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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애틀랜타의 터줏대감 영 지지(Young Jeezy)의 믹스테잎과 정규 앨범에서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힙합 씬에 관심이 많은 이들 중에는 '도대체 이 선수는 누구일까?' 하면서 궁금증을 키운 이가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얼마 전엔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ktah)와 합작 앨범이 나왔고, 뒤이어 매드립(Madlib)과 EP까지 공개됐다. 겉보기엔 영 지지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갑자기 등장한 혜성처럼 보이지만, 프레디 깁스는 흔히 말하는 '낙하산'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어느덧 십 여 년의 활동 시기를 거친, 인터스코프(Interscope)에서 방출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쳤던 '중고 신인'이다.간단하게 말하자면, 프레디 깁스는 갱스터 랩퍼이다. 인디애나 주의 개리(Gary)에서 겪어왔던 거리의 삶이 그가 쓰는 가사의 주된 내용이다. 적당히 허스키한 목소리도 갱스터 랩을 하기에 제격이다. 인터뷰를 통해 투팍(2Pac), 게토 보이스(Geto Boys),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 UGK 등으로부터 영향받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나 컨셉트가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력은 절대 그렇지 않다. 거친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는 갱스터 랩은 도처에 널려 있지만, 그는 스피디하면서도 박자에 충실한 랩을 유창하게 해내며 남들과 차별화 되는 스타일을 확고하게 다져왔다. 현재까지 공개된 앨범 중에서 그의 스타일을 가장 잘 나타내는 앨범은 [Str8 Killa EP]라고 보면 된다. 뛰어난 딜리버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가득한 꽉 찬 느낌의 EP이다. 또한, 독립 레이블에서 상당수의 믹스테잎과 EP를 발매했는데, 그야말로 왕성한 창작욕의 최강자라 할만한 수준이다. '07년부터 '11년까지 공개한 일곱 장의 믹스테잎과 석 장의 EP가 모든 것을 말해주며, 개중에는 무려 81곡이 수록된 믹스테잎 [The Labels Tryin To Kill Me!](마스터 피(Master P)의 앨범 타이틀에서 착안)도 존재한다-참고로 매드립(Madlib)과 만든 [Thuggin']은 EP를 표방하며 만든 앨범이긴 하나, 내용물을 감안한다면, 맥시 싱글(maxi single)에 가깝다.
프레디 깁스의 이력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레이블과 계약 건이다. '06년, 로컬 힙합 씬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차곡차곡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던 프레디 깁스는 마침내, 소녀시대가 계약한 레이블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터스코프 레코드(Interscope Records)와 계약하며 메이저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데뷔 앨범을 착실하게 준비하던 그는 일방적인 방출 통보를 받았고, 로스앤젤레스와 개리를 오가며 품었던 열정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지만, 프레디 깁스는 그리 쉽게 무너질 인물이 아니었다. 방출 통보를 받은 시기부터 그의 작업물이 엄청나게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09년 공개된 믹스테잎 [The Miseducation of Freddie Gibbs]와 [midwestgangstaboxframecadillacmuzik]은 프레디의 불같은 의지를 대변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개리와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애틀랜타를 거쳐 그는 마침내 영 지지가 CEO로 군림하는 ‘CTE World(Corporate Thugz Entertainment)’와 계약했다. 영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CTE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09년부터 '11년까지 CTE에서 작업한 결과물을 토대로 만든 믹스테잎 [Cold Day in Hell]을 공개하기도 했다.나이(1982년 생, 한국 나이로 올해 31)를 감안하면 지금쯤 정규 앨범 서너 장은 냈을 법한데, 앞서 언급한 많은 사연으로 인해 프레디에게는 아직까지 ‘full-length LP’가 없다. 하지만 올해 그가 추진 중인 작업은 무수히 많다. 매드립과는 아예 매드빌리언(Madvillain)이나 제이립(Jaylib)을 연상케 하는 매드깁스(MadGibbs)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앨범을 제작 중이고, 요즘 잘 나가는 프로듀서 스키 비츠(Ski Beatz)와 작업도 예정되어 있으며, 명 프로듀서 알케미스트(Alchemist)와 앨범도 기다리고 있다. CTE 레이블의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등장할 것이 분명해 보이므로, 2012년 한해 미국힙합 앨범에서 가장 찾기 쉬운 이름이 프레디 깁스가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스코프에 한풀이라도 하듯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편으로 자칫 다작이 완성도에 문제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이니 기대가 월등히 앞선다. 그는 2012년, 힙합 리스너들의 귀를 풍족하게 해줄 갱스터 랩의 파수꾼이자 가장 주목해야 할 '중고 신인'이다.
Discography
EP
[Str8 Killa EP] (2010)
[Lord Giveth, Lord Taketh Away EP] (with Statik Selektah) (2011)
[Thuggin' EP] (with Madlib) (2011)Mixtape
Full Metal Jackit: The Mixtape (Vol. 1) (2004)
Full Metal Jackit: The Mixtape (Vol. 2) (2004)
Live from Gary, Indiana (2007)
Live from Gary, Indiana (Part 2) (2008)
The Miseducation of Freddie Gibbs (2009)
midwestgangstaboxframecadillacmuzik (2009)
The Labels Tryin To Kill Me! (2009)
Str8 Killa No Filla (2010)
Cold Day In Hell (2011)※홈페이지: http://www.freddiegibbs.com/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양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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