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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TV 이야기
이경화 작성 | 2012-08-06 15:52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24,875 View



'2012 런던 올림픽'이 개막하면서 늦은 밤까지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노라 녹초가 돼가는 요즘이다. 날은 좀 더운가. 아니 대체 유럽은 왜 새벽에 경기를 하는 게야? 필자는 신혼집에 들어서면서 케이블TV 셋톱박스를 설치하였으나 악천후에 화면이 안 나오는 불상사를 겪으며 설치 3일 만에 케이블TV를 해지하였다. 결혼 후 약 2년간 지상파 TV만 보고 있는 요즘이다. 그다지 많지 않은 채널 선택권 덕에 아줌마처럼 드라마에나 빠져있던 나에겐 새벽에 하는 올림픽이라도 무척 반갑다.

얼마 전 리드머의 필진과 운영진 회의가 있었다. 리뉴얼된 리드머의 미래에 대해 굳은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우리는 티아라가 아니지만, 의지가 있다. 각설하고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한지라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는 만나면 음악 얘기보다는 시시콜콜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음악 웹진에 음악 이야기가 빠지면 섭섭했던 걸까? 적당한 취기 속에서 한창 에로 영화의 거장 틴토 브라스와 영화 [달과 꼭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강일권 편집장은 이런 이야기를 자랑 삼아 했다.

“야 랩/힙합 역사의 시작을 어디로 잡냐? 보통 슈거힐 갱(Sugarhill Gang)의 'Rapper’s Delight’로 잡지 않냐? 최초의 상업적 히트를 기록한 정식 랩 레코드. 그 곡이 언제 나온 지 알지? 몰라? 몰라? 야 니들 정말 몰라? 1978년이잖아. 내가 태어난 해. 그러니까 난 힙합과 하나일 수밖에 없는 거야.”

자신과 힙합의 탄생을 동일시하는 편집장님의 쿨한 모습! 그래 이래야 흑인음악 웹진 리드머의 편집장답지! 하지만 어쩌나… “Rapper’s Delight”는 1979년 발매되었으니! 두둥! 우리의 편집장님은 이 곡의 구상이 나온 해(78년)와 발매된 해를 헷갈려 하고 있었던 듯하다. 어쨌거나 격동의 70년대생과 풍요로운 80년대생이 주축이 된 그날의 모임은 무사히 잘 끝났다. 그리고 내가 태어난 1981년에는 음악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은 바로!

'뮤직비디오 전문 방송 MTV의 탄생'

비록, 힙합의 탄생에 비해서는 몇 년 늦게 나오긴 했지만, 1981년 8월, 듀오 버글스(Buggles)의 명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시작으로 각종 시상식과 언플러그드 라이브 방송 등 음악에서 여러 분야의 장르를 만들어 나가는 MTV가 탄생한 해에 내가 나온 것이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이던 시대에서 유튜브가 TV 스타를 죽이는 시대지만, 올림픽으로 그 어느 때보다 TV 시청 시간이 늘어난 요즘! 음악 속 TV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1. 꿈 많은 청춘의 TV. TV Star!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하고 노래 부르던 국내의 대부분 어린이는 ‘뽀뽀뽀’와 ‘TV 유치원 하나 둘 셋’을 통해 TV에 진출하고 싶은 꿈을 가졌었다. 그리고 이러한 감성을 그대로 유지한 청년들의 트랙! 배이식과 이노베이터로 이루어진 듀오더블 트러블의 “TV 스타!”

I wanna be wanna be.. I wanna be wanna be
I wanna be wanna be a tv star.
한낱 꿈이라지만 진짜 TV 스크린 안에서
나를 본다면 나도 내 모습에 딱 반해서
말하겠어 I’m chosen one. Super star the number one

-더블 트러블 ‘TV Stat’ 중 -

알앤비 보컬 화요비가 피처링하고 디제이 소울스케입(DJ Soulscape)의 랩 컴피티션을 통해 국내 힙합 씬에 모습을 드러낸 배이식과 한때 키비의 디스로 인해 문제아로 낙인 찍혔던 이노베이터로 이루어진 더블 트러블의 “TV Star” 속 텔레비전은 꿈 많은 청춘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매개가 된다. 많은 청소년의 꿈이 연예인인 세상인지라 TV에 조금 나온다고 해도 큰 인기나 이슈를 몰아가지 못한다면 금방 잊히고 마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많은 뮤지션들은 홍대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넘어갈 수 있는 여의도 방송국에 진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2. 이별에 아파하는 청년의 TV

그룹 포맨(4Men)의 메인 보컬 신용재가 솔로 EP를 발매했다. 알앤비 느낌 충만한 인트로 “All I Ever Think About You”를 듣는 순간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의 “Thinkin Bout You”에 대한 도전장인가 싶을 정도였다. 이 감성 충만한 인트로를 들으며, 신용재의 솔로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 곡선을 그릴 때쯤, 트랙이 넘어가면 갈수록 평범한 발라드 앨범이라는 사실에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했다. 하지만 건질만한 트랙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인트로 다음에 이어지는 트랙 “TV가 끝났어”

무한도전 보며 웃으려
아무리 노력해봐도 나
니 생각에 멍 때리다

TV가 끝났어 우리도 끝났어
모두 다 모두 다 모두 모두 다
화면이 하얘져 내 머릿속도
하얘 하얘 하얘

과감하게 TV를 끄고 눈을 감아도 잠이 안 온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키고서 나 채널을 돌려
소녀시대 화려한 무대를 봐도
가슴이 떨리지가 않아 않아 oh no

- 신용재 ‘TV가 끝났어’ 중-

가사에 무한도전과 소녀시대가 나온다. 통통 튄다. 그녀를 잊기 위해 TV를 보지만, TV가 끝나고 그녀와 관계도 끝났다. TV 화면은 하얘지고 머릿속도 하얗다. 얼마 전 발매된 빈지노의 “Aqua Man” 속 “헤엄 헤엄 헤엄” 하는 부분이 마치 영어 ‘Hey Um~ Hey Um~’ 하는 듯 들리더니 이 곡의 하얘도 마치 ‘Hi~Yeah’처럼 들린다. 신용재의 앨범에서 인트로와 이 곡. 단 두 곡만 싱글 컷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나저나 소녀시대를 봐도 가슴 떨리지 않는다는 이 남자도 집에 케이블TV가 안 나오는 걸까?

3. 1번(TV스타)과 2번(이별)을 합치면 바로 이 트랙

휘성의 “별이 지다”

천일쯤을 만난 내 여자는 눈부시게 예쁘죠
아깝다는 생각에 연예인을 권했고
그녀는 성공했죠 큰 인기를 얻었죠

Baby baby baby baby 그녀는 ★Star★
이제는 유명해 내가 주던 사랑보다 큰 사랑 받죠
왜 이리 왜 이리 왜 이리 왜 이리 내 맘은 텅!
비어버린 쓸모 없는 상자 같은지

-휘성 ‘별이 지다’ 중-

그러고 보니 앞서 언급한 신용재의 곡에서 나오는 “모두 다 모두 다 모두 다” 하는 부분과 휘성의 별이 지다 속 “왜 이리 왜 이리 왜 이리” 하는 부분이 흡사하게 들린다. TV 스타와 이별을 합쳐놓은 트랙이다. YG의 산하그룹이던 엠보트에서 계약이 만료되고 FA 대박을 터트린 후, “사랑은 맛있다”에 이어 발표한 미니 앨범 속 타이틀 곡 “별이 지다”는 평범하던 여자친구가 연예인이 된 후의 이별 과정을 노래한다. “사랑은 맛있다” 속 어설픈 랩이 아닌 흑인음악 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던 싱어 휘성의 모습을 되찾아 준 트랙으로 평가받는다. 한참을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화제가 되었던 곡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에서 트랙 속 여자친구 역할은 ‘앞으로 해도 이효리, 뒤로 해도 이효리’가 맡았다.

그래도 휘성은 트랙 속에서 TV 스타와 사랑을 해보기라도 했지. 김현철의 “TV에서 보는 그대 모습은” 같은 곡에서는 TV 속 인물을 짝사랑하는 지질한 남성이 표현되기도 했다.

4. 알 거 다 아는 어른들의 TV

리쌍 7집의 “TV를 껐네”는 어른들의 TV 이야기다. TV 속 스타를 꿈꾸지도, TV 속 스타를 원망하지도 않으며 이별했다고 TV를 보지도 않는다. 사랑의 행위에 있어서 방해되는 TV를 끄려는 남성과 피곤한 몸에 TV 시청을 원하는 여성이 있을 뿐이다.

널 너무나 사랑해서 난 티비를 껐어
새빨간 니 입술
널 너무나 사랑해서 난 커텐을 쳤어
새빨간 니 입술

더운데 갑자기 커텐을 왜 쳐
잘 보고있는 티비는 또 왜 꺼?
그런 눈으로 왜 또 분위기 잡아
피곤해 피곤해 그냥 나 잘래

-리쌍 ‘TV를 껐네’ 중-

섹시한 보컬 십센치(10cm)의 권정열과 길이 보컬을 맡았으며, 개리와 윤미래가 랩을 맡은 곡은 농염한 스토리로 청자를 매혹 시킨다.

“딱딱하게 말하지 마 니가 날 딱딱하게 만들었잖아”라는 개리의 가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5. 중년의 TV는…

TV 스타를 꿈꾸는 청춘에서 이별에 아파하고 TV를 시청하는 남성과 TV스타를 원망하는 남성, 그리고 애정행각에 방해되는 TV를 끄려는 어른을 봤다. 그렇다면, 중년의 TV는 어떨까? 여기 힙합과 알앤비 트랙은 아니지만, 멋이 좔좔 흐르는 중년의 남성 최성수가 말하는 TV가 있다.

TV를 보면서 눈물이 흐르네
사람들은 어디에 기대어 살까
아마도 당신은 알 것만 같아서
사랑은 또다시 나의 편인 걸

혼자뿐인 식사는 이미 식어 버렸네
텅 빈 아파트 불빛 외로운 나의 마음
기대어 울 사람 여기 있었으면 좋겠네
입가에 번진 눈물 홀로 울 수 밖에

- 최성수 ‘TV를 보면서’ 중-

도입부에 흐르는 서글픈 현악기는 마치 “Gloomy Sunday”를 연상케 한다. 이 남성 역시 사랑에 실패하고 텅 빈 아파트에서 홀로 식사를 하며, TV를 본다. 누가 그랬던가 “홀로 식당에서 식사 할 수 있을 때쯤이면 비로소 어른이 된다”라고…. 내가 그랬다. 오늘도 홀로 식사를 할 수많은 자취생에게 위로가 되어 줄만한 트랙이다. 신용재의 “TV가 끝났어”와 음악 색깔은 전혀 다르지만, 가사에서 이야기하는 감성은 흡사하게 느껴진다. 신용재가 나이 들면 이런 감성이 되지 않을까?

홀로 식사하면 어떠랴. 날도 더운데 시원한 비빔면 하나에 심야 올림픽 시청으로 이 무더위를 쫓아 보는 게? 날 더워도 뭐 한 1초 정도 흐르면 곧 시원한 바람이 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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