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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Lion - Reincarnated
남성훈 작성 | 2013-05-13 18:1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24,513 View

Artist: Snoop Lion (aka Snoop Dogg)
Album: Reincarnated
Released: 2013-04-23
Rating : 
Reviewer: 남성훈









스눕 독(Snoop Dogg)이 스눕 라이언(Snoop Lion)으로 이름을 바꾸는 과정의 진정성을 우리가 의심할 필요는 전혀 없다. 시간 낭비다. 그 모든 과정은 다시 태어난다는 뜻을 지닌 [Reincarnated]라는 이 앨범과 동명의 다큐멘터리에 아주 잘 나와 있으니 말이다. 다르게 말하면, 중요한 문제는 스눕 라이언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정한 새로운 정체성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그럴듯하게 그걸 그려내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황당할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변신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어느 순간 약간의 진지한 호기심이나 기대를 품게 한 것은 스눕이 그의 변신에 한없이 진지하게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엔 장난인 줄 알고 웃다가, ‘미안, 너 진지하구나?' 하고 정색하게 하는 힘이 있다. 방법은 이렇다. 일단 이름부터 바꾼다. 자메이카에 가서 라스타파리(Rastafari)에 빠져 새로이 태어나는 과정을 아예 다큐멘터리로 찍어 이름이 바뀐 연유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의 표현 방법인 음악으로 이것을 설명하는데, 앨범을 통째로 할애함은 물론이고, 장르를 힙합에서 레게로 바꿔버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래도 내 진정성을 의심해?'라고 따져 묻는 효과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Reincarnated]는 레게 음악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은 당연히 아니다. 감상의 포인트도 스눕이 어떻게 앨범 안에서 기능하고 있느냐는 부분에 쏠린다. [Reincarnated]는 얄미운 앨범에 가깝다. 20년 이상 미 음악산업의 최정상을 지켜낸 감각을 지녔으며, 자메이카를 음악적 고향으로 여긴다는 스눕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형태의 레게 음악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현실화시킬 돈을 포함한 여유가 있으니 ', 나 이제 레게 할 거니까, 괜찮은 레게 앨범을 만들어보자!'라고 진두지휘한 티가 팍팍 난다고 할까. 스눕이 이 프로젝트의 음악 감독으로 택한 건 디플로(Diplo)와 그의 프로젝트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 사실 그동안 스눕이 이 앨범을 위해 깔아놓았던 떡밥들을 고려하면, (좋은 의미에서건 아니건) 하이브리드된 레게 음악이 다수 포진해있어 레게 앨범으로서 완성도에는 고개를 갸우뚱할 지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통성에서 한 발 물러나와 보자면, 레게를 중심으로 힙합, 덥스텝, 클럽 뮤직을 살짝 끌어들이는 디플로의 프로덕션은 꽤 감각적이고 흥겹다. ·중반부를 차지한 비교적 루츠 레게에 가까운 트랙들도 스눕의 보컬과 잘 어울리고 말이다.

 

, 이제 스눕 라이언이 과연 [Reincarnated]에서 제 역할을 했느냐가 남았다. 그의 행보를 면밀하게 따라온 사람이라면, 스눕이 능글맞게 레게 앨범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에 적응하기가 어렵진 않을 것 같다. 특정 장르가 잘 어울린다기보다는 방법적인 면에서 어색함이 덜하다는 것이다. 이미 스눕은 [Tha Last Meal]“Leave Me Alone”과 같은 곡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으며, 농담 같은 팀이지만, 나인 인치 딕스(9 inch Dix)라는 보컬 그룹의 멤버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는 힙합 외의 장르 무드를 끌고 와 섞는 것은 물론, 이번처럼 아예 타 장르로 자신을 투신하는 데도 재능이 있는데, 컨트리송 “My Medicine” 발표 후 윌리 넬슨(Willie Nelson)의 공연장에 깜짝 등장한 일화도 유명하다. 어쨌든 랩은 드레이크(Drake), 버스타라임즈(Busta Rhymes)에게 맡기고 순수하게 레게 보컬에 집중한 모습 자체는 꽤 그럴듯하다.

 

그렇다면, 그의 변신은 성공일까? 모호하다. 앨범이 주는 감흥도 딱 거기에 멈춰있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 그저 탄탄한 프로덕션 위에서 레게 뮤지션으로 변신한 스눕의 신난 모습을 즐기는 것뿐이다. 그가 곳곳에 심어 놓은 메시지는 스눕이 레게 음악으로 이런 걸 말하고자 하는구나….’라는 수준의 이해에서 더는 뻗어 나가지 못하고, 많은 부분 장르의 틀 안에서 상투적이다. 그의 보컬 역시 스눕이 레게를 이렇게 소화하는구나….’라는 선에서 더 이상의 감동을 전달하기엔 역부족이다. 앨범을 여는 “Rebal Way”에서 “Here Comes The King”을 지나 “So Long”까지 이어지는 전반부는 긴장감과 흥겨움이 동시에 담긴 멋진 구간이고, 스눕의 매력을 잘 담은 “Smoke The Weed”와 사랑스러운 “The Good Good”, 그리고 빈티지 질감이 중독적인 “La La La”까지 매력적인 곡들이 포진해 있지만, 장르의 정수를 담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고, 스눕 라이언, 혹은 스눕 독의 또 하나의 즐길만한 앨범이라는 한계를 깨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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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Fukka
    1. Fukka (2013-05-14 14:56:08 / 175.223.41.***)

      추천 0 | 비추 0

    2. aka라고 하기 좀 애매한건 맞는데 메이저 레이저가 처음엔 디플로가 DJ스위치인가? 랑 하다가 둘이 갈라져서 지금은 '디플로 = 메이저 레이저'나 마찬가지에요. 다른 멤버 몇 명 있긴한데 정식 멤버라기보단 라이브할 때만 도와주는 형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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