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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Kyle Dion
Album: If My Jeans Could Talk
Released: 2024-01-19
Rating:
Reviewer: 장준영
카일 디온(Kyle Dion)은 섹시한 목소리에 캐치한 멜로디, 알앤비와 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아티스트다. 여태 두 장의 정규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괜찮은 완성도와 개성을 드러내 왔다. [Sassy](2022) 이후 2년 만에 발매한 EP [If My Jeans Could Talk]에서도 존재감은 여전하다.디온은 이전부터 네오 소울과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중심에 두었다. 신보에서도 기존의 스타일은 포용하면서, 정규에 버금가는 프로덕션을 압축적으로 구축했다. 앨범을 여는 "Gimmie"부터 그렇다.
펑키한 베이스 연주와 디스토션 걸린 묵직한 기타가 곡을 빈틈없이 채우고, 끊임없이 갈구하는 후렴구('Give me')에 어울리는 끈적한 보컬로 일관한다. "No Rules", "Spend It", "Placebo" 등등, 기존에 들려준 강한 쾌감을 전달하는 곡과 맥을 같이한 점도 흥미롭다.
"Let's Get It On"에선 사운드의 질감은 물론이고 적재적소로 사용한 베이스와 퍼커션 소스, 마치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이 목소리를 더한 것 같은 묵직한 코러스로 70년대 소울/펑크의 유산을 듬뿍 담았다. 명료한 멜로디와 팝적인 터치로 반복해서 듣게 만드는 "Boyfriend Jeans"도 재밌는 순간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소리를 갖춘 "Soul Tied"에선 상대적으로 가창이 더욱 빛난다. 다른 수록곡처럼 포효하고 폭발하기보단 차분하게 일관한다. 거리를 둬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의 가사에 맞게 절제하는 팔세토 보컬이 오히려 더욱더 애절하게 느껴진다. 신시사이저 활용이 돋보인 "Hang Me Out to Dry"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감미롭게 이어지는 디온의 보컬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앨범에서 가장 주목할 곡은 마지막을 장식한 "XYXY"다. 가사의 한 구절에도 있듯이, 여름이 느껴지는 싱그러운 분위기로 그득하다. 마치 또 하나의 악기처럼 카랑카랑하게 내지르는 보컬이 사이키델릭 록을 품은 시원시원한 기타 소스와 뒤섞여 묘한 감흥을 전달한다. 특히 자신의 성정체성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밝히며 'In a way, we're the same / 어찌 보면, 우린 모두 같아'라며 외치는 내용까지 여운이 상당하다.
러닝타임 내내 곡을 이루는 소리의 조합이 굉장하다. 동시에 진부하지 않으면서 선명한 멜로디, 엄청난 쾌감을 전하는 보컬까지 빼어나게 결합했다. 디온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앨범은 온전히 자신을 위해, 감정에 충실하며 만들었다고 밝혔다. '나'에게 솔직해진 만큼, 결과물은 더욱더 특출하게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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