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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Westside Gunn
Album: 10
Released: 2022-10-27
Rating:
Reviewer: 황두하
'Hitler Wears Hermes’는 웨스트사이드 건(Westside Gunn)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믹스테이프 시리즈다. 비싼 명품 브랜드를 두르고 뉴욕 버팔로(Buffalo)의 거친 후드를 누비는 마약상의 모습. 그리젤다 레코즈(Griselda Records)가 레이블 겸 패션 브랜드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웨스트사이드 건은 음악만큼이나 패션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관심은 음악에도 녹아들었다. 그의 음악은 이른바 ‘하이엔드(High-end) 코카인 랩’이라고 할 수 있다.[10]은 ‘Hitler Wears Hermes’의 열 번째 시리즈다(*주: 웨스트사이드 건은 작년 ‘Hitler Wears Hermes’의 여덟 번째 시리즈를 두 장의 앨범으로 나눠서 발표했다.). 시리즈의 풀 네임을 쓰지 않고 숫자만 타이틀로 내세운 것에서 2012년부터 10년을 이어온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그의 취향을 한데 모아 꽉 눌러 담았다. 레슬링 용어에서 착안한 “Super Kick Party”, 패션과 미술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Shootouts in Soho”와 “Nigo Louis”, 비정한 거리의 삶을 노래하는 “Science Class”와 “Switches On Everything”처럼 웨스트사이드 건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모두 담겼다.
시리즈를 통틀어 음악적으로도 가장 다채롭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초호화 캐스팅이다. 콘웨이 더 머신(Conway the Machine)과 베니 더 부처(Benny the Butcher)를 필두로 한 그리젤다 전, 현 멤버는 물론, 에이샙 락키(A$AP Rocky), 블랙 스타(Black Star),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 래퀀(Raekwon),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 런 더 쥬얼스(Run the Jewels), 스위즈 비츠(Swizz Beats), 피트 락(Pete Rock), 알케미스트(The Alchemist) 등등, 그야말로 화려한 면면이다.
흥미로운 건, “Science Class”, “God Is Love”, “Switches On Everything”처럼 주인공의 분량이 현저히 적은 곡들도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주객전도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웨스트사이드의 음악적 영역이 워낙 견고한 덕분이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놓은 세계에 새로운 인물들을 초대한 느낌이다.
스위즈 비츠(Swizz Beatz)가 웨스트사이드 건 스타일로 마고 구리안(Margo Guryan)의 “The 8:17 Northbound Success Merry-Go-Round”를 샘플링한 비트 위에서 버스타 라임즈, 래퀀, 고스트페이스 킬라가 돌아가며 랩을 뱉는 “Science Class”는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도 디지털 가공한 보이스 샘플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BDP”, 피트 락 특유의 서정적인 샘플링 비트 위로 독특한 소스가 중간중간 난입해 긴장감이 고조되는 “Mac Don’t Stop” 등, 전위적인 사운드 연출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한다.
반대로 “Intro” 후의 첫 곡 “FlyGod Jr”에서는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트랩 비트에 몸을 실었다. 스네어를 강조하지 않은 단출하고 느린 비트와 여유롭게 뱉는 랩이 다른 트랙들과도 무리 없이 어우러진다. 다만, 유행하는 트랩 스타일로 랩을 뱉은 도 보이(Doe Boy)는 앨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웨스트사이드 건의 음악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10] 역시 낯설지 않을 것이다. 느릿하게 뱉어내는 하이톤의 랩은 여전히 훌륭하고, 여러 프로듀서가 제공한 비트도 최상급이다. 그래서 전, 현 그리젤다 멤버가 무려 10분 동안 랩을 죽 이어가는 마지막 곡 “Red Death”도 짧게 느껴진다. 웨스트사이드 건이 데뷔한 지도 벌써 1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전성기를 새롭게 갱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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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젤다 레코즈는 어디 공식이라도 있는것처럼 매번 좋은 앨범을 뽑아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