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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 첨삭지도 6강: 믹스테잎은 돈 받고 파는 게 아닙니다.
강일권 작성 | 2013-01-18 21:1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7 | 스크랩스크랩 | 61,219 View




‘리드머 첨삭지도’는 각종 매체(온•오프 잡지, 신문, 방송 등)에서 흑인음악, 또는 관련 대중문화의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작성되어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내용을 전파할 우려가 있는 공식적인 글을 콕 찍어내어 대놓고 태클을 거는, 장르 문화와 흑인음악 바로 세우기를 위해 리드머가 기획한 도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단, 글과 말의 출처가 된 매체는 밝히되 실명은 거론하지 않는다는 걸 규칙으로 합니다.


며칠 전 한 힙합팬에게 SNS 쪽지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요즘 믹스테잎을 돈 받고 파는 분들이 꽤 보이던데, 이거 괜찮은 건가요?’

처음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만약 다른 가수의 음악을 허락없이 사용한 곡이 단 한 곡이라도 있다면, 당연히 불법’이라는 답변을 보내줬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냥 넘길 일이 아닌 듯싶더라. ‘꽤’라는 부사가 아무래도 걸렸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제보자(?)가 얘기한 출처를 바탕으로 여기저기 검색을 좀 해보니 이것 참… 기존에 발표된 비트가 포함된 믹스테잎을 정규 앨범가에 육박하는 가격에, 그것도 개인 블로그, SNS 등지에서 ‘대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더 황당했던 건 파는 사람(창작자)이나 사는 사람(장르팬) 모두 이것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혹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는 점이다. 모든 게 엉망이었다.

생각보다 이 웃지 못할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해당 문제는 꼭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현재 (기존 발표 인스트루멘탈이 포함된) 믹스테잎을 아무렇지 않게 유료 판매하고 있거나 팔 생각을 갖고 있던 랩퍼들 및 랩퍼 지망생들, 믹스테잎을 둘러싼 윤리적인 부분에 무지하거나 무감각한 창작자와 장르팬 모두가 대상이다.
 


*혹 믹스테잎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잡혀있지 않은 분이라면, 일전에 썼던 ‘믹스테잎의 세계(http://bit.ly/13HqfMq)’라는 글부터 일독하고 오시길 권한다. 


오늘날 믹스테잎을 대하는 많은 이가 남의 곡을 가져다가 사용하는 행위를 ‘힙합 문화’라는 미명 아래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남의 곡을 무단으로 사용해놓고도 떳떳하게 돈을 받고 파는 그 배짱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놀랍다. 행여라도 외국 뮤지션의 곡이라서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국내에는 수많은 외국 음원을 관리하는 퍼블리싱 회사가 몇 군데나 있다. 만약, 독하게 맘먹고 소송을 건다면…?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이걸 알아야 한다. 판매 문제를 두고 왈가왈부하기 훨씬 이전에 믹스테잎 수록곡의 주요 형태, 그러니까 정식으로 유통되고 있는 다른 사람의 곡에 자신의 랩이나 보컬을 입힌 곡을 무료로 배포하거나 공유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 그게 유료든 무료든 원곡의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다면, 해당 음원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순간 저작권법을 비롯한 모든 윤리적 테두리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얘기해서 창작곡이나 리메이크 형식을 제외한 전통적인 형태의 믹스테잎은 불법이다.


아니, 그럼 미국힙합 씬의 믹스테잎 판은 어떻게 된 거냐고? 이제부터 거기에 대해 설명해드릴 참이다. 앞서 언급한 원칙적으로 불법인 행위들이 묵인되는 곳이 바로 힙합 믹스테잎 씬이다. 그 이유가 뭘까? 힙합 뮤지션들과 산업 관계자들의 윤리의식이나 법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아니면, 믹스테잎에만 특별히 법적인 규제가 미치지 않아서? 절대 아니다. 여기엔 가장 중요한 이유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문화적 측면’과 ‘홍보 효과’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오늘날 이 문제를 설명하는 데 보다 핵심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는 ‘홍보 효과’와 관련된 사항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근 몇 년 사이 믹스테잎 판이 커지기 시작한 건 주된 형태가 CD나 테잎에서 온라인 음원으로 변화하면서부터였다. 비용과 노동력이 일정이상 들어가야 완성할 수 있는 물리적인 형태의 결과물이 굳이 요구되지 않는 환경이 되면서 뮤지션이나 지망생들은 더욱 쉽고 많이 믹스테잎을 제작하고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저 녹음을 하고 온라인에 뿌리면 그만이었다. 특히, ‘datpiff.com’으로 대표되는 믹스테잎을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일종의 허브 사이트들이 생김으로써 힙합팬의 접근이 훨씬 쉬워진 건 결정적이었다. (DJ, 랩퍼, 비트메이커 모두를 포함한) 무명 뮤지션들과 이전부터 꾸준히 믹스테잎을 발표해오던 기성 뮤지션들의 결과물이 매일마다 업데이트됐고,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수많은 음원에 힙합팬들은 열광했다. 게다가 믹스테잎의 주체가 랩퍼로 쏠리게 되면서 출중한 실력을 지닌 이들은 팬들의 입 소문, 아니 키보딩 소문을 타고 상당히 주목받았는데, 이러한 신예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힙합 매체의 공신력까지 더해지면서 정규 앨범 발표나 레이블의 프로모션 없이도 스타가 되는 뮤지션들이 하나 둘 탄생했다. 믹스테잎 씬이 일종의 신예 스타 등용문처럼 된 것이다. 레이블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믹스테잎을 통해 일정 수준의 실력 검증과 인지도를 확보한 신인을 프로모션하는 건 0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던 기존 신인 프로모션보다 훨씬 쉬우면서도 매력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힙합 씬 안에서 믹스테잎이 차지하는 지분이 커지자 스타급 랩퍼들과 베테랑 랩퍼들도 저마다 홍보 효과를 노리거나 장르에 대한 열정을 표하고자 본격적으로 판에 뛰어들게 된다. 음악 시장이 점점 온라인 음원 위주로 재편되고, 앨범이라는 형태가 지닌 가치 또한, 줄어들면서 기성 뮤지션들과 레이블은 이전과 다른 방식의 홍보 창구를 찾아야 했고, 그러한 욕구가 믹스테잎 씬과 맞아떨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창작자와 창작물을 홍보하기 위한 도구 역시 창작물이었다는 것, 그것도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다 보니 힙합음악팬의 호응은 더더욱 열광적일 수밖에…. 이 모든 현상으로 말미암아 믹스테잎 씬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자, 이쯤에서 많은 이가 믹스테잎 판의 상황과 음원 사용을 묵인하는 게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다는 얘긴지 의아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랩 실력 하나로 스타가 된 신예들과 스타급 랩퍼들의 믹스테잎이 공개됐을 시 쏠리는 팬들의 관심은 실로 대단하다. 실례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왈레이(Wale), 제이 콜(J. Cole) 등이 발표한 믹스테잎은 특정 사이트 한 곳에서만 다운로드 횟수가 몇 십만 건에 이르고, 최고의 믹스테잎 스타들인 릴 웨인(Lil Wayne)과 위즈 칼리파(Wiz Khalifa)는 최고 2백만 건까지 기록할 정도다. 다른 몇몇 믹스테잎 전문 사이트들과 P2P 등을 통해 공유되는 사항을 합하면, 그 숫자는 훨씬 어마어마하다. 이처럼 수많은 이가 다운로드받아 듣는 믹스테잎에 자신의 비트가 사용되었다고 생각해보라. 이건 여전히 미국 장르 씬의 홍보 창구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라디오 에어플레이보다 몇 십 배는 더 뛰어난 홍보 효과를 부르는 것이다. 또한, (본의 아니게) 다른 뮤지션의 음악을 홍보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정상급 스타들 역시 믹스테잎이라는 형식을 통해 인기를 유지하고 홍보를 이어갈 수 있으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인 거다. 바로 오늘날 미 힙합 씬의 관계자들과 뮤지션들이 이 지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현 힙합음악 시장의 상황 속에서 믹스테잎이 지니는 상업적 가치는 굉장하다.

실제 지난 2007년, 믹스테잎 씬의 톱스타 중 한 명인 디제이 드라마(DJ Drama)와 관련한 저작권 소송 진행 과정에서 많은 힙합 뮤지션이 보인 반응은 이를 고스란히 증명해준다. 당시 드라마는 자신이 직접 선곡하고 리믹스한 곡들을 모아 믹스테잎을 만들고 무료로 공개하는 한편, 소액을 받고 판매하기도 했는데, 이에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가 불법이라며 고소한 것이다. 윤리적으로 당연한 행위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원작자들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릴 웨인과 티아이(T.I.)를 비롯한 그와 함께 작업했거나 믹스테잎이라는 매개체를 통한 수혜를 경험했던 많은 랩퍼들은 믹스테잎이 끼치는 홍보적 영향력과 힙합만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거론하며 드라마를 적극 옹호한 것이다. 비록, 드라마에겐 실형이 선고됐었지만, 이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창작자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만큼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필자 주: 이후로도 드라마는 몇 번이나 소송에 휘말렸다. 그중엔 절친 릴 웨인의 소속사인 Cash Money Records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랩퍼들이 ‘유료 판매’ 자체를 옹호한 것은 아니었다. 드라마와 그의 믹스테잎이 가진 영향력을 고려하여 형집행의 무게를 덜기 위한 움직임이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이상 내용과 더불어 믹스테잎이 힙합문화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거리에서 온라인으로 무대가 옮겨오긴 했지만, 믹스테잎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부족하거나 후원자가 없는 상황에서 신인이나 인지도가 덜한 뮤지션들이 스스로를 증명하고 홍보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매개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재능있는 이들이 꾸준히 발굴되고 재발견됨으로써 장르 씬이 순환할 수 있는 것이고 말이다. 그렇기에 이미 스타가 된 뮤지션들이 자신의 비트가 무단으로 사용되어도 별 상관 않는 건 스타가 되기 전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후진을 양성한다는 의미에서 한편으론 너그러움을 베푸는 것이기도 하다. 문화에 대한 존경이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강조하건대, ‘유료 판매’ 문제가 결부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미국의 믹스테잎 씬이 커지고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 건 어디까지나 ‘무료’라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기 때문이니까. 이는 곧 장르 씬의 발전과 문화에 대한 존경, 그리고 무엇보다 오리지널 창작물과 창작자에 대한 존경이 바탕이 된다는 걸 뜻한다.

이쯤에서 가장 원초적인 질문으로 돌아와보자.  

‘왜 팔면 안 되나요?’

만약, 모든 곡이 스스로 만든 창작곡이라면, 그걸 무료로 풀든 얼마를 주고 팔든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단 한 곡, 아니 단 한 벌스(Verse)라도 사전 합의 없이 기존에 발표된 인스트루멘탈을 그대로 사용했다면, 1원을 받고 판매한다 해도 그건 절도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무료로 공개한다 해도 자신이 사용한 음악의 원작자들을 존중하고 감사해하는 마음을 갖는 게 우선이다. 노파심에 얘기하자면, ‘옛날에 몇몇 국내 랩퍼들도 외국 비트 사용한 믹스테잎을 대놓고 팔았는데, 왜 전 안 된다는 건가요?’내지는 ‘외국 랩퍼들도 자기 홈페이지 같은 데서 믹스테잎을 파는 경우가 있던데요!’ 같은 태클은 사양하겠다. 이건 ‘쟤도 도둑질해서 파는데 왜 전 안 되나요?’와 같은 소리니까.

이제 막 믹스테잎을 내놓고 랩퍼의 길을 시작하려는 이들과 되려고 하는 이들이여, 만약, 자신이 ‘랩 하는 오빠’나 ‘힙합 양아치’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멋진 힙합 뮤지션’이 되고 싶은 거라면, 부디 이름을 알리고, 돈을 벌 생각하기 이전에 음악과 그 문화에 대한 이해부터 선행하시라. 그게 바로 힙합 속에 몸 담그기 전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오늘의 첨삭지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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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vinie베플
    1. vinie (2013-01-22 22:08:01 / 211.201.132.**)

      추천 13 | 비추 2

    2. 아무리봐도 저분은 병이다 진짜;
  • Fukka베플
    1. Fukka (2013-01-22 17:34:56 / 39.7.29.***)

      추천 18 | 비추 6

    2. GG 유로니모스님 짱드세요 어련하시겠음.
  • Ojy
    1. Ojy (2014-11-08 23:38:50 / 118.33.99.***)

      추천 0 | 비추 0

    2. 논란의 여지가 당연히 없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다른의견이 댓글이 없을 줄 알았는데..ㅋㅋㅋ 신기하기까지하네요
  • DaKib
    1. DaKib (2013-02-07 14:16:05 / 39.7.11.***)

      추천 4 | 비추 0

    2. 칼럼 처음에 보고 시간이 좀 지난 이제 다시 한번 글을 볼 일이 있어 열람했는데 무척 많은 댓글 공방이 있었네요. 이걸 이제서야 전부 다 읽었답니다.
      결론은 아쉽습니다.
      왜 남성훈 부편집장님의 댓글을 제대로 이해치 않으시는지들이 궁금하고
      그래서 아쉬운 결말이란 생각이 듭니다.

      샘플링과 기존비트의 작법을 동일선상에서 보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시는 건데 말이죠.
      샘플링작법은 타장르의 것을 힙합음악화 하는 기법에 의미를 가지지만,
      기존 비트에 랩을 하는 것은 장르적 프로덕션에 의미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인데 말입니다.

      배추(A장르)를 저리고 +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넣고 '발효'시키면 = 김치 (B장르)가 됩니다.
      A장르 -> 새로운 B라는 장르로 탄생이죠.

      기존 김치(B장르)에 + 생굴을 얹어서 = 굴김치(B장르)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김치지요.

      세분리적 잣대를 '창조와 재창조'에만 단순 적용함이 문제인 듯합니다.
      '작법'의 재창조의 의미보다는
      '장르'의 전환으로 인한 창조의 의미를 높게 사기에 평가되는 타당함과,
      동일장르 선상에서의 단순 이용은 다르며,
      이를 상업적 이용에 (어느정도는) 허가 하자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원래 세상에는 없던
      '힙합음악'의 탄생-창조와
      개인 작업물의 탄생-창조를 구분하는 포커스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덧붙여서
      의미의 요점을 차치하고,
      긴 글을 큰 무리 없이(약간의 비매너댓글도 계셨지만) 예의있게 토론해주신 분들의 댓글에서 현 한국힙합씬의 문제와 상황을 꼬집고 각자의 고찰들을에서 피와 살이 되는 좋은 말씀들 많이 배웠고 자극도 받았습니다. 그 점에 감사드립니다.
  • Jay Ku
    1. Jay Ku (2013-01-24 17:21:34 / 180.92.124.**)

      추천 2 | 비추 1

    2. feel harmonik..
  • 잠온다아
    1. 잠온다아 (2013-01-24 13:43:49 / 58.142.239.**)

      추천 3 | 비추 21

    2. 전 돈받고 팔자에 한표입니다. 단, 팔다 걸리면 법적 제재를 받을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첨언하고 싶네요. 무단횡단이 범법이라는 걸 알고 무단횡단을 하자 라는 거죠.


      결국 무단샘플링이나 믹테나 똑같은 영역이에요. 팔려면 사고 싶은 사람들한테 만원 정도에 파세요. 나중에 성공하면 팬들에겐 기념품 같은 것이 될테니까. 믹테판매나 디스는 힙합 문화의 오랜 관습이죠. 그러나 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저작권 위반, 모욕죄, 명예훼손죄에 속합니다. 결국 법의 제한에 맞추느냐 마느냐의 문제죠.


      이마트에 버벌진트와 다듀의 신보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만원밖에 없는데,
      버벌진트와 다듀 중 누구의 신보를 사겠습니까? 제가 만약 만원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저는 두개 다 훔치고 만원으로 라면 몇개랑 소주 두어병 그리고 담배를 사겠네요. 집에 식량도 없고 담배도 없으니까요.


      힙합은 서브컬쳐입니다.. 주류에 저항하는 문화. 모두가 공무원 시험 준비하고 싸트 준비하고 법 잘지키며 살 때 "난 취업도 안하고 하고 싶은 거 하고 다 훔쳐버리고 남들이 팔지 말라는 믹테 팔아서 캐쉬머니보다 더 잘나가는 기획사 만들거다" 라고 하는 게 힙합이죠. 미국이나 한국이나 법의 제재는 언제든지 존재합니다. 미국이 더 엄격하죠.


      80년대까지 미국은 흑인들을 탄압해왔습니다. 대놓고 탱크로 짓밟거나 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종차별을 좌시하고 정부차원에서 인종차별 정책을 지원했습니다. 그것은 사회적 계층을 정립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는데 그렇게 했던 이유는 결국 돈입니다. 우리가 5~6000원 주고 마시는 커피 원두의 원가가 얼만지 아십니까?
      그 원두를 따는 후진국 국민들의 임금을 아십니까? 누군가는 착취 당해야 지배 계층이 유지됩니다.


      커피가 만약 한잔에 5만원이면 사먹겠습니까? 돈 있으면 사먹겠죠. 패밀리 레스토랑도 그정도니까. 그러나 스타벅스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커피가 5만원 정도하면 후진국 국민들도 한달에 100만원~200만원 정도 받아서 잘먹고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근데 그리 되면 스타벅스가 망하죠. 믹스테잎 판매는 커피 원두 따는 노동자가 원두를 빼돌려서 한국에 직접 중개무역을 하는 행위입니다. 이미 착취당하고 억압받는 이들이 그게 불법인지 뭔지 알게 뭡니까? 옳다 그르다를 판명하는 건 이분법적 사고입니다. 왜 흑인들이 한인 타운에다 불을 지르고 마약을 팔았는지, 왜 한국 뮤지션들이 불법적인 판매를 하는지에 대한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진국스럽다고 할 수 있겠죠.


      음원 시장에서 멜론, 도시락 다 꺼지고 음원 가격을 적절한 정찰제로 국가에서 운영하거나 공사기관에 맡겨서 믹테가 아닌 합법한 창작물을 만들도록 유도를 해야 옳죠. 음원 가격은 1.5원에 팔도록 용인하면서 저작권을 지키라고 하는 건 억압이고
      착취입니다. 우리 모두 훔칩시다. 버벌진트 음반이랑 다듀 음반. 대신 경찰서 갔을때는 제 이름 팔지 마세요. 저 새되요.
  • euronymous
    1. euronymous (2013-01-23 19:08:34 / 183.102.139.**)

      추천 0 | 비추 27

    2. 그러게... 나두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다ㅋㅋㅋㅋ 생각의 차이는 토론이라도 할 수 있지 생각의 유무가 문제가 되면 정말 답이 안 나옴^^
  • 퍽웟유투
    1. 퍽웟유투 (2013-01-23 18:32:02 / 112.145.240.***)

      추천 6 | 비추 3

    2. 기본적인 토론의 쟁점도 모르고 이것저것 가따 붙이니깐 이렇게 되지ㅋㅋㅋ 어떻게보면 안타깝다증말
  • Archetype
    1. Archetype (2013-01-23 11:57:18 / 112.170.109.**)

      추천 0 | 비추 15

    2. 다행히 토론이 좋게 끝났네요ㅎㅎ 저도 유료화로 인해 저작권, 소유에 대한 존중이 약해지는건 바라지 않아요~ 그저 어느정도 용인하면 어떨까 했던 작은 생각이었는데 누가 너무 비꼬는 언사를 툭툭 던져서 저도 조금 흥분했네요ㅎㅎ
  • euronymous
    1. euronymous (2013-01-22 23:23:59 / 183.102.139.**)

      추천 1 | 비추 23

    2. 부담보이/
      네 뭐 저도 님의 의견에는 큰 틀에서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서적 환기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환기할 수 있는 어떤 예술적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거였거든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 다르다고 하는 건 믹스테입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형태의 예술에 적용될 수 있으니까요. 저는 단지 믹스테입이라는 변칙적인 방식도 샘플링만큼이나 듣는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저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 보러 가야겠군요^^;
  • 부담보이
    1. 부담보이 (2013-01-22 23:19:25 / 211.234.199.**)

      추천 16 | 비추 0

    2. 아 2,3천원이면 저도 적당한거 같네요 ㅎㅎ 농담이고
      편집장님이 지적하신 부분대로 결국 얼마냐의 문제보다는 자각하고 있냐 혹은 경각심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저작권에 대한.

      아 그리고 제이지는 제가 알기로는 그때 은퇴하면서 아카펠라를 가지고 놀라고 뿌리고 가지 않았나요?? 한참 된일이라 가물하네여
  • 부담보이
    1. 부담보이 (2013-01-22 23:15:59 / 211.234.199.**)

      추천 14 | 비추 0

    2. 그리고 개인의 정서적인 이슈는 지금의 논의와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누구에게는 1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고 누구에게는 다운받은 시간이 아까운 테입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은 과연 남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이 어디까지 정당화 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앞에서도 애기했듯이 개인적으로 믹스테입을 돈받고 파는 언더렙퍼나 혹은 나아가서 무단 샘플링의 경우 그 분들이 죽일 놈이라고 애기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자신이 무슨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자각심은 있어야 된다는 애깁니다. 이건 힙합에서 당연한거야! 난 힙합하는 사람이자나? 이런 마인드로 남의 저작물에 대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리드머에서 적절한 시기에 이런 원칙적인 부분에대해 잘 지적해 주신 거 같아 좋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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