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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누리당(한나라당)에서 재미있는 뉴스를 발표한 바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 기준에 이슈도와 인기도를 반증하는 이른바 '트위터 역량지수'를 반영한다는 것. 이는 해당 지역구 의원의 '경쟁력 지수'를 공천 자격에 포함시킨다는 취지라고 하던데, 흥미로운 건 그와 동시에 트위터 역량지수를 측정하는 나름의 공식도 세계최초로 발표되었다는 것이다.처음에 공개된 공식은 이러하다.
'X = (팔로어 수 - 팔로잉 수) + 팔로워 수 x 0.1 + 트윗량 x 0.1 + 리스트 수'
아주 단순한 산수 공식인데, 이 때문에 일부에서 조롱이 일자 즉각 로그(log)와 시그마(∑)까지 등장하는 공식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X=log[(팔로어 수+팔로잉 수)/1000]/10+1]×∑[1+트윗 수+리트윗 수/100]]' (현재의 측정공식)
48/2(9+3)의 답이 288인지 2인지 여전히 논쟁이 이는 판에 그들이 발표한 ‘트위터 역량지수’ 공식이 제대로 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대사회에서 SNS를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SNS의 대표격인 서비스 트위터는 이렇듯 사회와 문화 전반에 걸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힙합 씬에는 어떠한 바람을 몰고 왔을까? 자유로운 아티스트들답게 트위터를 이용하는 방식은 개성 따라 천차만별이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는 SNS를 통한 과도한 소통(?)이 되려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 케이스다(팬마저도 언팔을 부르는 그의 폭트는 유명하다). 칸예는 특이하게도 팔로워는 6백만 명이 넘으나 본인이 팔로잉한 숫자는 다섯밖에 되지 않는다. 지인들과 사적인 멘션을 주고받는 '퍼스널(Personal)=개인적인' 용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소셜(Social)=사회적인' 용도로 트위터를 활용 중이다. 그렇다 보니 더더욱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한번은 낙태를 반대하는 뉘앙스의 멘션을 트위팅했다가 많은 팔로워들의 비난 멘션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 아티스트들은 트위터로 멘션 한 번 잘못 날렸다가 순식간에 몇만 안티를 생성하기에 십상이다. 반면, 스눕 독(Snoop Dogg) 같은 경우는 소통에 의의를 둔 실시간 트위터리안으로 유명하다. 계속해서 팬들 및 지인들과 멘션을 주고받고, 자신의 현재 상황과 기분을 알리며 여러 가지 미디어와 링크들을 공유한다. ‘최단시간 최대 리트윗’ 기록으로 기네스에 도전하려고도 했던, 그야말로 트위터를 놀이처럼 즐기며 활용하는 케이스다.
국내의 힙합 트위터리안들은 어떨까. 일단 국내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소통의 목적으로 트위터를 활용하는 편인 듯하다. 신곡 발표 소식을 가장 빠르게 전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며, 자기 어필의 도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고맙게도 우리에겐 ‘트위터 역량지수’ 측정 공식이 있다. 그래서 활발히 활동 중인 몇몇 뮤지션 트위터리안의 지수를 측정하여 그 성향을 간단하게 분석해보았다(*측정은 처음에 발표된 단순 공식으로 계산했음을 밝힌다).
우선 싸이코반(@psycoban)은 스눕 독 같은 실시간 트위터리안 계열로, 얼마 전부터 텀블러(tumblr)라는 개인적이면서도 글로벌한 블로그도 시작했다. SNS 이용도가 활발한 싸이코반의 트위터 지수는 4,980점 이다. 2만 개가 넘는 어마어마한 트윗량 덕분이다. 개인 기록의 용도로 주로 활용하는 편이다. 팔로워가 만 명이 넘는 비지(@Bizzionary) 같은 경우는 팬들과 즐거운 소통을 위해 트위터 이용을 활발히 하고 있는 편이다. 비지의 트위터 지수는 15,163점. 만 3천 명 가량의 팔로워 숫자 영향으로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더콰이엇(@TheQuiett)은 더 높은 스코어다. 29,190점으로 2만 5천명에 이르는 팔로워 수치와 그에 따른 리스트된 수치가 높은 영향이다. 2만 개가 넘는 왕성한 트위팅에도 단 하나의 팔로잉(자신의 소속 레코드)이 돋보이는 팔로알토의 트위터 지수는 17,779점. 칸예처럼 '소셜' 용도로 이용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솔직한 자신의 최근 생각을 자주 트위팅하며 활발히 이용한다.
[MBC 무한도전]을 비롯한 예능 프로를 통해 대중에게 비교적 친숙한 데프콘(@defconn1)의 소셜 활용 지수는 39,180점으로, 역시 이 지수엔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넓은 인맥도 중요하다. 데프콘은 다양한 분야의 트친들과 멘션을 주고받고, 유명인들과 만남을 알리는 트위팅으로 인맥을 과시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상세한 작업노트로써 활용도 상당하다. 한마디로 데프콘의 지금이 궁금한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 언제든 그의 최신 소식 및 일과까지 접할 수 있는 친절한 SNS인 셈이다. 특히 재미있는 트위터리안 아티스트를 소개하자면 딥플로우(@Deepflow39)를 빼놓을 수 없다. 딥플로우의 소셜 지수는 그리 높진 않은 8,281점인데, 만약, 그의 멘션을 보는 재미도를 합산한다면, 지수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자신의 팬들에게 상냥한 답변은 물론이요, 주로 음식과 관련된 사진 트위팅의 세심함과 지인들을 향한 투덜거림, 가차없는 음식점 비평 등 유쾌한 멘션들을 구경하는 재미로는 단연 1등이다.
트위터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티스트에게 반대로 독이 되기도 한다. 순식간에 여론이 형성되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기도 하는 발화적 성향이 지배적인 공간이라, 아티스트의 의도완 다르게 오해를 사기도 쉽다. 얼마 전엔, 팔로알토가 트위터를 통해 한미FTA 관련 찬성 여론엔 어떤 것들이 있냐는 트위팅을 했다가, 다양한 의견을 받아 팔로워들과 의견을 나누려는 의도였음에도, 순식간에 많은 비난 멘션을 받은 바 있다. 더해서 아티스트와 너무 많은 소통은 정작 아티스트의 작품 감상을 방해한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트위터를 보는 다양한 시각들엔 정해진 기준이 없으므로, 공식으로 산출된 지수도 실은 무의미한 것일지 모른다. 소통을 갈구한다는 사실만이 의미 있다.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아티스트들의 트위터를 보는 것이 재미있는 건, 그 속에도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다양한 소통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본 기사는 앞으로 리드머에서 활약할 신입 기자 유은상 기자의 첫 번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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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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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하던 주제라 그런지 관심있게 잘 읽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