해 구스범스(Goosebumps), 보이콜드(Boycold) 등 다수의 프로듀서가 참여한 트랩(Trap) 기반의 프로덕션은 세련된 사운드 소스의 조합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쿠기의 퍼포먼스와 중독적인 멜로디 루프를 잘 강조한 사운드도 [UP!]의 강점이다.
[UP!]은 트렌디한 커머셜 힙합을 즐기려는 이들을 음악적으로 충분히 만족시킬만하다. 쿠기는 첫 정규작을 통해 발견의 재미가 있는 그의 고유한 매력을 확실히 어필하고, 그에 걸맞는 실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다.-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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