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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주애(Jue)
Album: 6 Shots
Released: 2022-07-17
Rating:
Reviewer: 황두하
한국 알앤비 아티스트는 힙합 이상으로 뛰어난 음악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매년 뚜렷한 색깔과 실력을 겸비한 신예가 등장하고 있고, 수민, 서사무엘 등 걸출한 이름들이 탄탄한 완성도의 앨범을 줄지어 발표하고 있다. 영미권 외에 이만큼 내실을 갖춘 씬은 보기 드물다.데뷔 EP [6 Shots]를 발표한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주애(Jue)도 눈여겨 볼만한 신인 중 하나다. 그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알앤비를 아우르는 복고풍의 사운드 위로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보컬을 들려준다. 프로듀서 유누(Yunu)가 만든 미니멀한 미디엄 템포 알앤비 비트와 간결하게 리듬을 밀고 당기는 멜로디가 어우러진 첫 트랙 “D-Day”는 앨범의 색깔을 대변한다.
유누 외에도 후쿠오(Hookuo), 지넥스(JINex), 언싱커블(Unsinkable)이 프로덕션에 참여했는데, 6곡이라는 적은 볼륨 안에서 사운드적으로 일관된 결이 느껴진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혼(Horn) 사운드가 인상적인 힙합 소울 트랙 “Your Plan”, 묵직한 베이스와 드럼이 귀를 때리는 “Teaship (Interlude)”, 빠른 템포의 펑크(Funk)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Quiet Quality”와 “Fakin’” 등등, 모두 완성도가 좋다.
멜로디 어레인지도 인상적이다. 저음으로 많은 단어를 빠르게 뱉다가도 여백을 살려 멜로디의 결이 느껴진다. 랩처럼 비슷한 운율의 단어로 라임을 쌓아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솜씨도 좋다. “Your Plan”과 “Quiet Quality”의 후렴구는 대표적이다.
다만, “빙빙 (Being Being)”은 후렴구가 아쉽다. 1990년대 알앤비 사운드에 영향을 받은 가요를 지나치게 충실히 재현한 것처럼 느껴져서 촌스럽다.
앨범은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다. 긴 일주일 끝을 장식하는 술 약속을 표현한 “D-day”, 엇갈린 감정 속에 술잔을 기울이는 남녀를 노래한 “Teaship (Interlude)”, 억지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어색한 술자리를 묘사한 “Fakin’” 등, 가지각색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앨범을 듣는 또 하나의 재미 요소다.
“Your Plan”부터 “Quiet Quality”까지는 여러 연애의 형태를 노래하는데, ‘술자리’라는 컨셉이 더해져 독특한 감흥을 자아낸다. ‘주애의 과거는 묻지 마. 우리의 시간만 아까워’ (“Quiet Quality”)처럼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하는 등, 특이한 표현의 가사도 눈에 띈다. 민망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자신감 있는 보컬과 앨범의 컨셉 덕분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는 [6 Shots]의 매력이기도 하다. 얼핏 평범하게 보이지만, 세련된 멜로디 어레인지와 명확한 컨셉이 얹어져 개성을 획득했다. 주애라는 이름을 아로새기기에 충분하다. 한국 알앤비 씬에 또 한 명의 재능 있는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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