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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 첨삭지도 7강: 힙합이 가요계 대표가 되었다… 정말 힙합 맞나요?
남성훈 작성 | 2013-08-19 19:1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40 | 스크랩스크랩 | 46,123 View




‘리드머 첨삭지도’는 각종 매체(온•오프 잡지, 신문, 방송 등)에서 흑인음악, 또는 관련 대중문화의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작성되어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내용을 전파할 우려가 있는 공식적인 글을 콕 찍어내어 대놓고 태클을 거는, 장르 문화와 흑인음악 바로 세우기를 위해 리드머가 기획한 도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단, 글과 말의 출처가 된 매체는 밝히되 실명은 거론하지 않는다는 걸 규칙으로 합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132210585&code=960802

 

지난 8 13, 경향 신문에 "힙합, 언더의 상징에서 가요계 대표로 점프"라는 거창한 타이틀의 기사가 실렸다(내용은 위 링크 참고). 대중문화 전문 기자가 문화 섹션에 정식으로 올린 글이지만, 힙합 음악을 이해하는 수준의 얄팍함은 차치하더라도 이 기사의 존재가 최근 몇 년 사이 불특정 대중에게 심각하게 왜곡되어 전달되어온 '힙합'의 민망한 결과물 같은 인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기사의 흐름은 이렇다. 지난 상반기 음원 차트에 힙합 곡이 대거 상위권에 진입했었고, 대세인 아이돌 음악보다 그 횟수에서 뒤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해서과 같은 다른 장르 음악은 음원 차트 진입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힙합의 도약이 더 두드러진다는 것이 기자가 내세우는 근거이다. 그리고 다이나믹 듀오, [쇼미더머니2] 책임프로듀서, 아웃사이더, 라이머 등등, ‘한국힙합하면 외부에서 가장 먼저 찾아갈 듯한 이들의 짧은 코멘트를 달며 마무리했다. 그렇다면 이 기사대로 과연 장르로서 힙합이라 부를만한 음악이 가요계 대표로 당당히 점프하여 한 자리 차지한 것일까?

 

기자가 근거로 내세운 것이 음원 차트이니 구차하게 다른 것을 따로 내세우며 말할 필요 없이 동일하게 음원 차트를 살펴보자. 국내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가온 차트의 '2013년 상반기결산 디지털차트'(다운로드, 스트리밍, 모바일, BGM 종합) 속 힙합 아티스트의 곡은 아래와 같다.

 

2: 눈물샤워(배치기), 4: 눈물(리쌍), 37: Officially Missing You, Too(긱스, 소유), 41: Wash Away (긱스, 에일리), 44: 이게 사랑이 아니면 (버벌진트, 에일리), 48: 시작이 좋아 (버벌진트, 강민희), 49: Special Girl (인피니트H, 범키), 54: 물음표 (프라이머리, 최자, 자이언티), 62: 그대로 있어도 돼 (슈프림팀, 크러쉬), 82: 자니 (프라이머리, 자이언티)

결산 100위 안에 무려 10곡이나, 그것도 2위부터 82위까지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 ‘2013년 상반기 한국인이 사랑한 노래의 열 곡 중 한 곡이 힙합이라니?!’, ‘이거 정말 기사대로 힙합이 가요계 대세가 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참 쉽게 들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기사와 기사 속 멘트들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몇 단계에 걸쳐 한 번 따져보도록 하자. 더해서 예상되는 반론, 혹은 질문에 대해서도 얘기하도록 하겠다.

 

우선, 저 곡들 중 과연 기사에서 주목한 힙합이란 장르명을 붙일 수 있는 곡은 몇이나 될까? 힙합의 경계에 서 있는 '아메바 컬처' 특유의 친 대중적 프로덕션이 눈에 띄는 중하위권에 속한 곡들은 차치하더라도, 2눈물샤워부터 48시작이 좋아까지는 단지 대중이 발라드에서 찾았던 감성을 랩의 양을 늘려 펼쳐 낸 곡일 뿐 힙합 특유의 어떤 성격도 찾기가 힘들다. 특히, 많은 양의 가사를 담는 랩을 활용해 옆에서 구구절절한 사연을 들려주는 듯한 신파성 가사가 대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기존 발라드풍 가요가 표현하던 것을 랩으로 풀어냈다는 것뿐이지, 힙합 고유의 멋을 담은 곡이 아님을 드러내주는 것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이런 신파 감성에 호소하는 랩 곡은 이미 가요계에서 거의 20년 전부터 존재했으며, 힙합 아티스트에게 꽤나 천대받고 조롱당하던 스타일이었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런데 이제는 민망하게도 배치기, 리쌍, 버벌진트 등등, 한국힙합 속 유명 뮤지션들이 이러한 음악을 통해 장르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급한 아티스트들은 적어도 장르 아티스트로서 견고한 경력은 완전히 실패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같은 이유를 가지고 발라드/랩을 힙합/랩으로 둔갑시키고, 언더의 상징(?)인 힙합이 가요계의 대표가 되었다는 분석을 내는 것은 얼마나 얕고 무책임한가?

 

, 여기서 으레 따라오는 몇 가지 반론이나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자. 첫째, 힙합/랩 아티스트는 어떤 표현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대중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주장이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어떤 내용을 표현하느냐는 랩퍼의 자유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미 장르 밖의 가요기획자들이 구축해놓은 스타일에 랩을 얹는다고 힙합으로 분류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쉽게 생각하기 위해 '2013년 상반기 결산 100' 중 랩퍼가 피처링한 아래 곡들을 보자.

 

16: 오늘 밤(, 배치기), 46: Hello (조용필, 버벌진트), 59: 너 땜에 못살아 (서인국, 버벌진트), 66: Babay (자이언티, 개코), 70: 유리 심장 (, 용준형), 77: 미친연애 (범키, 이센스), 95: 넌 너무 야해(The Way You Make Me Melt) (씨스타, 긱스)

 

몇 곡을 제외하고 대부분 앞서 언급한 곡과 매우 유사한 편곡 스타일,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단지 곡의 주인이 랩퍼가 아닐 뿐이며, 랩의 비중이 약간 줄었을 뿐 대중이 위 곡들을 택하며 얻고자 하는 감상은 유사할 것이다. 중요한 건 대부분 절대로 위 곡들을힙합이라 부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지금 차트 상위권의 몇 곡을힙합으로 묶는 것이 얼마나 근거 없고 허망한 정신승리에 가까운 장르 구분법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랩의 비중이 큰 "강남스타일" 1위임에도 쉽게 '힙합'이라 부르지 않는 것도 아티스트 중심의 기이한 장르 구분법에 기인한다.


사진: (좌) 배치기, (우) 버벌진트

 

두 번째, 상업적으로 변질된 힙합은 미국에서도 있어왔으며, 장르 음악이 퍼져나갈 때 벌어지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발언이다. 이 말에 대한 답은 앞서 서술한 내용에서 찾을 수 있기도 하다. 북미 힙합 상업화 논란의 대표적 예를 나열해보자. '강한 자극적 가사가 담긴 랩', '-펑크(G-Funk)로 대표되는 멜로디라인이 강조된 힙합', '가사의 의미를 축소한 채 신나게만 만들어 낸 클럽용 힙합'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차트 속 한국힙합이라 불리는 음악들을 이들과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매우 경솔한 짓이다. 미국에서 논란이 됐던 '일부에서 상업적으로 변질됐다 부르던' 힙합 음악들은 어쨌든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힙합 장르의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 냄으로써 장르적 확장을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장르 아티스트들이 부정하고 이미 존재하던 스타일, 그리고 그런 곡을 원하는 대중이 이미 존재하는 영역에 단순히 이전보다 유연해진 랩을 얹은 수준이기에 뮤지션 개인이 아닌 장르 전체의 상업화로 보기에는 근거가 매우 미흡하다.

 

다시 기사의 내용으로 돌아가보자. 몇몇 인물의 언급을 보면, 이러한 장르의 왜곡이 언론은 물론, 관련 콘텐츠 창작자 단계까지 얼마나 깊게 파고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힙합의 형님 격인 최자가 힙합이이 되었다고 놀라는 멘트는 긍정적이었는지, 부정이 숨어 있는 의미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쇼미더머니2]의 프로듀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작년에 예측했다고 하는데, 그것을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다면, 장르 음악에 대한 이해보다는 단지 차트 중심으로 예상했다고 짐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장르 왜곡 전달의 중심에 서 있는 브랜뉴뮤직의 수장 라이머가 언급한 개방성, 트렌드, 문화 등도 마찬가지다.

 

“힙합은 여러 장르와 만나 개방성을 갖추고, 여기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까지 가세하면서 대중적 문화 코드가 됐다

 

한국의 불특정 젊은 층이 힙합이란 문화 코드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시절은 차라리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였으며, 지금의 상황에 대입하는 건 다분히 시대착오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깊게 생각해봐야 할 멘트는 랩퍼 아웃사이더의 것이다.

 

“요즘 음악계 전반에서 협업이 중시되는데, 힙합은 발라드, 일렉트로닉 댄스, 아이돌의 음악과 화합하며 친화력을 발휘했다. 랩의 묘미를 알게 된 대중이 자연스럽게(본질에 충실한)’한 래퍼와 언더그라운드 힙합 가수들을 찾기 시작했다.”


사진: 아웃사이더


이것이 바로 장르 고유의 색을 버렸지만, 장르 아티스트 타이틀, , 힙합 뮤지션이라는 정체성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이 꾸준히 말하는 메인스트림 투신의 근거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들이 주장하는 건 쉽게 말해 유인 효과인데, 이는 비대칭적으로 열등한 대안을 통해 우월한 대안을 선택하게 한다는 개념이기에 장르 음악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어쨌든 정말 그렇다면 다행이겠지만, 실상은 참담하다. 2013년 가온 차트 상반기 결산의 앨범판매부문을 확인해보면, 그나마 언더그라운드 랩퍼가 참여한 앨범은 91위에 오른 프라이머리의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뿐이다. 다른 아티스트는커녕, 본인의 앨범에 멋진 힙합 곡을 포진해놨다고 애써 타이틀곡을 합리화하는 것도 큰 효과가 없는 것이다. 사실 보편적 발라드 감성을 얻기 위해 곡을 택하는 대중을 위해 맞춤형으로 만든 곡에, 맞춤형 랩을 얹었다고 랩/힙합의 묘미를 알게 될 거라 판단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고, 장르의 멋을 왜곡해 장르명을 달고 전달하는 당사자가 실체 없는 중개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그나마 이렇게 해서 랩퍼들이 음원 차트에 올라갔지, 다른 장르아티스트는 기사대로 전혀 차트에 오르지 못하지 않았느냐?’라는 물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자. 다른 장르의 대표 아티스트들의 인지도나 활동이 힙합 시장의 대표 아티스트에 비해 절대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다른 장르의 대표 뮤지션들은 음원 차트를 노리는 음악이 아닌 장르가 담을 수 있는 멋을 표현해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물론, 타 장르에도 상업적 노림수를 부리는 이들이 일부 존재하고, 힙합도 장르 안에서 다양한 멋을 그려내는 아티스트가 적지 않으며, 그것이 한국힙합의 동력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장르 음악인이었던 사람들이 주도한다는 이유로 왜곡을 목격하고도 장르 팬으로서 응원과 비난 어디에 서야 할지 스트레스를 받고, 장르 마니아라는 사람들이 시장의 내부와 외부, 심지어 신문기사까지 선호 장르의 음원 차트 강박증을 보고 반응해야 하는 장르가 힙합 외엔 찾기 힘들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아마도 많은 힙합 마니아들은 적어도 장르로서 매력을 갖춘 힙합음악을 세부 장르 차트에서라도 걸러내는 과정 없이 쉽게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랄 것이다. 심각할 것 없이 그냥 다른 장르가 그렇듯이 말이다. 어쨌든 장르의 특성이나 흐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언더’, ‘힙합이란 단어까지 끌어와 긍정적으로 그려 낸 이번 기사는 결과적으로 현 상황을 장르 안팎으로 돌아보고 따져볼 수 있는 의도와는 다른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마련한 오늘의 첨삭지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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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Fukka베플
    1. Fukka (2013-08-21 22:11:06 / 175.223.52.***)

      추천 8 | 비추 2

    2. 덕구씨 여기서 칭얼대지말고 한글론 힙합 영어론 hip hop쳐서 검색해서 글점 읽어보시고 유튜브에서 미국랩퍼들 음악좀 들어보세요.
      아님 그냥 발라드랩 들으시든지
  • 이재호베플
    1. 이재호 (2013-08-24 01:48:14 / 175.197.141.*)

      추천 7 | 비추 1

    2. 리드머에 있는 사람들은 음악성을(주로 흑인계열) 본질로 보고 음악을 듣는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순위나 대중의 인기, 홍보 잣대 보다 음악성을 절대 가치로 봅니다. 음악이 구리다는데 뭘 복잡한 말로 왈가왈가 합니까?

      걍 음악이 구리다구요~
  • 쏘니
    1. 쏘니 (2013-09-14 16:13:51 / 124.53.53.***)

      추천 2 | 비추 2

    2. 장르음악 팬이라는 사람이 열거된 음악들이 힙합인지 아닌지도 구분 못하고 그러면서 umc 인터뷰 내용 허접하게 인용해서 평론가들이 게으르니 어쩌니 꼰대니 저쩌니 하면서 그럼 리얼힙합은 뭔데 ? 그런식으로 시비틀고 어그로 끌면 좋을게 있을까 싶네요
      이 글에 사랑노래가 가짜 힙합이고 우리는 리얼힙합을 듣는다 식으로 힙부심 자랑하는 의도가 어디에 깔려있다고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 이재호
    1. 이재호 (2013-08-24 01:48:14 / 175.197.141.*)

      추천 7 | 비추 1

    2. 리드머에 있는 사람들은 음악성을(주로 흑인계열) 본질로 보고 음악을 듣는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순위나 대중의 인기, 홍보 잣대 보다 음악성을 절대 가치로 봅니다. 음악이 구리다는데 뭘 복잡한 말로 왈가왈가 합니까?

      걍 음악이 구리다구요~
  • 리듬을 타는 렉스
    1. 리듬을 타는 렉스 (2013-08-22 17:33:14 / 175.223.16.***)

      추천 6 | 비추 3

    2. 덕구님아. 아놔. 계속 댓글 달게 만드시네요. 가요가 왜 이상하고 저열한 음악입니까? 그냥 취향인거에요... 다시 애기하지만 여기나 힙합씬이나 암묵적인 장르적 공감 인식을 가진 비슷한 취향의 마니아들이 몰려있는 곳인데, 왜 여기 평론가들이나 뮤지션들이 이런 현상을 연구합니까?

      애초에 이글도 장르가 대세든 아니든 그 음악이 잘팔리든 그게 문제가 아니고 장르씬의 유지에 필요한 인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대중가요 제작자나 가수들은 연구해야죠. 트랜드를 파악하고 대중의 수요심리를 파악해야 잘 팔 수 있으니까요.

      근데 가요로 전향한 뮤지션들(이건 나쁜게 아니지만)이 마치 힙합의 가요가 대세가 되었고 힙합의 대중화를 이끄는 마냥 브랜뉴뮤직 같은데서 언플하고 있고 라이머가 마치 힙합 지도자(?) 같은 역할을 하는 마냥 애기하는데, 이거에 대해서 뮤지션들중 아무도 애길 못하는 이 상황이 웃긴 거라니깐요.

      결국 신진 뮤지션들이 볼때도 잘나가는게 장땡이구나라고 생각할거고 애네도 가요가수들처럼 인기에 편승하려고 할텐데 그러면 장르씬은 없는거고 그냥 힙합스타일 가요하는 인기없는 애들이 몰려있는 곳이 되는거죠.

      힙합 인기없어도 되니까 가요로 간 애들은 욕 안하니까 보도자료 한 줄 추가할려고 힙합씬 대표하느니 선구자니 뭐니 지껄이지 말고 그냥 가요하면 되고, 그래야 돈 안되도 좋으니 자기 음악하는 뮤지션들이 최소한 난 병신이구나 이런 생각은 안할 것 아닙니까...

      지금은 여기저기 댓글만 봐도 아티스트들은 병신되는거에요. 돈도 없는데 명예도 없어... 누군가는 이런 애기를 해야되는 거고 이런 현상을 막을 순 없겠지만 계속 떠들어야 되는거죠.
  • Fukka
    1. Fukka (2013-08-22 12:36:20 / 175.223.52.***)

      추천 6 | 비추 2

    2. 덕구/글이 논리보다 감성 건드린다거나 징징거리는걸로 느껴지는건 이글과 주장이 애초에 님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니까 그렇겠죠. 아니 솔까 공론의 장이고 뭐고 논쟁을 하려면 좀 기본적으로 지식이나 글 논점은 좀 확시리 파악하고 해야지 글쓴이가 예시까지 들어가며 얘기했는데 처음부터 리얼 힙합 운운하고 '리얼힙합 vs 가짜힙합' 구도로 논점 흐리고 한 님이 그런 말하니까 좀 웃김. 그리고 외부에서 이런 글이나 여기에 동조하는 리스너들이 힙찔이로 인식되는건 마치 다 그런 거처럼 얘기하시는데 너무 오버하신거임. 어쨌든 장르 문외한들이 힙합에 대해 편협한 마인드로 지껄이는 건 어제오늘일 아니에요.
  • 덕구
    1. 덕구 (2013-08-22 09:35:10 / 115.93.69.***)

      추천 9 | 비추 6

    2. 리듬을 타는 렉스//연구해 봐야죠, 왜 이상하고 저열해 보이는 문화가 잘팔리는지..
      그런 신기한 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평론가라는 양반들이 걍 징징거리기만 하고 왜? 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한거죠..
      디깅을 포기한 비트메이커에게서 좋은 비트가 나올까요? 연구를 포기한 평론가에서 좋은 글이 나올까요?

      euronymous//인생이란 무엇인가? 처럼 정의를 내릴 수 없지만 꾸준히 질문 되어야 하고 논의 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힙합이란 무엇인가 도 그런 질문 중 하나라고 봅니다.
      한국 힙합이 왜 이 모냥인가 라고 한다면 전 정의를 내릴 수 없는 힙합이라는 것에 몇몇이 정치적인 행위를 통해 정의를 내렸고 그게 주류가 되었기 때문 이라고 말하고 싶네여.. 랩=라임같은 이상한 논리가 짱먹을때 어느 정도 이런 세상이 오리라 예측은 했는데ㅋㅋ
      각설하고 그래서 다시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 거고, 꼭 기획 기사나 세미나 처럼 거창한게 아니더라도 이런 칼럼에 리플란을 통해서도 충분히 된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공론의 장을 여는 거니 까요.. 물론 그 공론의 장이 예전과는 다르게 소수의견에게도 기회를 주는 그런 장이 되었으면 하구요..
      상업성에 대한 문제는 장르의 본질에 대한 문제와는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장르를 벗어나 어떤 음악이던지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이상 아티스트들을 상업성과 예술성에서 고민 할 수 밖에 없죠
      물론 힙합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이한 점들도 있습니다. 님이 계속적으로 제기하는 왜 아티스트들이 침묵하는가 하는 것이 그 점 이겠지요, 뭐 지금 상업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언더 뮤지션출신인데, 씬도 좁은데 크루와 레이블같은 일종의 집단으로 역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힙합이라는 문화의 특성이 겹치면서 일종의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게 제 의견입니다. 그리고 힙합 커뮤니티라고 하지만 장르의 매니아만으로 구성된게 아니라 특정 아티스트 혹은 크루의 팬덤들도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구요..
      리드머에서 계속적으로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평론가로서 당연한 것이고 이것의 가치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허나 여기에서 너무 고압적인 자세를 취할때가 많고 논리보다는 매니아들의 감성만 건드리는 칼럼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힙합커뮤니티 아니 리드머만 벗어나도 이런 칼럼들이 걍 힙찔이 글로 인식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 euronymous
    1. euronymous (2013-08-22 02:05:21 / 183.102.139.**)

      추천 3 | 비추 0

    2. 덕구/

      글쎄요. 어차피 장르 용어라는 게 따지고 보면 구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작위적인 것이긴 합니다. 특정 음악 장르 용어는 언제나 그 특정 음악보다 나중에 생기거든요. 더구나 장르를 대표한다고 여겨지는 음악들보다 장르와 장르의 경계에 위치한 음악이 훨씬 더 많은 만큼, 어쩌면 장르 용어는 수많은 음악들 중 인접성이 있는 것들끼리 추려 뽑아낸 평균값에 불과한 건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무지개를 일곱가지 색깔로 구분하는 이유는 정말 무지개가 일곱가지 색으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무지개에 걸맞은 색채 용어를 일곱개밖에 갖고 있지 못해서잖아요. 하지만 빨강과 주황 사이에, 주황과 노랑 사이에 존재할 수많은 색채들을 생각해보면, 장르 용어라는 것 역시 단순히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집합 명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당연하게 아무 문제의식도 없이 쓰이고 있는 특정 장르 용어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덕구님의 의견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리얼 힙합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만 표현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와 공간에 따라, 그리고 창작자의 재능과 태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이 시점에서 '힙합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져야 하는 이유는 뭘까? 그 물음이 대체 왜 필요할까? 그런 골치아픈 고민을 하지 않아도 들을 음악은 얼마든지 있는데? 각자 자기가 힙합이라 생각하는 음악 들으며 살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문제의식은 평론가 몇몇이 작심하고 글 쓰는 것으로는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고 담론을 만들어내지도 못합니다. 평론가의 평론에는 오직 평론가의 시선과 논리만이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말 힙합이라는 것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보고 싶다면, 다양하게 섭외된 내/외부 필진들의 연속 기고, 전/현역 힙합뮤지션들 혹은 커뮤니티 유저들의 인터뷰나 기고, 공개 워크샵이나 토론회, 다른 음악웹진들과의 교류, (가능하다면) 국내외 힙합 뮤지션들 초빙 강연 등등 여러 층위에서 파고들어갈 수 있는 사업들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냥 웹진을 대표하는 평론가 몇몇이 힙합에 대한 자신의(혹은 웹진의) 입장을 무슨 선언문 쓰듯 글 속에 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쩔 건데요? 조회수가 10만건이 되든 말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허나 지금의 리드머에서는 그런 것들이 불가능합니다. 리드머뿐만 아니라 비영리로 운영되는 모든 음악 웹진들이 다 그럴 겁니다. 시간과 돈이 있어야 사업을 하거든요. 시간과 돈이 없다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웹상에서라도 논의를 벌이면 되겠지만 오직 문제의식을 지닌 몇몇 회원들이나 댓글을 달 뿐 평론가들은 말을 아끼고 뮤지션들은 여간해선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냥 댓글 쓰는 이들끼리 자위하다가 끝나는 겁니다.

      그럼 방법은 없는 걸까요? 힙합은 어떠어떠한 것이라는 유일한 '정답'을 찾기 위한 논의가 아닌, 이 시대의 힙합 음악이 어디까지 와 있으며 과연 그 길 말고는 다른 길은 없는 것인지를 묻는 논의의 장은, 정녕 만들어질 수 없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단시간에 만들어갈 수 있는 움직임은 아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가요계에 곳곳에서 눈에 띄는 진부한 랩댄스/랩발라드 음악이 힙합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포장되고 있는 사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본질적인 물음을 잊고 있는 섣부른 태도가 아니라, 본질적인 물음의 해결을 기다릴 수 없는 누군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는 겁니다.

      제 기억으로 리드머에서는 몇 차례 힙합에 대한 워크샵을 진행한 적이 있었죠. 그리고 예전 자료들 다 날아가기 전에는 현역 엠씨들의 기고글도 꽤 많았었습니다. 돈 한 푼 되지 않는 그런 일들은 웬만한 문제의식 갖고는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물론 그런 사업들의 결과물들이 온라인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비영리집단인 리드머에 그 이상을 바란다는 것도 무리긴 합니다.

      결국 거기서 갈리는 거 아닐까요? 배치기, 아웃사이더, 버벌진트, 산이, 긱스, 프라이머리, 다이나믹듀오 등등 이젠 tv 출연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진 전직 언더그라운드 엠씨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음악들을 힙합이라는 장르의 영역 안에 포함시킬 수 있는가? 이건 비스티 보이스가 힙합 뮤지션이냐 롹 뮤지션이냐와 같은 문제와는 전혀 다릅니다. 위에서 열거한 엠씨들의 음악이 기존의 가요 작법을 그대로 좇고 있다는 건 그 엠씨들의 음악적인 변화가 태도적인 변화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나온 결과물이 음악 시장에서 안전빵으로 갈 수 있는 그게 그거인 음악이기에 우리는 그 엠씨들이 그런 음악을 들고 나온 목적을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많이 팔고 널리 알려서 돈과 인기를 얻으려고. 그게 음악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겁니다.

      그게 힙합인가요? 제가 보기엔 아닙니다. 랩만 찰지게 한다고 힙합퍼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음악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건 좋으나 처음부터 인기를 얻을 만한 음악을 만드는 건 말이 좋아 대중과의 호흡이지 결국은 음악적 정체성의 부정입니다. 기획사들이야 돈이 될 만하니 아이돌 연습생이든 기존 언더그라운드 랩퍼든 이놈저놈 다 끌어모아서 힙합이라는 이미지만 덧씌워버리면 되는 겁니다.

      그들이 힙합이 아닌 이유는 특정 스타일의 힙합 음악을 하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특정 스타일의 가요 음악을 노골적으로 따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제 개인적인 해석이 아니라 팩트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암튼 리드머는 할 만큼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입 싹 닫고 있는 다른 힙합 커뮤니티가 자기 할 일을 방기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리드머는 동어반복을 할 수밖에 없고... 뮤지션들은 랩만 잘하면 자기네들이 최곤줄 알고... 영리한 자본이 힙합씬을 좌지우지하게 된 건 당연한 일이라고 봐야겠지요. 뜻있는 뮤지션들과 리스너들, 평론가들이 뭉쳐 어떤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계속해서 악화될 거고 어쩌면 미국 힙합씬보다 더 상업적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요.
  • 리듬을 타는 렉스
    1. 리듬을 타는 렉스 (2013-08-22 01:53:55 / 175.223.36.**)

      추천 4 | 비추 1

    2. 덕구님아. 발라드랩이랑 아닌 힙합의 차이가 뭐냐 이 차이는 당신이 멜론, 엠넷에서 안놀고 여기서 왜 노느냐라고 물어보는거랑 똑같은거에요.

      이 칼럼도 그렇고 여기 분들이 음악의 높낮이를 말하는 게 아니라니까요. 여긴 힙합사이트고 장르적으로 애길 하는 거라고요. 원래 장르팬들은 원래 장르적인 의미에서 진짜가짜를 애기하게 되어있어요. (외국은 장르뮤지션들도 그러고 있지만)

      당신이 애기하는 관점이 틀린 건 아닌데 왜 힙합사이트에서 얼토당토아닌 애길하는지... 가요를 좋아할 수도 있는데 그걸 왜 굳이 여기 힙합씬이라는데 모여있는 사람둘이나 뮤지션들이 수긍하고 인정해줘야하나요?

      발라드 랩이라는 건 장르적 관점에서 논의하고 연구할 거리가 없어요. 그냥 상업적 목적의 곡이고 다른 스타일의 대중가요임.

      이 사람 영화 평론사이트가서 왜 조폭마누라는 느와르가 아님? 이 영화도 장르적 가치가 있고 왜 이런 영화를 하는지 연구해야한다고 할 사람일세...
  • 덕구
    1. 덕구 (2013-08-22 00:31:07 / 211.47.82.***)

      추천 0 | 비추 9

    2. euronymous//본질적인 부분을 제쳐 두고 있으니 언더든 오버든 이 모양으로 된 것 아닌가요?
      그리고 예전에 라임이라는 기술적인 부분만 두고 힙합을 정의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태도적인 면을 문제 삼는 것은 이율배반 아닌가요?
      그러니 글에 설득력이 없고 리드머가 아닌 다른 힙합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글이 힙합 꼰대 글로 읽히는 거죠.
      리얼 힙합이요 사실 이런게 있을 리 없죠 다들 각자 다를 테니 근데 리얼 힙합이 없으면 반대 급부인 가짜 힙합도 없죠...물론 상업적인 힙합은 있겠지만..

      뭐 너무 길게 쓰니 글에 매몰된 듯 하네여 간단히 줄일게요 내 의견은 몇 가지 안됩니다,
      . 위의 칼럼이 제기한 상황들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풀어가려면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평론가들이 그런 장을 좀 열었으면 좋겠다.(그래서 물어 본 건데.. 왠 시비냐고 하고 참..)
      . 발라드랩도 감성랩도 개그랩도 아티스트가 힙합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음악이 힙합 적인 태도를 갖추면 힙합이다. 리드머의 많은 칼럼들은 하위장르의 기술적인 구분을 가지고 힙합의 애디튜드를 논하는 오류를 범했다.(발라드 랩이 나쁜게 아니라니까, 상업적으로 팔아먹는 놈들이 나쁜거지..)
      . 한국의 힙합 평론의 장이 제대로 돌아 갔으면 이런 일이 덜했겠지.. 대중의 무지와 방송의 상업성 같은 외부 요인을 탓하기 전에 씬 내부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평론의 역활을 자각하고 반성 좀 해라.. (남 탓좀 하지 마라..)
  • euronymous
    1. euronymous (2013-08-21 23:19:56 / 183.102.139.**)

      추천 4 | 비추 0

    2. 덕구/

      아뇨. 이 글에서 리얼힙합이란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고... 굳이 그런 근본적인 이야기를 이 글에서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정의'라는 게 대체 무엇인지 그 개념을 콕 집어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지만 적어도 우리는 뭐가 '정의롭지 못한' 것인지 막연하게나마 알고는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힙합이 도대체 뭐냐고 묻는 물음에는 저뿐만 아니라 평론가들이나 뮤지션들도 아마 서로 다른 대답을 할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힙합이 아닌 게 분명한' 것이 무엇인지를 구별해내는 능력은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겁니다. 설운도의 음악은 힙합이 아닙니다. 조수미도 박완규도 크레용팝도 힙합이 아니죠.

      이 글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힙합과는 거리가 먼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가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 기반이란 것을 가정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힙합이라는 특정 장르용어를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할 수조차 없겠지요.

      근데 지금 가요계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괴상한 변종 음악들은 굳이 '힙합이란 게 뭐냐'는 근본적인 논의를 거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힙합 음악과는 거리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작법 자체가 지금껏 수없이 되풀이되었던 진부한 가요 작법을 너무나 노골적으로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달착지근한 멜로디와 그 멜로디 틈에서 바람잡는 랩핑, 그리고 임팩트있는 후렴구. 거기다가 뭔가 힙합 비스무리한 분위기를 내기 위한 엉성한 브레잌 비트 혹은 미국 냄새 나는 808 드럼을 깔지만 제가 보기에 그런 음악은 송대관이 하는 음악만큼이나 힙합과 거리가 멉니다.

      유엠씨의 라이밍은 예나 지금이나 논쟁거리이긴 하지만 적어도 줏대나 실험성으로 부를 만한 것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유엠씨처럼 랩을 하지 않지만 거꾸로 누구도 유엠씨를 감히 흉내내지 못하고 유엠씨처럼 랩하지 못합니다. 유엠씨에겐 또라이같은 발상과 그걸 밀어붙이는 뚝심이란 게 있었습니다. 근데 요 몇년 사이 무수히 쏟아져나온 랩댄스나 랩발라드는 20여년 전 서태지와아이들이 처음 등장했던 시절의 작법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집니다. 음원 많이 팔아먹고 공연으로 돈 벌기 위해 안전빵으로 갈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겁니다. 기존 가요의 작법에 힙합의 요소들 몇 가지를 갖다붙여 만드는 그야말로 조립식 음악이 되는 겁니다.

      어떤 음악이 '리얼힙합'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허나 그런 조립식 음악이 힙합이 아니라는 것쯤은 압니다. 저도 알고 리드머 필진들도 알고 아마 덕구님도 알고 계실 겁니다. 이 글은 그렇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쓰여졌고, 별도의 긴 글 한 편이 필요할 '리얼힙합, 혹은 진짜 힙합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필자님이 아마 의도적으로 제쳐두었을 겁니다.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본질을 훼손할 우려도 있을 테니까요.

      제가 아쉬운 건 두 가지 입니다. 가요판을 주름잡고 있는 변종 랩댄스/랩발라드 음악에 대한 논의가 오직 리드머라는 공간에서만 벌어지고 있다는 점과, 정작 장본인들인 뮤지션들은 이에 대해 침묵만을 지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리드머 말고도 제가 아는 힙합/랩 커뮤니티가 대여섯 개는 되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이러한 문제제기ㅡ상업주의와 맞물려 팔려나가고 있는 힙합의 '이미지'ㅡ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마 상당히 다양한 주장들이 나올 수 있을 듯한데 지금 그게 오직 리드머에서 '첨삭지도'라는 다분히 권위적인(랩퍼들이 자기 랩 가사에서 써먹듯 멋부린 느낌이 있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건 분명 아쉬운 점입니다.

      그리고, 뮤지션들은 정말 친분 때문인지 아니면 시대의 대세는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 요새 나오는 음악들을 좋아하는 건지 그냥 조개처럼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간 음원이나 음반 판매량이 확 줄어들까봐 그러는 걸까요? 모를 일입니다.
  • 덕구
    1. 덕구 (2013-08-21 22:51:53 / 211.47.82.***)

      추천 2 | 비추 10

    2. Fukka//ㅋㅋㅋ
      걱정하지 마셈.. 지 멋대로 힙합 규정하며 귀를 닫아버린 사람들과는 달리 여러 힙합 잘 들으며 잘 사니까..
      그나저나 리드머 많이 죽었네 예전에는 리드머 칼럼 까는 리플 달면 비추가 10개는 넘겼는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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