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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ordae
Album: From a Birds Eye View
Released: 2022-01-14
Rating:
Reviewer: 황두하
코데(Cordae)의 [The Lost Boy](2019)는 그해 가장 인상적인 데뷔작이었다. 제이 콜(J. Cole),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 등, 2010년대를 풍미한 선배 래퍼들로부터의 영향을 본인만의 것으로 승화시킨 프로덕션과 차진 랩 퍼포먼스에서 신예답지 않은 여유가 느껴졌다.지난했던 과거사를 재치 넘치는 비유와 구체적인 상황 묘사로 풀어낸 가사도 인상적이었다. 싱잉 랩과 트랩 사운드를 내세운 래퍼들이 범람하는 메이저 씬에서 정석적인 랩과 리리시즘(Lyricism)으로 승부를 보는 그의 존재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완성도의 앨범으로 새 시대를 이끌 래퍼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From a Birds Eye View]는 그가 이름에서 ‘와이비엔(YBN)’을 떼고 발표하는 첫 앨범이다. 코데의 고향 친구인 실로 영(Shiloh Young)의 ‘옥중 랩’이 담긴 “Shiloh’s Intro”로 시작한다. 실로는 9살 때부터 지금까지의 삶의 궤적을 랩으로 읊는다. 이는 미국 사회 내 시스템에 희생당하는 흑인 남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더불어 그는 마지막 구절(‘Or let my brother tell the story from a birds eye view / 아니면 내 형제가 높은 곳에서 본 이야기를 하게 해’)에서 코데에게 공을 넘긴다. 마치 코데가 전체 흑인 남성, 혹은 흑인 사회를 대표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연출이다.
덕분에 이어지는 “Jean-Michel”에서 물질적인 성공을 좇기보다는 기억될만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에너지 넘치는 랩으로 쾌감을 끌어올리는 브래거도시오(Braggadocio) 트랙 “Super”와 거리에서 총을 맞아 생을 마감한 친구를 반추하는 “Momma’s Hood”까지 이러한 기조가 유지된다. 앨범에서 가장 집중도가 높은 구간이다.
그러나 “Want From Me”부터 기세가 한풀 꺾인다. 제이크 원(Jake One)과 뎀 조인츠(Dem Jointz)가 참여해 신스팝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 트랙은 완성도가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무난한 구성과 밋밋한 멜로디 라인의 후렴이 발목을 잡는다. 삶의 균형을 논하는 가사도 뻔한 표현으로 일관한 탓에 감흥을 깎는다. 거너(Gunna)가 함께한 트랩 넘버 “Today”와 성공을 향한 고군분투를 그려낸 “C Carter”도 비슷한 트랙들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처럼 느껴진다.
다행히 “Sinister”부터 감흥이 다시 살아난다. 근래 다양한 작업을 통해 물오른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히트보이(Hit-Boy)가 주조한 멋진 비트 위로 유려한 플로우를 선보이며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게스트로 참여한 릴 웨인(Lil Wayne)은 짧지만 강렬한 벌스로 하이라이트를 가져간다.
각각 “Chronicles”와 “Champagne Glasses”에 참여한 허(H.E.R.)와 릴 더크(Lil Durk), 그리고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 역시 준수한 퍼포먼스로 듣는 맛을 더했다. 그래서 (전작의 “Grandma’s House (skit)”에서 노래를 불렀던) 할머니의 죽음을 비롯한 인생의 고저 속에서 자신의 길을 지키겠다고 선언하는 마지막 트랙 “Westlake High”까지 이르면, 소소한 감동이 전해진다.
가장 많은 곡에 참여한 프로듀서 키드 컬쳐(Kid Culture)는 전반적으로 소울풀한 기운을 불어넣어 잔잔하고 부드러운 무드를 완성했다. 완성도는 준수하지만, 전작의 “RNP”나 “Broke As F**k”처럼 순식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순간은 부족하다. 보너스 트랙격으로 수록된 “Parables (Remix)”와 “Gifted”를 제외하면 12곡, 약 33분의 짧은 러닝타임 탓에 이러한 단점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기도 한다.
여전히 코데는 진중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기가 막히게 랩을 뱉는 래퍼다. 다만 [From a Birds Eye View]에서는 안전한 길을 택한 듯 음악적인 뒷심이 부족하다. 데뷔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소포모어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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