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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Maxo Kream
Album: Weight Of The World
Released: 2021-10-18
Rating:
Reviewer: 황두하
휴스턴(Houston) 출신 래퍼 막소 크림(Maxo Kream)의 [Brandon Banks](2019)은 그해 가장 인상적인 힙합 앨범 중 하나였다. 고전 소울 샘플링을 기반으로 한 트랩 비트 위로 갱스터의 삶을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나이지리아 이민자 2세대로서 겪었던 정체성 혼란과 이로 인해 생긴 공격성 등, 내면의 감정을 다각도에서 섬세하게 표현해내 깊은 감흥을 끌어냈다. 락 네이션(Roc Nation)과 계약한 후 발표한 첫 메이저 스튜디오 앨범으로서 성공적이었다.[Weight Of The World] 역시 전작의 명성을 이어간다. 전반적으로 소울풀한 보컬 샘플링이 더해진 느릿한 더티 사우스(Dirty South) 풍의 트랩 비트로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특유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첫 번째 트랙 “Cripstian”은 대표적이다. 크립(Crip), 갱스터, 휴스턴 등, 본인의 배경을 차근차근 풀어가며 처음 그를 접한 이들에게 본인을 소개하는 듯하다. 더불어 거리에서 생을 마감한 동생과 자살한 사촌의 이야기를 통해 종교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크립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를 종교적 행위에 빗댄다. 고전 소울 샘플링과 트랩 비트가 어우러진 것처럼, 종교적 주제와 갱의 삶을 엮어낸 것이다.
묵직한 톤으로 느릿하게 리듬을 밟아나가며 그루브를 만드는 랩도 일품이다. 언뜻 릭 로스(Rick Rosss)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보다 가볍고 유연한 톤의 플로우를 구사한다. “Cee Cee”나 “Don’t Play With Shorty Ass”처럼 속도를 올리는 곡에서도 일정한 플로우를 유지하며 쾌감을 끌어올린다.
게스트의 참여도 인상적이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모넬로(Monaleo), 에이셉 락키(A$AP Rocky),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 등등, 모두 각자의 기량을 최대로 끌어올린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타일러는 “Big Persona”에 프로듀싱까지 참여하여 특유의 위협적인 혼 사운드가 주도하는 뱅어 트랙을 완성했다. [Call Me If You Get Lost](2021)에 수록됐어도 이질적이지 않았을 곡이다. 흥미로운 건, 본작에도 자연스레 녹아든다는 점이다. 두 아티스트의 교집합을 적절히 찾아낸 인상이다.
중반부까지는 갱스터의 삶과 래퍼로서 이뤄낸 성공에 대한 자기과시가 주를 이룬다. 그러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다시 차분하게 과거의 삶과 가족을 돌아본다. 아들에게는 자신과 같은 삶을 물려주지 않겠다 다짐하고(“Greener Knots”),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해준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한다(“Mama’s Purse”). 다소 뻔한 주제들이지만, 디테일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깊게 몰입할 수 있다.
특히, “Trips”는 막소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빛을 발한 트랙이다. 마리화나를 구하려고 갔던 LA 여행에서 함정에 속아 죽은 동생의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묘사한다. 생생한 묘사를 듣다 보면 마치 현장에 있었던 것만 같다. 덕분에 동생을 향한 그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후 앨범을 처음부터 다시 들으면 보다 깊은 감상이 가능해진다.
그가 주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정공법이다. 치열하게 살았던 과거의 삶을 풀어내고, 위협적인 갱스터의 모습을 강조하며, 성공한 현재의 모습을 자축한다. 수없이 들어왔던 갱스터 랩의 클리셰지만, 사실적인 묘사와 극적인 연출이 녹아든 가사가 몰입하게 한다. 여기에 능숙한 랩 퍼포먼스와 소울풀한 비트가 더해져서 그만의 갱스터 랩이 완성됐다. 그리고 [Weight Of The World]에 이르러 막소의 음악은 완성형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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