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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Keys - ALICIA
김효진 작성 | 2020-10-06 18:4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 | 스크랩스크랩 | 17,825 View

Artist: Alicia Keys
Album: ALICIA
Released: 2020-09-19
Rating: 
Reviewer: 김효진









앨리샤 키스(Alicia Keys)
2016 5노 메이크업을 선언했다. 사회가 정한 미의 기준을 충족시키기보다 자신을 그대로 사랑하자는 의미에서였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한 전작 [HERE] 커버엔 화장기 없는 얼굴의 앨리샤 키스가 자리했다. 앨범을 구성하는 요소도 궤를 같이 했다.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말하고, 내면의 성장을 표명하는 듯 특기인 피아노의 비중을 줄인 채 음악적 변화를 꾀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발표한 [ALICIA]에는 좀 더 세밀한 앨리샤의 모습이 드러난다. 커버에서부터 그렇다. 단순히 측면 바스트 샷(Bust Shot)만 보여준 전작에서 더 나아가 노 메이크업 상태인 자신을 사분할로 나누어 담았다. 두피가 드러나는 콘로우 헤어를 한 채 앞, , , 우까지 세세히 보여준다.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가장 진솔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의도와 같은 맥락이다.

 

앨범 곳곳에 한 개인의 성찰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Truth Without Love”를 통해 공감 없는 공허함을 노래하고, “So done”에서는 자신과 싸우며 지옥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삶을 밤이 드리운 공원의 쓸쓸한 분위기와 함께 구성한 “Gramercy Park”까지 동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구체적인 말들은 개인을 넘어 커뮤니티로 나아간다. 희망이 깃든 메시지를 수놓는다. 특히, “Underdog”에서 교사, 학생, 의사, 미혼모 등 구체적인 단어로 보통 사람들을 언급해 하나의 커뮤니티를 그린다. 부정적인 의미로만 다가오던 ‘Underdog’(*필자 주: ‘Underdog’는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다.)을 활용해 ‘They say I would never make it but I was built to break the mold’(그들은 내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틀을 깨기 위해 만들어졌다)라고 노래하며, 개인의 다짐 같지만, 다수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프로덕션 구성도 주목할만하다. 음악적 변화가 눈에 띄던 전작과 달리 본작에선 베이스 드럼이 두드러지는 알앤비와 피아노 기반의 팝 소울이 돋보인다. 초반의 앨리샤 음악 스타일을 떠올리게 한다. 와중에 펑크(funk), 컨트리(country), 레게(Reggae)까지 장르 스펙트럼을 넓혀 다양성까지 챙겼다. 흥미로운 점은 후반부에 있다. 힘주어 말하고자 한 메시지가 담긴 곡들이다. 그의 특기인 피아노로만 단조롭게 구성해 극적 효과를 더했다.

 

일례로 “Perfect Way To Die” ‘Black Lives Matter’를 은유한 서사로 가사를 구성했다. 여타 다른 요소 없이 유려한 피아노 사운드와 앨리샤의 거친 보컬로만 전달되는 이야기는 보다 감명 깊다. 곧바로, ‘The world needs you now, Know that you matter’(세상은 너를 필요로 해, 네가 중요한 존재라는 걸 알아야 해)라고 노래하는 "Good Job"으로 앨범의 마침표를 찍으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메시지에 더 통감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보컬 덕분이다. 전작의 다이내믹한 무드 탓에 옅게 느껴지던 보컬의 진가가 이번엔 뚜렷하게 드러난다. "Perfect Way To Die"에서는 기승전결을 지나며 주저없이 부르짖는 듯한 퍼포먼스로 감정을 끌어 올리고, "Time Machine"에선 둔중한 드럼 비트 사이로 진성과 가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유연한 퍼포먼스가 돋보인다. 곳곳에 앨리샤의 허스키한 보컬이 유창하고 거세게 뻗어나간다.

 

앨리샤 키스의노 메이크업선언은 다른 여성 셀럽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노 메이크업 운동을 이끌어 냈다. 이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은 가장 사회적인 움직임이 되기도 한다. 앨리샤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진솔한 마음을 꺼낸 이유일 것이다. 그가 본작을 통해 전하는 개인적인 메시지는 그 어느 말보다 보편적이며 웅숭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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