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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Jay-Z & Kanye West
Album: Watch the Throne
Released: 2011-08-08
Rating: +
Reviewer: 남성훈 & 예동현
남성훈 필자 [Watch the Throne] 리뷰를 쓰기 시작하다 제이지(Jay-Z)와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의기투합한 [Watch the Throne]은 힙합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이벤트 앨범이다. 자, 앨범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벤트 앨범에 대해 말해보자. 이벤트 앨범 중 그 성격을 합작품으로 축소하자면 상업적, 비평적으로 각자의 장르/영역에서 성공한 인물들이 '우리가 같이하면 우리도, 팬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의기투합일 가능성이 크다. 일종의 여유 넘치는 팬 서비스인 셈이다. 그러므로 이벤트 앨범은 아티스트와 소비자 모두에게 심각한 대상이 아니다. 내용물과는 별개로 사전적 의미처럼 어떤 특별한 사건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업적으로 누구보다 영민한 제이지는 이미 이런 식의 이벤트 앨범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다. [The Blueprint](2001)로 거장의 자리에 올랐을 때 비슷한 중량감을 가졌던 알앤비 보컬 알켈리(R.Kelly)와 합작앨범을 냈었고, [The Black Album](2003)으로 정점에 다다랐을 때 알켈리와 두 번째 앨범을, 그리고 린킨파크(Linkin Park)와 협연하며 상업적인 환기를 시켰다. 그리고 [The Blueprint 3](2009)로 더욱 확고하게 ‘뉴욕의 왕’ 자리를 지켜냈으니 2011년은 자연스레 제이지의 또 다른 이벤트 앨범이 나올만한 시기이기도 했다. 게다가 파트너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2010)로 유례 없는 평단의 전폭적인 찬사를 가져가며 어쩌면 힙합사상 가장 위대한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릴지도 모르는 칸예 웨스트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둘의 돈독한 관계를 생각해보면 이전의 이벤트 앨범들을, (좋게 말해)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어쩌면 필연적으로) 부족한 내실에 대한 걱정은 기대감으로 탈바꿈된다. 물론, 그 기대감은 이벤트 앨범을 경험하는 재미 안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제이지와 칸예 웨스트가 그것을 모를 리 없다. 아니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 앨범 전체를 통해 뻔뻔하게 드러난다.
옆에서 보고 있던 예동현 필자 난입, 키보드를 뺏다 하지만, 이 앨범의 문제와 한계도 정확히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칸예가 전작으로 획득한 대단한 음악적 성취는 그의 높은 콧대를 구름 위까지 끌어올렸고, 그는 콜라보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는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거세시켰다. 물론, 제이지와 칸예의 호흡이 많은 곡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앨범에서 제이지의 역할은 없어도 무방할 정도다.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을 비롯한 피처링 게스트가 참여한 거의 모든 곡에서 스포트라이트는 게스트에게 돌아가며 멋진 트랙을 만들어낸 칸예가 공을 차지한다.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좀 더 라이트한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확장판내지는 레프트오버(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탈락곡) 트랙들의 모음집처럼 들린다. 이 앨범에서 호바의 위치는 흡사 15년 전 발매된 래퀀(Raekwon)의 클래식에서 고스트페이스(Ghostface Killah)의 역할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고스트페이스가 래퀀의 앨범에서 훌륭하게 조력했다면, 제이지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공동 앨범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점이다. 근래 발매되었던 수작 콜라보 앨범이었던 나스(Nas)와 데미언 말리(Damian Marley)의 경우를 보라. 전체적인 프로덕션을 데미언에게 내주고 곡을 리드하게 해준 대신에 리릭컬 퍼포먼스는 온전히 나스가 주도권을 잡고 앨범의 균형을 맞췄다. 오랜 파트너였던 칸예 웨스트와 제이지의 공동 앨범이라는 결과물은 팬들에게 어떤 공통적인 기대치를 갖게 한다. 그 기대감의 상당 부분은 예전 그들이 함께 이뤘던 결과물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과연 이 앨범에서 그 기대감을 온전히 보답 받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볼 필요는 있다.
“저기요, 제 키보드인데요.” 남성훈, 다시 키보드를 가져오다 앨범 전체에 걸쳐 결과적으로 제이지의 활약이 아쉽고, 칸예 웨스트가 앨범을 장악하는 느낌이 드는 것 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Watch the throne]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기대치를 가지고 경험하고 평가해야 하는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선행된다면, 지적한 많은 부분에서 반론이 가능할 듯하다. [Watch the Throne]은 한마디로 성공한 이들이 폼 잡는 앨범이다. 그런데 이 둘은 성공은 이미 예전에 했고, 경배를 원한다. 막 뜨기 시작한 이들도, 내리막길의 거장도 아닌 절대 위엄의 순간을 기록한 절묘한 타이밍의 결과물인 것이다. 수년 전 닥터드레(Dr.Dre)와 스눕 독(Snoop Dogg)의 듀오 앨범으로 잠깐 회자하였던 [Break Up to Make Up]이 발표됐었다면 모를까, 이런 앨범이 있기는 했나 싶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그 순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놓았는가 이다. 칸예 웨스트가 책임진 사운드는 분명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방법론을 따른다. 듣는 이를 순간 멍하게 만드는 공간감 있는 웅장한 사운드와 이를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비트가 만들어내는 기이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분명히 전작의 영향 안에 있다. 하지만 칸예 웨스트는 또 다른 예술적인 성취를 이루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보다는 제이지와 협연을 위해 작가적 욕심은 버리고 블루프린트 시리즈에서 보여준 세련되고 소울풀한 프로덕션의 미덕을 적당히 끌어왔다. 그는 분명 [Watch the Throne]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조율했으며, 이런 이유로 이 앨범 안의 칸예 웨스트 프로덕션을 퇴행으로 읽는 것은 부당하다.
어느 순간 키보드는 다시 예동현의 손에 있다 나 역시 칸예가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와 [Blueprint 3] 의 사운드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을 갖췄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앨범의 전반적인 사운드는 일관성이 부족하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좋은 트랙들을 모아놓은 구성에 가깝다. 각각의 트랙들은 분명히 수준 높고 좋으나 앨범이라는 단위에서 전체적인 감상은 그리 깔끔하지 못하다. 이 앨범에서 느껴지는 통일성은 최근에 칸예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비트들이 모여 있다는 점뿐이다. 그 외에는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앨범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커머셜 엠씨를 주연으로 두고도 앨범 전체를 압도하고 대표할만한 킬러트랙이 없다는 점이다. 이 앨범을 주제로 한 투어가 준비 중인데 과연 관객들로부터 앨범 내 좋은 곡들이 과거 그들의 클래식 트랙만큼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즈음에서 다시 한번 그들의 역할 분배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싶은데, 앨범의 프로덕션이 지극히 칸예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면 랩 퍼포먼스는 제이지가 주도했어야 한다. 하지만 칸예는 퍼포머로서도 제이지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고, 그 때문에 오히려 모든 면에서 칸예가 주도한 앨범이 되어버렸다. 제이지는 앨범의 컨트롤에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이 앨범은 호평대로 두 거물이 벌이는 대단한 이벤트로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가지고 있지만, 두 거물의 콜라보에서 기대했던, 이벤트 이상의 어떤 대단한 의미를 획득하는 것에는 실패했다.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남성훈, 블루투스 키보드를 꺼내 연결하다 제이지의 활약이 못내 아쉬운 것은 인정하지만, 좀 더 세밀하게 역할분배를 파고들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제이지와 칸예 웨스트는 랩 퍼포머로서 분명히 수준 차이가 존재한다. 절대적인 랩의 양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칸예 웨스트가 악에 받친 듯 앨범을 장악하려고 하는 느낌이 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나스와 데미안 말리의 [Distant Relatives]와는 다르게 제이지와 칸예 웨스트가 일대일의 랩 듀오로서 앨범을 이끌고 목적 자체도 확연히 달라서 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제이지가 한 발 뒤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칸예가 전체적인 프로덕션까지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제이지가 다수 곡에서 게스트처럼 보이는 것은 맞다. 그래서 스위즈 비츠(Swizz Beatz) 비트의 “Welcome to the Jungle”에서 유난히 제이지가 고삐 풀린 듯 랩을 쏟아내는 것이 재미있다. 결국 랩 듀오로서 균형은 앨범에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리뷰계의 두 키보드 워리어, 결론 극적 타결? 우린 둘 다 이 앨범의 재미와 태생적 한계에 동의하고, 이를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이느냐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미국 현지 평단의 호평 역시 [Watch the Throne]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흥분상태로 받아들였다는 인상이 강하다. 거대한 힙합 산업, 거장으로 인정받는 힙합 아티스트, 그리고 장르 음악으로서의 위상이 뒤섞인 그 감상 자체가 부러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앨범이 만드는 현상 자체를 조금 떨어져서 볼 수 있고, 이벤트로서 의도된 재미를 젖힌 후의 평가도 의미 있을 것이다. 어쨌든 제이지와 칸예웨스트의 이전 결과물을 모두 즐겨왔던 사람이라면 [Watch the Throne]은 충분히 즐겨볼만한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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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가사들 자체는 사타니즘이 매우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
장르로만 봣을때는, 팝/힙합을 잘 살린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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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칸예 제이지 콜라보가 모든걸 채워주리라 믿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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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콜라보도 정말로 두 거장의 이름덕에 어드벤티지를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이번년도에 나온 Bad meets evil 같은 경우도 에미넴과 로이스와의 재결합으로 정말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Fast lane 이외에는 이렇다 할 트랙이 그닥 눈에 뜨지는 않았던 것 같구요. 우리가 너무 기대를 많이 한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역시 칸예와 제이지ㅋ' 라는 느낌은 팍팍 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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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예는 작년 겨울에 나온 자신의 걸작을 다시한번 상기 시켜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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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거죠. 평점에 의아해할수는 있지만 무슨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지는 정독하시면 알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도 평점에는 의아하나 앨범에 대해 무얼 이야기하는지 제대로 좀 읽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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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치 더 쓰론같은 클래식에는 별 3개 반밖에 안주다니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