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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 필진과 운영진이 선정한 ‘2011 국외 알앤비 앨범 베스트 10’을 공개합니다. 1차 후보작 선정부터 최종 순위 선정까지 총 세 번의 투표와 회의를 거쳤음을 밝히는 바이며, 곧 ‘2011 국외 힙합 앨범 베스트 20’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세부적인 부문을 나눠 시상하는 ‘리드머 어워드’는 좀 더 공신력 있는 어워드로 거듭나기 위해 국내 부문만 진행할 예정이며, 국외 부문은 이번처럼 베스트 앨범을 뽑고 순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오니 참고바라겠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라며….
*참고사항
무료 공개 앨범, 그리고 아무리 신곡만으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믹스테잎’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앨범은 제외하였습니다.
10. Marsha Ambrosius [Late Nights & Early Mornings]
피처링: 없음
프로뎍션: Marsha Ambrosius, Rich Harrison, Focus, Just Blaze, Dre & Vidal, Canei Finch, Syience2007년 해체한 여성 듀오 플로에트리(Floetry)의 반쪽이었던 마샤 앰브로시어스(Marsha Ambrosius)는 레이블 이적과 거듭된 발매 연기 끝에 드디어 올해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절제와 기교를 적절히 오가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앰브로시어스의 보컬은 이번에도 평범한 곡을 순식간에 명품으로 바꾸어 놓는 마법을 시전했고, 곡들은 같은 주제를 공유하며, 일관된 방향성을 향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감흥을 선사한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에서 그녀의 폭넓은 보컬 어레인지와 이를 다루는 기술, 그리고 자제와 과잉을 이용할 줄 아는 노련함이 느껴진다. 그야말로 [Late Nights & Early Mornings]는 이 앨범을 기다린 그녀와 팬, 모두의 시간을 보상해주는 뛰어난 작품집이다.
9. Beyonce [4]
피처링: André 3000
프로덕션: Antonio Dixon, Babyface, Brent Kutzle, Beyoncé Knowles, Caleb, Jeff Bhasker, Julian Napolitano, Jens Bergmark, Kuk Harrell, Kanye West, Kaskade, Luke Steele, Los Da Mystro, Ryan Tedder, Shea Taylor, Switch, S1, The-Dream, Tricky Stewart비욘세(Beyonce)의 [4]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퍼포먼스로 전 세계를 휘어잡으며 더는 올라갈 곳이 없는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한 그녀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려는 아주 단단한 포석이다. 물론, [I Am... Sasha Fierce]에서도 자아를 분열시키며 단순한 퍼포머로서 평가받는 것을 경계했지만, 큰 효과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앨범을 관통하는 코드는 웅장함이다. 큰 공간감을 가진 편곡과 이를 꽉 채워주는 비욘세의 진중한 태도와 힘 있는 보컬은 듣는 이를 집중시키며 큰 울림을 남긴다. [4]는 그녀의 솔로 경력을 화려하게 열었던 [Dangerously in Love]와 [B'Day]처럼 시대가 기억할만한 앨범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그러나 비욘세가 아직은 지구 최고의 퍼포머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그 시기가 지난 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아 커리어를 이어갈 것이라는 걸 예상하게 하는 수작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비욘세의 오랜 팬들에게 더욱 감동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8. Lenny Kravitz [Black and White America]
피처링: Jay-Z, Drake, DJ Military
프로덕션: Lenny Kravitz레니 크래비츠(Lenny Kravitz)의 주된 정체성은 록 뮤지션이다. 때문에 혹자는 레트로 록의 황제로 추대받는 그의 앨범이 2011년 올해의 알앤비 순위에 올라와 있는 것을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본래 록의 시작은 아프로-아메리칸 뮤지션들이 창조한 블루스와 로큰롤이었다. 그리고 레니 크라비츠는 지금 얼마 남아있지 않은,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메이저 흑인 록 뮤지션이다. 특히, 20 세기 초, 프랑스의 젊은 흑인 예술가들이 이끌었던 흑인인권운동 ‘니그로필리아’를 주제로 삼은 [Black and White America]는 그가 가지고 있는 유니크함을 더욱 어필하고 있는 앨범이다. 또한,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과 마빈 게이(Marvin Gaye) 등 흑인음악 전설들에 대한 오마주를 곳곳에 배치하며, 당시의 훵크를 완벽히 재현했다. 레니 크래비츠의 앨범이 이곳의 순위에 올라와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7. Betty Wright And The Roots [Betty Wright: The Movie]
피처링: Snoop Dogg, Lil Wayne, Robert '''The Messenger''' Bozeman, Joss Stone, Lenny Williams
프로덕션: Ahmir “Questlove” Thompson, Betty Wright70년대 올드 소울 뮤지션의 귀환은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안고 있다.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자라온 세대에게 있어 올드 뮤지션의 귀환은 당연히 반가워할 만한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몇 십 년 만에 복귀한 그들의 앨범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70년대 마이애미 소울의 여왕이었던 베티 라잇(Betty Wright)의 본 작은 안심하고 반가워할 수 있을만큼 기대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녀의 소울풀한 목소리는 여전하며, 올드한 사운드는 올해의 알앤비 트렌드(레트로 소울)와 매우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가장 핫한 힙합밴드인 더 루츠(The Roots)의 올 세션은 그 가치를 배로 만들어준다. 신구의 조화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6. Johnny Gill [Still Winning]
피처링: Keith Sweat, Eddie Levert
프로덕션: Jimmy Jam & Terry Lewis, Bryan-Michael Cox, Troy Taylor알앤비계의 거장 쟈니 길(Johnny Gill)이 무려 15년 만에 발표한 새 정규 앨범이다. 그가 침묵하는 동안 알앤비 판의 흐름은 완전히 뒤바뀌었고, 그렇게 ‘쟈니 길’이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가 싶었지만, 본 작에서 길은 여전히 죽지 않은 감각의 현역 플레이어임을 과시했다. 특히, 이 앨범은 근래 드물었던 매우 풍성한 멜로디와 보컬의 구성을 품은 알앤비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욱 빛이 난다. 15년 만의 컴백치고는 너무 소박한 구성이 아니었나 싶은 이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차곡차곡 쌓인 세월의 무게를 안은 그의 보컬은 이마저도 가볍게 상쇄시켜버린다. 비록, 빌보드 차트 탑을 장식하지는 못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 게임의 승자 중 한 명이고, 후배들만큼 탄탄한 근육질은 아니지만, 음악만으로 여전히 여자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알앤비 무드남이다.
5. Mary J. Blige [My Life II: The Journey Continues (Act 1)]
피처링: Nas, Busta Rhymes, Drake, Rick Ross, Beyoncé
프로덕션: Eric Hudson, Mary J. Blige, Jerry Wonda, Rico Love, Pierre Medor, Danja, Darkchild, Jim Jonsin, Tricky Stewart, Soundz, The Underdogs, Martin Terefe, Sean "The Pen" Garrett94년에 발표된 [My Life]는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의 커리어에서 구심점이 된 걸작이었다. 그리고 17년이 흐른 올해 발표된 속편 역시 매우 탄탄한 완성도를 품고 있다. 그녀에게 ‘힙합 소울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부여한 -[My Life]를 포함한- 초기 세 작품에서 선보인 전형적인 힙합 소울 스타일을 기반으로 오늘날의 808 드럼 비트를 군데군데 곁들이고 말끔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입힘으로써 앨범을 듣게 될 세대 간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맞추었다. 또한, 전편이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허심탄회하게 고백하는 통로였다면, 속편은 인트로에서 밝혔듯이(‘이제는 삶 속의 고통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안다.’) 그것을 발판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역설하는 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곧 데뷔 앨범을 발표한지 20주년이 되는 알앤비 여왕의 음악 여정은 이렇게 또 한 번 절정에 이르렀다.
4. Adele [21]
피처링: 없음
프로덕션: Jim Abbiss, Adele Adkins, Paul Epworth, Rick Rubin, Fraser T Smith, Ryan Tedder, Dan Wilson영국 출신의 소울 싱어송라이터 아델(Adele)이 지난 1집에 이어 앨범을 작업하던 당시의 나이를 타이틀로 내세운 두 번째 앨범이다. 그만큼 곡 속에는 현재 그녀의 모습이 가감 없이 녹아있다. 십 대 소녀의 풋풋함을 내세워 팝, 레트로 소울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 전작과 달리 듣기 편안한 컨템포러리 알앤비가 주를 이루었으며, 전반적으로 느린 템포의 곡들이 포진하고 있음에도 늘어지지 않을만큼 곡들의 배치도 탁월하다. 또한, 이별 후 찾아온 쓰디쓴 감정을 처절하게, 또는 담담하게 담아낸 가사는 청자를 곡 속으로 깊이 끌어들이는 흡입력 강한 아델의 보컬을 통해 더욱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트렌디한 비트 하나 없이 소울로 대동단결하여 정말 ‘잘 만든' 아델의 본 작이 올해 전 세계 차트를 휘젓고 다닌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3. Jill Scott [The Light of the Sun]
피처링: Eve, The A Group, Anthony Hamilton, Doug E. Fresh, Paul Wall
프로덕션: Jill Scott, JR Hutso, Dre & Vidal, Warryn Campbell,질 스캇(Jill Scott)이 4년여 만에 발표한 정규작인 이 앨범에는 그녀의 음악세계에서 소울만큼이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힙합과 가장 긴밀하게 호흡하는 곡들이 가득하다. 단, 그렇다고 해서 수록곡 하나하나가 기존의 힙합 소울 노선을 따르거나 작법적으로 온전한 힙합의 외피를 입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힙합 뮤지션과 긴밀하게 콜라보를 선보였으며, 몇몇 곡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스포큰 워드(Spoken Word)와 보컬의 경계를 허문다는 점, 그리고 모든 곡을 즉석에서 프리스타일로 작사하며 녹음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이를 대변한다. 스캇이 주도권을 쥐고 만든 한 곡 한 곡은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며, 사랑의 여러 측면과 자아 탐구에 대해 읊조리는 그녀의 노래 역시 여전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4년의 기다림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2. Raphael Saadiq [Stone Rollin']
피처링: Yukimi Nagano
프로덕션: Raphael Saadiq2011년 알앤비 씬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레트로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이 있었다. 아니, 애초에 올해 알앤비 씬의 레트로 붐은 그의 2008년 앨범인 [The Way I See It]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3년 전, 그의 앨범으로 시작된 레트로 소울의 작은 파도는 3년 후 제법 큰 파도가 되어 왔다. 그리고 [Stone Rollin’]에서 사딕의 무한복고사랑은 이제 절정에 치달았다고할만큼 100%에 가까운 순도를 자랑한다. 본 작에는 이전보다 더욱 기계적인 사운드를 배제한 완벽에 가까운 언플러그드 사운드가 담겨 있으며, 사딕 특유의 로맨틱한 멜로디 라인과 적절하게 긴장시키는 후렴구, 편곡 기법 등, 4,50년대를 표방하였으면서도 21세기적인 기술로 조율하여 마냥 시대착오적인 향수만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본 작은 고전을 취하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앨범이 되는 것이다. '재현'에 '발전'의 의미를 이어 붙인 레트로 소울의 끝판왕, 깰 수 없다.
1. Eric Roberson [Mister Nice Guy]
피처링: Phonte, Hezekiah, Chubb Rock, The Ones, Omari Hardwick, Jean Baylor
프로덕션: Hezekiah, James Poyser, Aaron Hardin, Bink!, Brandon "B-Jazz" Scott, Mr. Porter, Jermaine Mobley, Eric Roberson‘인디 소울의 왕' 에릭 로버슨(Eric Roberson)은 올해 최고의 알앤비 앨범이자 10년이 넘는 그의 커리어 역사상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알앤비, 소울, 힙합을 절묘하고 따뜻하게 포갠 양질의 음악과 그 음악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치밀한 구성, 특정 클리셰에 얽매이지 않은 채 변화무쌍하고 자유롭게 구사하는 로버슨의 보컬, 그리고 그러한 보컬을 빌어 사랑 안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솔직한 감정과 인간관계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대단한 내러티브의 힘까지…. 모든 부분에서 흠잡을 곳이 없다. 특히, 계산된 멜로디의 부각이 아니라 보컬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면서도 순간순간 멜로디가 뚜렷하게 살아나는 점은 실로 놀랍다. 또한, 트렌드를 거스르면서도 마냥 옛것의 감흥에만 기대지 않았고, 옛것을 존중하면서도 오늘날의 세련미를 놓치지 않았다. 그야말로 본 작은 첫 싱글의 제목으로 대변할 수 있을 듯하다. 'Picture Perfect'!
기사작성 / RHYTHM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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