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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리쌍(Leessang)
Album: AsuRa BalBalTa
Released: 2011-08-25
Rating:
Reviewer: Quillpen
“Rush”로부터 촉발한 랩과 보컬의 조합은 리쌍이 오늘날까지 이어온 음악적 성공의 중요한 해법이었다. 상대적으로 딜리버리가 좋았던 개리가 랩을 전담하고 길이 프로덕션과 보컬 파트로 포지션을 재정비하면서 이들은 허니 패밀리 시절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음악적 재능을 드러냈고, 멜로디컬한 후렴구(Hook)와 신세한탄 랩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리쌍 스타일’을 구축하며 힙합팬은 물론, 대중까지 섭렵했다. 박자를 거스르는 개리의 플로우는 종종 라임을 잘 살리지 못할 때도 있지만, 개성과 이야기의 전달력이 뛰어났고, 길의 멜로디 메이킹 능력과 걸쭉하고 구수한 보컬은 리쌍의 음악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이자 한국힙합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제시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세 번째 앨범인 [Library Of Soul]에서 ‘리쌍 스타일’의 정점을 찍은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매번 비슷한 구성(랩 – 서브 후렴 – 메인 후렴)의 반복이 물리는 것도 피할 순 없었다. 물론, 이어진 앨범의 타이틀곡들은 ‘되새김질’이었음에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준수한 완성도를 갖추었던 게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자신들이 만든 클리셰에 스스로 갇힌 인상은 지우기 어려웠다. 그러던 이들이 변화를 꾀한 건 전작 [HEXAGONAL](2009)에서다. 길과 개리는 장기하와 얼굴들, 캐스커, 루시드폴 등 다른 장르의 개성이 뚜렷한 뮤지션들과 적극적으로 결합하며 기존의 전형성을 깨고자 했고, “우리 지금 만나”라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몇몇 트랙에서 피처링한 이들에게 음악의 주도권을 내주는 듯했던 이들의 시도는 절반의 성공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앨범의 음악은 정확히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랩과 두 개의 후렴구로 이루어진 특유의 구성이 여전히 전체를 지배하고 10cm, 국카스텐, 강산에, 백지영, 하림 등 힙합과 알앤비 외 뮤지션과 또 한 번 적극적으로 콜라보를 펼친다. 그리고 콜라보는 전작보다 훨씬 유기적이다. 특히, 야릇한 섹스 코드를 은유적으로 깔아놓는 10cm의 장기를 흡수하여 자신들의 스타일과 적절하게 융화시킨 가사가 인상적인 리드 싱글 “TV를 껐네”는 리쌍이 주연의 자리를 고수하는 가운데, 권정열의 보컬과 t윤미래의 랩이 훌륭한 조연 역할을 한 하이라이트 트랙이라 할 만하다. 또한, 동생이자 같은 뮤지션의 길을 걷는 비지(Bizzy)에게 띄우는 편지 “죽기 전까지 날아야 하는 새(To Bizzy)” 역시 길의 관조적인 보컬과 게스트 강산에의 뜨거운 보컬이 매우 잘 어우러지며 성공적인 콜라보의 정수를 선사한다(마지막에 등장하는 강산에의 한 마디 ‘아직 뜨겁잖아~’는 곡의 감동 포인트!). 두 곡 외에도 느릿하게 비트를 밟아가는 개리의 랩과 나른하게 읊조리는 길의 보컬이 원곡의 감성을 잘 살린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이장희 원곡)는 전작의 “변해가네”에 이어 옛 가요명곡을 준수하게 재해석해냈고, 정박으로 라임을 박아 넣는 개리의 랩이 인상적인 붐-뱁(Boom-Bap) 스타일의 “Am I?”는 앨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가장 힙합스러운 자태를 선보인다.
이처럼 이번 앨범에는 기존 리쌍 스타일과 전작에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던 콜라보 작업이 성공적으로 어우러지는 지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앞서 언급한 트랙들이 조성해놓은 타이트한 분위기는 나머지 트랙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희석되고 만다. 대표적으로 앨범의 진짜 타이틀곡인 “나란 놈은 답은 너다”는 기존 발라드 음악이나 미디엄 템포 트랙과 별다를 게 없는 구성의 과한 오케스트라 세션과 피아노 연주 때문에 그동안 대중과 교감을 이루면서도 확실한 스타일을 유지하던 리쌍의 대표곡 중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라 할 만하고, 국카스텐과 함께한 “격산타우”는 사운드의 주도권이 국카스텐에게 너무 쏠린 나머지 앨범의 다른 곡들과 불협화음을 내는 느낌이 강하다. 프로덕션은 기존 리쌍 스타일을 유지하되 국카스텐 특유의 멜랑콜리한 보컬 라인만 살렸다면, 또 하나의 멋진 콜라보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크게 안타까운 건 ‘무한도전-조정특집’ 편의 배경음악이었던 “Grand Final”이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플래닛 쉬버(Planet Shiver)에 의해 리믹스되긴 했지만, 역시 앨범 속 다른 곡들과 불협화음이 심한 탓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흐리고 감상 마무리 단계의 여운마저 앗아간다.
이번 앨범을 이야기하는데 리쌍의 예능 활동을 들이댈 필요는 없다(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그들은 기존에 해오던 스타일의 음악에서 심하게 벗어나는 꼼수를 부리지 않고, 비교적 전작들의 노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리쌍의 음악관은 고수하되 좀 더 대중과 타협점을 찾고자 한 듯한 인상인데, 바로 이 부분에서 (앞서 언급한) 몇몇 곡의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구성상 튀는 지점 때문에 빛이 바래고 말았다. 비중이 높아진 예능 출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던 우려는 상쇄됐지만, 리쌍은 꾸준히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지점을 성공적으로 찾아온 몇 안 되는 힙합 뮤지션이기에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 해법이 조금은 아쉽다.
Track List
01. 나란 놈은 답은 너다 Prologue
02. 나란 놈은 답은 너다 [Feat. 하림]
(작사 : 개리 작곡 : 길)
03. TV를 껐네… [Feat. T윤미래, 권정열 of 10cm]
(작사 : 개리 작곡 : 길)
04. Serenade [Feat. 개코 of Dynamic Duo, Windy City]
(작사 : 개리 작곡 : 길, 김반장, 백정현)
05. 회상 [Feat. 백지영]
(작사 : 개리 작곡 : 길, DJ Juice)
06.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Feat. 정인]
(작사 : 이장희,개리 작곡 : 이장희, 길)
07. 죽기 전까지 날아야 하는 새 (To. Bizzy) [Feat. 강산에, Bizzy]
(작사 : 개리, Bizzy, 강산에 작곡 : 길, DJ Juice, 강산에)
08. AsuRa BalBalTa
(작곡 : DJ Friz)
09. 격산타우 [Feat. 국카스텐]
(작사 : 개리, 하현우 작곡 : 길, 국카스텐)
10. 강남 사짜 [Feat. PoBi]
(작사 : 개리 작곡 : 길)
11. Am I? [Feat. Bizzy, B-Free]
12. 독기
(작사 : 개리 작곡 : DOK2, 개리)
13. Grand Final (Planet Shiver Mix)
(작사 : 개리 작곡 : 길, 박상혁)
기사작성 / RHYTHMER.NET Quill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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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가 훅도 불렀던 독기..성공한 랩퍼에게서 꼭 듣고 싶었던 내용인데 솔직한 맛이 참 좋았습니다. 비지는 전보다 라임이 발전한 것 같아요..
근데 비지는 랩스킬로 타이트하게 몰아치는(더블케이처럼) 플로우를 장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속도감있는 텅트위스팅을 보여주시면 짱일듯 합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쌍은 훅이 최고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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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순/ 그거 강산에 맞을 거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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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보다도 임팩트있는곡이 없고 타이틀곡 나답너는 지루식상 그자체였음.TV를껐어 정도만 뽑아줬어도 지루하지는 않았을듯. 개인적으로는 기대값을 전혀 못한 앨범이라 생각.
전체적인 흐름이나 구성은 괜찮은거 같지만 마지막 트랙은 왜 넣은건지 이해불가.
킬링트랙이 전혀 없는 이번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