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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JK가 날린 이유 있는 ‘Fuck’, 왜 JK만 사과해야 하는가?!
강일권 작성 | 2012-09-27 04:5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7 | 스크랩스크랩 | 43,211 View



지난 9월 22일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에서 열린 '크리에이터스 프로젝트(Creators Project)' 공연 중 타이거 JK와 한 외국인 관객 무리 간 있었던 마찰 사건이 뒤늦게 불거져 연예 뉴스난과 SNS를 뜨겁게 달궜다. ‘인종차별’과 ‘막말’을 키워드로 잡은 첫 관련기사가 올라오자마자 수 시간 내에 각종 연예 매체들의 기사가 우후죽순 올라왔고, 하나의 해프닝으로 넘어가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지해질 수 있었던 사건의 핵심은 ‘타이거 JK, 인종차별 사과’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함몰되어 버렸다. 일단, 이번 사건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타이거 JK의 공연 때 한 무리의 외국인 관객들이 ‘닥치고 (싸이의) 말춤이나 춰’라는 상식을 벗어난 언동으로 비아냥댔고, 이에 분노한 JK는 랩을 멈추고 약 10분간 그들에게 욕설 섞인 비판을 가했다. JK가 트위터에 남긴 바에 따르면, 이날 ‘I ain’t here to make you laugh, not here to dance for you(난 여기에 당신들을 웃기거나 춤을 추러 온 게 아니야.). F** everybody To F*** all the white people to F*** CNN To F *** Hollywood. To Fu** all yall who think Asians are here to make you laugh by dancing my asses off(백인, CNN, 할리우드 등등 아시아인들이 춤을 추면서 당신들을 웃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 다 X까!). F** Hollywood thinkin Asians are just a comic relief. (엿 같은 할리우드는 아시아인들을 단지 웃기는 소재로 여겨.).’라며, 논란이 될만한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이에 현장에 있었던 일부 외국인 관객과 기자에 의해 ‘한국의 뮤지션 타이거 JK가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라는 단편적인 부분만 확대된 소식이 불거졌다. 이후, JK는 트위터를 통해 백인들 모두를 욕해 인종차별적이라고 여길 수 있는 발언을 한 것과 다른 선량한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고, 잠시 흥분을 억누르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러나 그날 해당 관객의 무례한 행동에 대응한 건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 역시 확실히 했다. 

혹자는 ‘관객 중 일부가 그냥 내뱉은 몇 마디 가지고 너무 오버했다.’라거나 ‘”강남 스타일”이 그만큼 인기가 있으니까 그렇지.’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듣는 이가 뮤지션에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존중과 타이거 JK라는 뮤지션의 정체성을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쉽게 단정 지을 일이 아니다.  

사진: "Monster" 뮤직비디오 캡처

(그게 대중이든 매체 권력자든) 청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를 집에 두고 온 행동 중 하나가 가수에게 무턱대고 ‘노래 좀 해봐.’라고 시키는 것(자매품으로 개그맨에게 ‘웃겨봐.’가 있다.)이고, 이보다 더 몰지각한 게 해당 가수에게 다른 가수의 곡을 불러보라고 하는 짓이다. 그런데 이날 그 외국인 관객 무리는 ‘더 몰지각한’ 짓에 더해 웃겨줄 것까지 요구했다. 과연, 누가 먼저 인종차별적 행동을 취한 걸까? 그 외국인 관객들은 타이거 JK가 연예인에게 일단은 겸손, 혹은 동방예의지국 정신을 강요하는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이었다는 사실에 안도해야 할 것이다. 미국 같았으면, 욕설로 끝나지 않고 당장 주먹이 날아갔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미국에 살면서 인종차별을 몸소 경험하고, 저 옛날 LA 폭동이 일어났을 때도 흑인들이 진행하는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과 랩 음악 페스티벌에 나가 꾸준히 인종차별에 대한 부당함을 역설했던 이가 바로 타이거 JK다. 그리고 그는 필요할 땐 욕설을 동반해서라도 그 어떤 장르의 음악보다 하고 싶은 이야길 하고 꼬집을 건 꼬집는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랩퍼다. 비판, 또는 비난은 해당 뮤지션이 그 이야기나 행동을 하기까지 과정과 설득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고 난 다음에 행해져야 하는 게 순리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다루는 작금의 언론들은 어떠한가?

사건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장 어이없고 한심하다 느낀 건 각종 연예 매체가 쏟아낸 기사의 제목들이었다. ‘타이거JK 막말 사과’, ‘타이거JK 사과, “인종차별주의자처럼 굴었던 것 부끄러워”’, ‘타이거JK, 인종차별적 발언 사죄’ 등등… 자, 그가 한 말이 왜 막말인가? 그리고 왜 JK만 사과하여야 하는가? 막말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내뱉는 말’을 뜻한다. JK는 동양인으로서, 그리고 뮤지션으로서 당연히 대응해야 할 상황에 다소 과격한 언어가 동반된 대응을 했을 뿐, 오히려 진짜 막말을 한 건 그 외국인 관객들이다. 아무리 처참한 수준의 헤드라인들이 난무하는 연예 뉴스난이 된 지 오래라지만, 어쩜 이리도 한결같을 수 있을까…. 좋다. 클릭 유도와 페이지뷰를 위한 발버둥쯤으로 양해해 주고 (그럼에도 꺼림칙하지만) 제목은 넘어간다 치자. 그렇다면, 그 내용만이라도 충실해야 하는데, 엎어 치나 메치나이다. 최소한의 상황 파악이나 취재조차 하지 않은, 언론계 속칭 ‘우라까이(베껴서 재조합하기)’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감싸줄 것까지야 없지만, 기본적으로 사태의 핵심을 파악해보려는 시도 정도는 했어야 하는 게 도리 아닌가?!

한때 그들(매체)이 그토록 추앙하던 ‘힙합 대부’는 어디로 간 것일까? 한국의 힙합 대부가 무례한 관객 몇 명에게 좀 과하게 한소리 했기로서니 그게 혹시라도 세계에 불고 있는 ‘케이팝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이제서야 우리 음악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외국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을까 봐 지레 겁이 났던 걸까? 노파심에 얘기하자면, 외국의 음악팬들은 오히려 이렇게 할 말은 하는 뮤지션에 더 열광한다. 

타이거 JK는 의식있는 힙합 뮤지션으로서 매우 힙합적이고 지극히 인간적인 태도로 정당하게 대응했다. 그래도 흥분을 자제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건 도인이 아닌 뮤지션에게 너무 혹독한 강요다. 더구나 정식 방송 무대도 아니고, 자유로운 라이브 공연이었지 않은가. 그가 사과할 부분이라고는 ‘모든 백인을 싸잡아서 욕했다는 것’과 ‘그 몇 명 때문에 아무 관련 없는 관객들까지 욕을 듣고 있었어야 했다는 것’뿐인데, 이에 대해선 이미 변명 하나 없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리고 당일에도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마쳤다. 더 무엇을 바라는가?! 이런 게 바로 힙합이다. 앞뒤 안 가리고 지르는 게 힙합이란 말이 아니라, 해야 할 땐 행동하고 책임지는 게 힙합이란 얘기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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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임정식
    1. 임정식 (2013-01-22 10:50:31 / 121.173.199.**)

      추천 1 | 비추 0

    2. 아아아아아아아아
  • 잠온다
    1. 잠온다 (2012-10-06 00:26:01 / 125.141.118.***)

      추천 3 | 비추 0

    2. 한국 미디어들 태반이 르완다 수준임. 이미 한국 최대 신문사도 얼마전에 찌라시

      인증절차를 거쳤지요.

      x즘이나 몇몇 병신같은 음악 사이트 필진들도 어디 돈주고라도 음악

      좀 배워야 하고 기자들도 문학과 기사의 차이가 무엇인지 좀 배우고 와야함.

      뮤지션은 랩과 힙합을 구분 못하고

      기자는 기사와 소설을 구분 못하고 리스너는 병신과 레알을 구분 못함.

      근데 각자가 포지션이 정해져 있다는게 상당히 웃김.

      JK는 할 말 했고 자신의 권리를 지켰다. 미친 새끼들이 싸이 노래에다

      19금 걸땐 언제고 이제와서 국익이 어쩌고 개소리를 하다니.

      정신이 나간 것 같아요.
  • BassTerror
    1. BassTerror (2012-09-29 00:33:50 / 211.212.249.***)

      추천 5 | 비추 2

    2. 내심 전부터 생각했던건데
      강남스타일이 뜬 것도 싸이의 노력의 결과라 볼 수 있지만 유투브나
      어디서 봐도 싸이 인터뷰때 춤추며 사람들에게 코믹스러운 분위기를 풍긴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Far east movement 도 like a g6로 빌보드 진출하기전 앨범 들어보시면 아시안이 브루스 리 옷입고 코믹스러운 행동하는 뮤비가 많고
      사실 비 같은경우도 헐리웃 진출한것으로 우리나라에선 "월드스타 비 헐리웃 진출"이라는 헤드라인걸면서 엄청 높이 띄워주는데 대단한것이긴 하지만
      막상 헐리우드 입장보면 "아시아인 배우가 필요했을 뿐이다." 이런입장..
      하지만 JK보면서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건
      저런 비논리적인 행동에 대해 가만있지 않고 싸울줄알며
      한국인의 겸손함을 잃지 않는거같아요.
  • 고수련
    1. 고수련 (2012-09-28 00:47:16 / 222.117.218.**)

      추천 2 | 비추 0

    2. 옛날부터 인터넷 뉴스를 상당히 혐오했는데, 비호감도가 더욱 상승합니다.
  • JAYDAY
    1. JAYDAY (2012-09-27 17:10:35 / 203.236.26.***)

      추천 6 | 비추 2

    2. 이 사건보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힙합 팬이기 때문에 JK의 행동을 힙합적인 attitude로 봐서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햇지만 대중들에겐 그저 JK는 연예인일뿐이고 요구하는 것도 달라서 생긴 일 같습니다
      비난이 워낙 많아서 내심 힙합커뮤니티에서만이라도 적극적으로 옹호해주기를 바랫는데 반갑네요 이 글 자체가
  • sodghs
    1. sodghs (2012-09-27 13:35:21 / 210.94.115.***)

      추천 2 | 비추 0

    2. [좋다. 클릭 유도와 페이지뷰를 위한 발버둥쯤으로 양해해 주고]
      이 부분 인상깊네요.
      타이거JK VS 싸이 구도로 만들어 이슈 좀 터트리자고 발버둥 치는 헤드라인...
      쓴웃음도 나오지 않더군요.
      아무튼 타이거JK의 짚을 건 짚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모습 멋지네요.
  • Fukka
    1. Fukka (2012-09-27 13:09:49 / 211.246.77.***)

      추천 1 | 비추 1

    2. 구린 미디어들
      jk 역시 진짜 힙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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