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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K.R.I.T. - Live From The Underground
예동현 작성 | 2012-06-21 16:2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36,607 View

Artist: Big K.R.I.T.
Album: Live From The Underground
Released: 2012-06-05
Rating: 
Reviewer: 예동현









빅 크릿(Big K.R.I.T.)의 ‘공식적인’ 데뷔 앨범에 대한 평가는 주로 올드한 서던 랩 사운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체적인 평가는 ‘예전 스타일의 탄탄하고 착실한 재현’으로 이루어지는데, 사실 이 부분은 좀 더 깊게 탐구해야 [Live From The Underground]의 진정한 진가를 알 수 있다. 좀 덕후 같지만 어떠랴? 기왕 말을 꺼낸 김에 더 깊은 곳까지 이 앨범과 서던 랩의 역사 사이를 파헤쳐 보자.

아마도 최초로 전국적 인지도를 얻은 서던 랩 스타는 저 유명한 게토 보이즈(the Geto Boys)일 것이다. 텍사스의 대도시 휴스턴을 기반으로 등장했던 이들이 서던 랩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 무렵엔 사실 서던 힙합을 장르적 의미에서 지역적 스타일로 보기에는 다소 독창성이 부족했다. 저 먼 곳에서 투 라이브 크루(2 Live Crew) 등 몇몇 플로리다 뮤지션들이 마이애미 베이스를 기초로 그들의 음악 스타일을 정립해간 것을 제외하면, 80년대 후반 텍사스와 주변 지역에서 등장했던 초기 서던 랩 뮤지션의 사운드는 대부분 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직접적 영향권 아래에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이는 물론 캘리포니아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지역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그 때문에 초기 서던 랩은 이스트 코스트/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탁월한 완성도와 강렬한 스타일, 그리고 그 두 세력 간의 대결 구도로 인해 약간은 그 가치를 격하 당했다.

그들이 독자적인 스타일을 갖추게 된 것은 90년대 초•중반으로 자신들의 지역적 코드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힌트를 얻었다. 텍사스 블루스와 서던 록, 컨트리 록, 멤피스 블루스 등 남부지역에서 등장해 미 전역에 위력을 떨친바 있는 유서 깊은 장르들에 대한 탐구와 힙합 방식의 융합이 이루어지면서 점점 독자적 세력을 이루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텍사스 블루스와 초기 휴스턴 서던 힙합 비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시기에 배출된 걸작들이 스카페이스(Scarface)의 [The Diary], 에잇볼 앤 엠제이지(8Ball & MJG)의 [In Our Lifetime Vol.1], UGK의 [Ridin’ Dirty] 등등의 빛나는 걸작들이며, 당시만 해도 같은 카테고리에 묶을 수 있었던 아웃캐스트(Outkast)의 데뷔 앨범[Southernplayalisticadillacmuzik]이나 구디 맙(Goodie Mob)의 명작 데뷔 앨범 [Soul Food] 등도 역시 이 시기 서던 랩의 산물이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서던 랩의 수도가 스냅과 크렁크, 트랩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남부 힙합의 전미 제패를 이뤄낸 애틀랜타로 천도하기 전까지만 해도 서던 랩의 성지는 단연 텍사스의 휴스턴이었다. 더불어 테네시와 루이지애나 등 전통적인 남부 랩 뮤직의 강자들을 배출한 도시들이 텍사스를 중심으로 무리를 이루며 강렬한 개성을 가진 멋진 음악들을 배출해냈던 시기도 힙합의 황금기로 일컬어지는 그 시대였다.

빅 크릿이 구현해낸 스타일은 바로 이 시기의 사운드다. 동•서부를 막론하고 수없이 이루어진 90년대 골든 에이지의 수많은 재해석과 답습에 그친 시도에 비해 그 시대의 서던 랩은 현재의 세대들에게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제는 노장이 된 황금기 서던 랩 뮤지션의 회고와도 같은 몇몇 싱글을 제외하면, 최근에 이런 곡들을 들어본 기억조차 희미할 정도다. 빅 크릿은 은근한 무시와 평가절하 속에 있던 멋진 음악을 탁월하게 구현하고 자신의 개인적 감상과 추억에 걸러내 세련된 기술로 재해석해냈다. 더욱이 최근 바쁘게 게스트로 불려 다니며 빅 크릿이 동료에게 제공해왔던 세련된 서던 랩 사운드를 생각해볼 때 이번 행보는 더욱 인상적이다. 트렌드를 능숙하게 주무르는 능력이 있으나, 이 앨범은 철저히 한 방향을 지향하면서 그 칼 끝을 유지한 채로 다채로운 소리들을 뽑아내며 날을 세웠다. 나는 감히 지난 반 년간 발매된 앨범 가운데 최고의 프로덕션으로 이 앨범을 꼽고 싶다.

랩 퍼포먼스 역시 훌륭하다. 약간은 뭉개져서 늘어지는 남부 악센트로 마디를 짧게 끊어치는 스타일 역시 옛 선배들의 스타일과 흡사하지만, 세련된 플로우 디자인을 통해 현대적인 멋이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관통하면서 인간적 성숙미를 물씬 뿜어내는 메시지들이 앨범에 진중함을 더하며 단단하게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데, 앞서 말했던 초기의 서던 랩 사운드와 완벽하게 결합하며 마치 그의 유년기를 함께 회상하는 듯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굴곡진 어린 시절의 파란만장한 가족사를 담담하게 털어놓으며 오히려 깨달음과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준 고난에 감사함을 표하는 “Rich Dad, Poor Dad”의 잔잔한 감동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물론, [Live From The Underground]는 앞서 했던 구구절절한 부연설명이 없어도 잘 만든 앨범이다. 그러나 이상의 배경은 본작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얼핏 단순한 재현으로 보이는 작품이 의도적으로 설계된 야심 찬 도전으로 밝혀지고, 그 도전이 찬란한 성과를 거두는 순간을 목격하는 감동을 많은 이가 누려보길 바란다. 이 앨범을 통해 빅 크릿은 힙합의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길 자격을 획득했으며, 미시시피의 자랑이 되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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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J
    1. J (2012-06-22 10:25:40 / 14.53.127.***)

      추천 1 | 비추 0

    2. 리드머에서의 5개월만의 글 잘 읽었습니다
      빅크릿 데뷔앨범 저 또한 잘 들었는데 역시 평이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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