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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양홍원
Album: 오보에
Released: 2021-06-19
Rating:
Reviewer: 남성훈
양홍원은 고등학생 대상의 랩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특히 묵직한 톤으로 찍어 내리는듯한 개성 있는 랩 스타일이 쏟아지는 신인들 사이에서 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비록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컸지만, EP [SOkoNYUN]과 첫 정규작 [Stranger]에서 보여준 음악적 야심도 남달라 보였다.데뷔 때부터 이모 랩(Emo Rap)의 강력한 영향권 아래 있는 세대임을 숨기지 않았던 양홍원은 [오보에]를 완전한 이모 랩 앨범으로 마감했다. 전작에서 산만하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을 오갔던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구성도 단출하다. EP [SOkoNYUN]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재생 시간 안에서 피처링 없이 홀로 앨범을 이끈다. [오보에]의 내용물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의 이유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그는 유명 래퍼로서의 자아를 철저하게 뒤로하고 이로 인해 겪은 상처와 해소, 그리고 성장에 집중했다.
하지만 결과물이 주는 감흥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는 주로 양홍원의 퍼포먼스 탓이다. 미국 힙합에서 이모 랩의 대표 주자들이 다른 래퍼들과 구별되는 지점은 이제껏 힙합 안에서 보기 어려웠던 미묘한 디테일의 감정선이 깃든 퍼포먼스다. 이모 랩과 이전부터 존재하던 멜로딕 랩(Melodic Rap)을 동일시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홍원은 특유의 라임을 끊어치는 스타일은 살리면서 톤에 변화를 주어 멜로디를 읊조리는 스타일로 앨범을 채웠다. 그럼에도 이모 랩의 정수를 극적으로 구현하는 데는 실패한다.
밋밋한 진행을 환기할만한 연출이 충분하지 않고, 연민을 끌어내기에는 연기력이 부족하다. 첫 트랙 “실”부터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이 앨범 곳곳에 포진했지만, 부족한 퍼포먼스로 이를 살리지 못 채 지나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가 영향받은 여러 아티스트가 떠오르는 것 이상의 특별함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본인이 겪은 우울감, 상처, 정신적 혼돈, 그리고 이를 해소하려는 듯한 약과 섹스 등이 어우러진 가사는 시적인 은유와 함축적인 표현으로 적혔다. 간간이 직접적인 표현을 등장 시켜 환기를 하는 지점 덕분에 곡 단위로는 매력적인 순간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가사가 앨범 내내 반복되면서 짧은 플레이타임임에도 지루해지고야 만다.
그의 가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 장치가 없다 보니 예전부터 양홍원의 이야기에 관심이 컸던 이가 아니라면, 정서적으로 쉽게 공감하기 어려워 보인다. 곡을 배치할 때 치밀하게 짠 흔적이 역력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좀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Stranger]의 많은 트랙에 이름을 올렸던 프로듀서 판다곰(Panda Gomm)은 전 트랙에 참여했다. 전반적으로 이모 랩 프로덕션의 무드를 구현하는 역량이 돋보인다. 잔향을 남기며 퍼지는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공간감을 만들며 어우러지는 음침한 루프가 인상적이다.
“한시”에서의 청량감과 세련미를 지닌 시티팝(City Pop) 스타일의 프로덕션도 앨범 전체에 퍼진 우울감이나 구슬픔을 예고하는 듯 잘 어우러진다. 다만 근 몇 년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쏟아진 이모 랩 홍수 속에서 전형성을 따른 [오보에]의 곡들을 듣고 특별히 주목할만한 지점을 찾긴 어렵다.
[오보에]에서 양홍원은 이전보다 명확하게 앨범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또한, 내면의 깊은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을 택했다. 이상의 선택은 과감하면서도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차별화된 이야기나 남다른 퍼포먼스가 부족하다 보니 장르의 감흥을 효과적으로 살려내지 못했다. 결국 음악적인 야심만 공허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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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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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랩을 뱉는 방식 외엔 굳이 킁을 따라가려한 느낌은 전혀 들질 않아서 킁에 비교하는건 억까같음
이 앨범은 양홍원이라는 아티스트를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따라 평이 많이 갈릴텐데, 그니까 팬들이 좋아할 앨범인거지
평가 읽어보면 양홍원이라는 사람에 대해 깊게 파지는 않는 일반 리스너 같음
팬으로서 싫지만 이해는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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