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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ested Development - 3 Years, 5 Months & 2 Days In The Life Of...
황순욱 작성 | 2012-11-23 18:0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 | 스크랩스크랩 | 26,689 View

Artist: Arrested Development
Album: 3 Years, 5 Months & 2 Days In The Life Of...
Released: 1992-03-04
Rating: 
Reviewer: 황순욱








1992년과 93년 사이의 힙합은 [The Chronic]으로 정리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동부와 서부로 나뉘어 치열하게 실력전을 펼치던 전쟁터는 이 한 장의 앨범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피트 락 앤 시엘 스무스(Pete Rock & C.L. Smooth), 갱스타(Gang Starr), 레드맨(Redman), EPMD 등 동부 씬의 명반도 줄줄이 발표되었지만, 닥터 드레(Dr. Dre)의 무기 앞에서는 상대되지 않았다. 그런데 [The Chronic]의 진짜 라이벌은 애틀랜타에 있었다. 남부 특유의 분위기를 배경으로 ‘랩퍼=갱스터’라는 공식을 깨며, 얼터너티브 힙합의 바람을 몰고 온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Arrested Development)의 [3 Years, 5 Months & 2 Days In The Life Of...]는 당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드레의 공습에도 아랑곳 않고 인기를 이어갔다.

프린스(Prince)의 “Alphabet St.”의 후렴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더 브랜드 뉴 헤비스(The Brand New Heavies)에게 퍼커션을 빌려온 “Tennessee”는 신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풀어낸 곡으로,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의 대표곡임과 동시에 힙합사에도 중요한 곡으로 남아있다. 시종 경쾌한 분위기가 몸을 들썩이게 하지만, 바닥에 깔린 메시지는 결코 가벼이 흘릴 수 없다. 당시의 힙합이 증오와 분노, 복수심으로 가득 찬 메시지를 뱉어내고 있었지만,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의 소통방식은 긍정적이고 사색적이었다. 대표적으로 “Mr. Wendal”은 노숙자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가 오히려 자유로운 것은 아닐지, 미국이라는 문명의 총합이 과연 좋은 것인지에 의심을 품는다.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의 이러한 면모 뒤에는 리더 스피치(Speech)의 입김이 가장 컸지만, 그가 대학 시절 만난 정신적 지도자 바바 오제(Baba Oje) 같은 음악 외적인 멤버를 포함하는 진취적인 발상이 바탕이었다. 흔히 DJ와 MC의 조합으로 구성되던 다른 그룹과 달리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는 댄서와 연주자, 그리고 정신적 지도자를 포함하는 형태로 그룹을 구성했다. 음악이 단순한 음향의 조합이 아님을 알려주는 사건이다.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의 혁신적인 부분은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남부의 청취를 힙합과 랩으로 끌어안으며 독특한 하나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완성하는데, 주니어 웰스(Junior Wells)의 블루스에 스크래칭을 섞은 “Mama’s Always On Stage”를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하모니카가 인상적인 루프는 누가 들어도 남부의 짙은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Sly & The Family Stone)의 훵크와 밥 제임스(Bob James)의 재즈 사이에서 절묘한 접점을 찾은 “People Everyday”, 적극적인 베이스라인과 보컬을 적재적소에 꾸며 넣은 “Give A Man A Fish”, 드럼 머신과 베이스 위로 독특한 악기를 차례로 얹어 맛을 낸 “Washed Away”로 이어지는 트랙들의 연결은 이후 남부힙합 사운드를 정의하며, 더티 싸우스(Dirty South)와 크렁크(Crunk) 씬의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3 Years, 5 Months & 2 Days In The Life Of...]의 타이틀은 알려진 대로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가 소속사와 계약하고 앨범을 내어 놓기까지 걸린 시간을 새긴 것이다. 이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멤버들의 불만이 많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그토록 길었던 제작기간이 단순히 휘발되어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고, 두 개의 그래미 트로피와 롤링 스톤즈 선정 ‘올해의 밴드’라는 타이틀 등으로 보상받았다. 물론, 미국 내에서만 400만 장 이상이 팔려나가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이후 밴드의 행보는 그들의 이름(발육정지)처럼 평탄치 않았으며, 두 번째 앨범도 음악적으로는 훌륭했으나 흥행에는 실패하면서 서서히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 버렸다. 그렇기에 [3 Years, 5 Months & 2 Days In The Life Of...]는 힙합의 새로운 팬들이라면 애써 찾아서 들어 보아야 할 작품이 되었다. 이 앨범을 아직 만나지 못한 이들은 그 노력에 반드시 보상받을 것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황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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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asym
    1. asym (2015-08-22 16:57:32 / 1.232.141.**)

      추천 0 | 비추 0

    2. 이걸 이제야 듣다니...
  • 버기
    1. 버기 (2012-11-24 00:13:52 / 211.247.93.***)

      추천 0 | 비추 0

    2. 저 안그래도 이 음반 얼마전에 샀었는데...
      앨범커버만 봐도 아련해지지 않나요?
  • 린네
    1. 린네 (2012-11-23 20:35:37 / 14.138.65.**)

      추천 0 | 비추 0

    2. 그야말로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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