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롸마 - 죄송합니다
남성훈 작성 | 2013-02-04 16:5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30,991 View

Artist: 롸마와 제4금융(The Rama)
Album: 죄송합니다
Released: 2013-01-15
Label: STG월드, 유니버셜(배급)
Rating:
Reviewer: 남성훈








롸마와 제4금융권(The Rama) [죄송합니다]는 아티스트 고유의 가치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잘 보여주는 앨범이다. 흥미로웠던 전작 [Live for today](2009) 보다 패배주의가 이전보다 짙게 깔리긴 했지만, 사회시스템을 향한 씁쓸한 조소와 자기 희화화에 거침이 없는 삐딱한 취향은 이번에도 뒤끝 안 좋은 웃음을 유발하는 순간을 꽤 만들어낸다. 온갖 키치 코드를 끌어 온 단어선정과 구성도 여전한데, 다만, [죄송합니다]에서는 홍대 힙합 씬의 실패한, 혹은 한물간 랩퍼로 설정한 자신의 처지를 최대한 활용한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 세상을 향한 직접적인 발언은 줄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 뒤에 사회의 부조리를 슬쩍 깔아 오히려 그 효과는 배가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트랙 "조은영"에서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올해에도 음악생활을 계속할 것 같습니다, 2013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로 시작되는 내레이션은 [죄송합니다] 앨범 전체를 좀체 통하지 않는 소수취향 스타일을 고수하는 랩퍼의 서사로 만들어버리며 재감상을 부추긴다.

 

하지만 그가 내세울 수 있는 가치는 여기까지다. 이 앨범이 의도한 감상이 작용할 수 있는 부류는 여전히 앞서 말한 그의 스타일에 반응하는 소수일 수밖에 없다. 분명하게 그 특이점이 잡히고 흥미롭긴 하지만,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완성도의 우월함에 기반을 둔 감상이 아니라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흡사 습작 비트들을 모아 놓은 듯한 프로덕션은 롸마의 힘 쫙 빼고 라임을 이어가는 랩 스타일과 합을 맞추었다고 애써 생각하기에도 무리가 있으며, 고유의 화법을 기대하거나 흥미를 느끼는 이가 아니라면, 과연 장르 팬에게 랩퍼로서 어떤 감흥을 줄 수 있을까 싶은 심심한 랩 스타일 역시 쉽게 [죄송합니다]를 추천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런 요소들까지 엮여 특유의 기운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의도했다면 조금 더 과감하게 그것을 전면에 드러냈어야 했다.

 

이번에도 롸마는 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담은 작품을 만들어 냈지만, 완성도 있는 랩/힙합 장르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죄송합니다]는 롸마 고유의 화법을 지지하는 이들에게는 과대평가되고, 그것에 관심 없는 이에게는 과소평가될 운명의 작품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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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sodgh
    1. sodgh (2013-02-04 19:29:52 / 118.219.19.*)

      추천 1 | 비추 0

    2. 개인적으로 라마 1, 2집, 칠린스테고 앨범을 좋게 들어서인지 이번 앨범도 좋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그 시절을 기억하는 소수 한정으로 한물 간 랩퍼 설정에서 감흥을 느낄테니 라마를 접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다소 약하게 작용할 여지가 많을 거 같네요. 아쉬운 비트와 심심한 랩은 조금 아쉽긴 했는데 곡의 컨셉이나 분위기가 좋아서 조화로운 맛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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