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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hief Keef
Album: Almighty So 2
Released: 2024-05-10
Rating:
Reviewer: 황두하
치프 키프(Chief Keef)는 의외로 ‘꾸준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인물이다. 2012년 발표한 “Love Sosa”와 “Don’t Like”로 시카고 드릴(Chicago Drill)을 세상에 알리며 컬트적 인기를 구가한 이후 최근까지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물론 등장 때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진 못했다. 그가 기술적으로 뛰어난 래퍼도 아니고, 걸출한 완성도의 앨범을 발표하지도 못한 탓이다.그런데 다섯 번째 정규 앨범 [Almighty So 2]는 다르다. 웅장한 신시사이저와 파괴력 강한 808 드럼이 어우러진 시카고 드릴 사운드로 기세를 확 올리는 첫 곡 “Almighty (Intro)”부터 단숨에 사로잡는다. 다음 곡 “Neph Nem”까지 맹렬한 기세가 이어지고, “Treat Myself”에서 잠시 템포를 낮춰 강약을 조절하는 흐름도 인상적이다. 기술적으로 탁월하진 않지만, 충실히 리듬을 밟아나가며 힘으로 밀어붙이는 래핑도 비트에 잘 어우러진다.
흥미로운 점은 치프 키프가 모든 곡에 프로듀싱으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시카고 드릴, 트랩 등등, 잘하는 장르에 집중하면서 중독적인 루프와 감각적인 리듬 파트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그중에서도 낸시 윌슨(Nancy Wilson)의 “Streetrunner”를 적절히 샘플링한 “Runner”와 보이스 소스를 여러 질감으로 디지털 가공해 입체적인 사운드를 만든 “Believe”는 가장 인상적이다. 프로듀서 치프 키프의 재발견이라 할 만하다.
게스트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특히 “Banded Up”에 참여한 티에라 웩(Tierra Whack)은 빠른 속도의 랩으로 순식간에 곡의 하이라이트를 가져간다. 치프 키프와는 전혀 다른 랩 스타일로 앨범의 중반쯤에 등장해 분위기를 확실하게 환기하다. 섹시 레드(Sexyy Red)와 퀘이보(Quavo)도 본인들의 색깔을 더해 앨범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사는 단순하다. 자기과시와 유머가 뒤섞인 가사에 호전성을 더해 시원시원하게 내지른다. “Believe”나 “I’m Tryna Sleep”에서는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얻어 지금까지 오게 된 치프 키프의 속마음이 살짝 드러나면서 페이소스가 더해진다. 빠르고 화려한 삶 속에서도 평온함을 갈망하는 마지막 곡 “I’ Tryna Sleep”까지 듣고 나면 묘한 여운이 남는다.
[Almighty So 2]는 여태까지 치프 키프가 발표한 앨범 중 가장 뛰어나다. 그가 전곡의 프로듀싱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16살의 어린 나이에 씬에 등장했고, 아직도 28살의 젊은 나이다. 긴 시간 동안 그는 꾸준히 음악에 매진해 왔다. 그 꾸준함이 [Almighty So 2]를 통해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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