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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 언더그라운드로 회귀, 그리고 품은 더 큰 꿈
리드머 작성 | 2010-05-28 01:5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0 | 스크랩스크랩 | 18,678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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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의 랩과 음악은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만큼이나 참 건실하다(그렇다고 그를 ‘건실한 청년’으로 고정 캐릭터화하지는 말자. 랩을 통해 어떤 이미지로든 변신할 수 있는 그니까). 그는 또래의 대한민국 남자들이 한 번쯤 고민하고 느꼈을 법한 소소한 주제들을 랩으로 풀어놓으면서 ‘공감’과 ‘설득력’이 랩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미덕인지를 증명했다. 이러한 음악적 성과를 앞세워 일찍이 언더그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맛보았던 팔로알토는 군 복무를 거쳐 유명 레이블과 계약하는 좋은 기회까지 거머쥐며, 메이저 씬에서 활약을 기대하게끔 했다. 하지만, 그는 곧 독자적인 레이블을 설립하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자신의 뿌리와 색깔을 고수하기 위해서. 그리고 [Lonely Hearts EP]는 그러한 팔로알토와 하이라이트 레코드의 신념을 알리는 첫 신호탄으로써 성공적이었다.
    

리드머(이하’리’): 늦었지만 전역을 축하해요. 또래에 비해 늦게 복무를 마쳤는데, 느낌이 어떻던가요?

팔로알토(이하’팔’): 일단은 남자의 숙제를 하나 풀었으니까 후련해요. 가서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에 기분도 좋고요.

리: 전역 후에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뭐에요? (웃음)

팔: 말년 휴가를 나와서 정글하고 계약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전역하자마자 정글 스케줄을 소화했어요. JK 형이나 미래 누나 스케줄을 같이 다니다 보니 정신 없었던 것 같아요. 전역 후의 기분을 느낄 여유도 없었네요. 대신 2년 동안 활동은 못했지만, 음악인으로서 기운을 받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리: 군대에서 가사도 꽤 썼을 것 같은데, 대부분 어떤 내용이었나요?

팔: “줄넘기”라는 곡의 가사가 GOP에 있을 때 적어둔 거예요. “드디어 만났다”라는 곡도 GOP 철수하고 병장 때 써놨다가 전역하고 다듬었고…. 감을 잊지 않기 위해 가사를 꾸준히 썼어요.

리: 정글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거예요?

팔: P&Q 앨범을 내기 전부터 다이나믹 듀오 앨범 피쳐링을 통해서 무브먼트 형들과 교류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P&Q앨범을 작업하면서 도움도 많이 받았었고, 다이나믹 듀오의 전국투어도 같이 돌았었구요. 당시에 정글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에서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곧 군대 간다니까 그럼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고 하더라고요. 근데, 정글은 전역하고도 음악할거면 같이 하자는 제안을 해줬어요. JK형이 저를 좋게 봐줬거든요. JK 형이 당시 리드머에 자주 들어갈 때였는데, 우연히 제 인터뷰를 읽고 어떤 친구인지 궁금했대요. 그래서 음악까지 들어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리드머 덕분에 JK 형과도 교류를 하게 된 거죠. (웃음)

리: 그런데 다시 나와서 독자적인 레이블을 설립했어요.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팔: 정글에 있을 때 다 좋았는데, 앨범이 안 나오는 게 좀 힘들었어요. 그리고 많은 공연을 하면서 홍대를 기반으로 한 언더그라운드라는 제 뿌리를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고요. 정글에서 제 과거의 모습이 없던 것처럼 나오는 것보다는 제 뿌리에 힘을 실어서 음악을 시작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하이라이트를 만들게 된 거예요. 방송 쪽 공연을 다니면서 느낀 건데요, 방송시스템이라는 게 제 힘만으로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글에서 지내다가 제 뿌리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이라이트 레코드는 단순히 인디 레이블에서 끝나지 않을 거예요. 나름 제가 생각한 꿈이 크거든요. 제 방식대로, 저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요. 우선은 정글 산하 레이블로써 출발한 거고요.

리: 사실 언더에서는 많은 레이블이 생겼다가 사라지고는 합니다. 언더 레이블에서 인디 레이블로 발전하는 사례가 거의 없죠. 이런 상황에서 하이라이트 레코드만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이나 비전이 듣고 싶어요.

팔: 일단 대중에게 많은 노출이 되게 하려면, 현실적으로는 돈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희 레이블이 부자는 아니에요. 예산이 많지 않거든요. 그렇지만, 저희가 진정성이 담긴 음악으로 활동을 하다 보면, 저희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 믿고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좋은 배경이 있어서 이만큼까지 올라온 게 아니라 순전히 제 힘으로 시작해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된 거니까요. 또 저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도와줘서 앞으로 하이라이트 레코드를 많은 사람이 알아줄 거라 믿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데, 이건 저희 나름의 노하우라 자세히 밝힐 순 없어요. 마치 맛집의 비결과도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웃음) 저희가 순진한 것일 수도 있는데, 저희의 음악적인 능력을 믿고 있기 때문에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처음 하는 거라서 시행착오도 있지만, 저희가 변질되지만 않는다면, 많은 사람이 지지해 줄 거라 생각해요.

리: 안타깝게도 오버나 언더나 음원 시장을 노리고 단기간 치고 빠지는 경향이 팽배해 있는 게 현실이에요. 이런 유혹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는 말씀이죠?

팔: 저는 상품성 있는 음악을 만드는 분들의 프로모션 방법이나 훈련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저는 제가 어울리는 옷을 입지 않는 것이 모순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나에게 어울리는 것을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갑자기 이빨에 금을 끼고(?) 이른바 말하는 ‘블링블링’한 것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전 제 음악적 능력 내에서 TV에 나오는 가수들이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하려고 노력하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제 만족을 위해서 하는 작업도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주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유행에 휩쓸리는 뮤지션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유행을 만들고 싶어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열려는 있지만, 저한테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리: 정글에서 솔로앨범을 위해 작업한 곡 중에 이번 EP에 수록된 곡도 있는지?

리: 이번 EP는 꾸준히 작업했던 곡 가운데 추리고 추려서 나온 앨범이에요. 물론, 그 중에 정글에서 정규앨범을 위해 작업했던 곡도 있고요. 근데, 정글에 있을 때 작업했던 곡들은 대부분 지금 EP의 색깔과 다른 곡들이었어요. 나름대로 대중성을 의식해서 만든 곡들도 있고요. 아무래도 당시에는 정글이라는 레이블이 저를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는 회사기 때문에 대중의 입맛에 맞을만한 곡들을 작업해 두었어요. 그런데 언더그라운드의 활성화와 로컬문화의 발전을 위해 하이라이트 레코드를 만들었다고 해놓고 그런 것들을 들고 나올 수는 없잖아요. 제 EP는 평소 제가 좋아했던 뮤지션들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고, 다른 뮤지션이 들려주지 않았던 것들을 하고 싶은 욕심에서 나온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리: 앨범의 컨셉트는 중간에 바뀌었겠네요?

팔: 네. 정규앨범을 만들 때 생각한 컨셉트는 다양했지만, EP는 ‘Lonely Hearts’기 때문에 그 색에 맞는 곡들을 추려서 완성시킨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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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모든 이에게 바친다’는 앨범의 슬로건이 곧 팔로알토 씨의 현재 마음과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요? (전원웃음)

팔: 그렇다고도 할 수 있죠. 제가 새벽에 잡생각이 많아서 잠을 거의 못 이뤄요. 정글에 있을 때도 느낀 건데, 새벽에는 고요하기 때문에 외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까 제 주위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며 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대한민국에는 제 주위 사람뿐만 아니라 잠 못 이루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저는 음악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긍정적인 기운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사를 쓸 때도 그런 생각을 하구요. 정글에 있을 때도 고민이 많았던 시기이기 때문에 특히, 분위기 있는 곡들을 추려서 가사를 많이 썼어요. 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들었을 때, ‘어! 팔로알토도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뮤지션과 리스너가 소통할 수 있는 컨셉트로 잡게 된 거에요.

리: 지금까지 20대 중후반의 감성을 담은 앨범이 한국힙합을 듣는 비교적 어린 세대들에게는 어필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인데요, 팔로알토 씨의 이번 앨범은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팔: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리: 동료 뮤지션들 가운데 앨범의 슬로건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뮤지션이 있나요?

팔: (웃음) 제 주위 뮤지션들은 거의 새벽에 만나서 놀거든요. 뭐 놀려고 만난다기보다는 집에 가면 짜증나니까, 잡생각 들고 싫어서 서로 집에 안 가려고 해요. 그래서 새벽 5시, 해뜨기 전까지 같이 있다가 헤어지고 그러거든요. 제 주위 뮤지션들은 거의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콰이엇(The Quiett)은 티를 안내는 건지,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는 건지 되게 쿨하게 그러지 않는 편이구요. 나머지 뮤지션들은 새벽에 들어가기를 싫어하는 편이에요. (웃음)

리: 이번 앨범의 음악적인 모티프는 재즈힙합으로 봐도 무방한가요?

팔: 음… 재즈 뮤지션들에게는 실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재즈를 기반으로 한 음반인 건 맞아요. 특히, 앨범의 “녀석들”이라는 곡은 장르를 재즈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정도로 전체적으로 재즈 요소가 많이 섞여있다고 생각해요.

리: 앨범의 컨셉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나요? 원래 재지한 비트를 좋아하는 편인 건 알고 있는데….

팔: 네. 워낙 그런 음악들을 좋아하다 보니까 프로듀서들한테 곡을 받을 때도 그런 분위기의 음악들에 많이 끌리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흘러간 것 같아요.

리: 원래 프라이머리 씨에게 총 프로듀싱을 맡길 생각까지 했었다면서요?

팔: 제가 예전부터 프라이머리 형의 곡을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정글에서 정규 준비할 때 제 앨범의 총괄적인 조율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프라이머리 형한테 부탁을 하고 싶었는데, 당시에 프라이머리 형이 개인적으로 작업하는 것도 많고, 아메바 컬쳐에 들어가면서 많이 바빠졌어요. 그래서 앨범의 전곡 프로듀싱을 부탁하기엔 무리가 있었죠. 하지만, 형한테 받아놓은 곡이 워낙 많아서 이번 앨범에도 형의 곡을 많이 수록할 수 있었어요. 정규앨범 작업할 때도 같이 하고 싶어요.

리: 이번 앨범을 통해 211 씨와 함께 ‘론리 하츠 클럽(Lonely Hearts Club)’이라는 프로듀싱 팀을 선보였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팔: 그 친구하고 저랑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지금 중,고등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힙합을 듣는 친구들이 많이 없었어요. 힙합을 들어도 허니 패밀리나 드렁큰 타이거 같이 방송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들만 알 뿐이었죠. 나스(Nas)의 CD를 학교에 가지고 오는 사람이 한 반에 한 명 있으면 대단한 거였어요. 랩을 좋아한다고 하면, 이상한 취급을 받을 정도였죠.

리: 그 때는 록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언쟁이 붙으면, 이른바 ‘다굴’을 당하곤 했지요. (전원웃음)

팔: 맞아요. 여하튼 211 그 친구도 힙합을 좋아해서 정말 반가웠어요. 힙합을 좋아하면 거의 형제였거든요. 밥도 같이 먹고 쉬는 시간에 항상 붙어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만해도 라디오에서 나오는 곡들을 테이프에 녹음해서 듣고는 했는데요, 그 친구가 펑크마스터 플렉스(Funkmaster Flex)의 믹스 테잎 CD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 앨범을 들으면서 우리나라 힙합이랑 외국힙합이랑 믹스해보기도 하면서 놀았어요. 정식 DJ 믹스가 아니라 테이프로 하는 거 있잖아요. (웃음) 그러면서 친구하고 가사를 써서 랩도 해보고 곡도 만들어보자고 해서 카세트 데크에 녹음도 해보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음악적 취향도 거의 90퍼센트 이상 비슷해지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꾸준히 음악적인 교류도 많이 하고 친구로도 굉장히 친하게 지냈어요. 그러다가 JK형 8집이 나오기 전에 제가 전역하기 전부터 둘이서 한번 해보자고 했고, 그 친구 전공이 건반이어서 건반을 쳐서 틀을 만들어오면 제가 거기에 드럼을 같이 찍고, 악기 추가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추가하고 서로 조율하다 보니 JK형 앨범에 “Feel Good Music”이라는 곡도 수록할 수 있었어요. 그 전부터 많이 작업해 둔 곡을 다듬어서 이번 제 앨범에 넣게 된 거고요.

리: 원래 그 이전에도 활동했었나요?

팔: 제 앨범 [Resounding]에 수록된 “Family”라는 곡을 작곡한 친구에요. 그런데 공동작업이라고 하기엔 모호한 부분이 있어요. 그냥 그 친구가 건반으로 만들어 놓은 곡인데, 제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 친구 허락을 받고 다시 손을 본 곡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Family”가 그 친구의 데뷔곡일 수 있는데, 당시에는 작업에 대한 의욕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정식 데뷔는 드렁큰 타이거 앨범에 수록된 곡이라고 생각해요

리: 리드머 리뷰에서 언급한 ‘전체적으로 보컬의 참여가 너무 많다.’라는 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본작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보컬 피처링의 과잉이 아닐까 싶다. 물론, 참여한 보컬리스트 모두 씬에서 이름값만큼이나 자신의 몫을 하고 있지만,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총 8곡 중 7곡이 보컬로 이루어진 후렴구이다 보니 전곡을 듣다 보면, ‘그 곡이 그 곡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보컬의 비중을 조금만 줄였더라도 본작은 더욱 만족스러운 앨범이 되었을 것이다.’ –리드머 리뷰 중)?

팔: 사실 저도 앨범을 완성하고 트랙리스트를 봤을 때, 보컬 피처링이 한 곡 빼고 다 있어서 ‘아~ 이 앨범에서 지적당할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이겠다.’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딱 집으시더라고요. (웃음) 예전에 AZ의 [Aziatic]도 보컬이 너무 많다는 비판적인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어요. 역시 제 앨범도 그런 반응이 있었구요. 근데 저는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듣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데에 이번 앨범의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그런 평을 의식해서 보컬 참여를 줄이고 싶지는 않았어요. 보컬 분들의 멋진 노래들이 있었기에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고 생각하거든요. 비판의 여지는 있지만, 만족하는 편이에요.

리: 많은 힙합뮤지션이 부러워했을 윤미래 씨와 작업은 어땠나요?

팔: 굉장히 뿌듯하고 미래 누나한테도 감사해요. 의외로 미래 누나가 피쳐링을 잘 안 해주는 편이에요. 그런데 제 EP에 선뜻 참여해주니까 감사했어요. 아마 많은 뮤지션이 윤미래라는 뮤지션과 같이 작업해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정말 뛰어난 뮤지션이거든요. 제가 미래누나한테 부탁할 때도 너무 죄송해서 말을 쉽게 못 꺼냈는데, 눈치를 챘는지 먼저 “뭐 도와줄 거 없어?”라고 물어봐 줬어요. 당시에 조단이가 넘어져서 팔이 뿌려졌던가 그랬는데도 그 와중에 시간 내서 참여해 준 것도 굉장히 감사하고요.

리: 윤미래 씨는 동생들을 굉장히 예뻐하는 것 같아요. 지난번 콰이엇 씨와 작업도 그렇고 동생 작업에 피처링은 잘해주는 것 같거든요. (웃음)

팔: 아무래도 항상 (무브먼트가) 모이면, 막내였는데, 이제는 저희가 누나보다 더 어리니까 예뻐해 주는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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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Soul Sick”에서는 씬의 뮤지션에 대한 비판이 눈에 띄어요. 이 곡에서 얘기한 ‘코 묻은 돈 훔치며 꼼수를 노리는 배신자’는 어떤 류의 뮤지션을 일컫는 건지?

팔: 저는 힙합이 진짜 멋지고 쿨한 문화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월디페’ 같은 페스티벌 말고 뮤지션들의 이름을 걸고 공연하거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함께 나오는 공연을 보면, 10대 팬들이 많이 오는 것 같더라구요. 에픽 하이의 2집, 3집이 히트를 치면서 10대들이 언더그라운드 공연장에 많이 찾아왔던 것 같아요. 물론, 10대들이 많이 찾아와주고 앨범을 사주고 지지해주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화 주체가 너무 10대 위주로 편향되다 보니까 문제인 것 같아요. 뮤지션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자기 나이에 느끼는 가사들을 쓰고 가사의 깊이도 깊어지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 10대들이 공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저도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이적 씨의 음악을 들었을 때 감성이나 분위기는 좋아해도 이적 씨가 가사를 통해 얘기하는 것들은 잘 느끼지 못했거든요.

리: 방금 말씀한 부분은 다른 여러 뮤지션도 안타까움을 토로한 적이 있어요.

팔: 제가 정말 아쉬운 건 제 또래의 리스너들이 음악을 듣고 공감해 주고 공연장에 와서 같이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거예요. 또, 저희 또래들은 사이트에 글을 남기는 것에 대해 적극적이지도 않고요. 음악을 듣고 뭔가를 느끼더라도 현실적으로 대학생은 학교생활을 하느라 바쁘고, 직장인은 일을 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뭔가 표현을 하지는 않거든요. 그렇지만, 10대 때는 생활패턴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겨운 일상을 힙합음악을 듣고 글을 남기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하거든요. 그런 이유에서 뮤지션들이 10대들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떤 유행에 뮤지션들이 휩쓸려 가는 것 같아요. ‘코 묻은 돈 훔치며 꼼수를 노리는 배신자’라고 썼던 가사도 10대들의 순수한 열정을 교묘하게 악용해서 장사를 하는 뮤지션들에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심지어 인터넷 게시판에 10대들에게 호소할만한 글을 올려서 마케팅을 하기도 하는데, 이게 성공사례가 있으니까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그걸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요. 10대들이 거기에 놀아난 듯한 생각도 들고요. 한편으로는 이해되기도 해요. 언더그라운드 씬에서는 돈이 굴러가기 어려우니까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전 이번 더블 K 형 앨범의 “Advice”라는 곡을 들으면서 정말 공감했거든요. 서로 힘을 합쳤을 때 좋은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른바 말하는 밥그릇 싸움을 하고 인터넷 언플하는 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뮤지션들이 10대들이 힙합문화가 얼마나 쿨하고 멋진 것인지 일깨워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연장에 10대 친구들이 많이 오다 보니 20대 친구들이 ‘나이 많은 사람은 가면 안될 것 같아.’라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절대 아니거든요. 다양한 연령층이 오면 더 좋은 거에요. 특히, 제 공연은 공감해줄 관객이 필요해요.

리: 팔로알토라는 랩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진솔한 마음을 잘 담아내는 걸로 정평이 나있어요. 그래서 더 그런지 건실한 청년의 이미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웃음) 실제로는 어떄요?

팔: 그 말씀을 들으니 어깨가 무거워지네요. (웃음) 살롱의 VON 형이 제 쇼케이스 때 “팔로알토는 힙합계의 유비현덕이다.”라고 캐릭터를 만들어 버렸어요. (전원웃음) 심지어 트위터에도 ‘메타 형과 셔니슬로우 형을 이을 힙합계의 호인이 될 것인가!’라고 올려서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그 분들을 닮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그러려면 올바르게 행동해야 하잖아요. 이게 자연스럽게 올바른 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이미 그런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오니까 부담이 돼요. 책임감을 실어주는 면에서는 좋지만…

리: 아무래도 VON 씨가 팔로알토 씨를 하나의 캐릭터 안에 가두려고 견제하는 것 같아요. (웃음)

팔: 고마우면서도 참…. 하하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착한 사람이 되려고 억지로 애쓰지는 않을 거에요. 왜냐면, 이번에 에이조쿠와 프로젝트 앨범을 기획 중이거든요. 에이조쿠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저는 쓰고 싶은 가사를 써서 힘을 합쳐 좋은 앨범을 만들자는 게 목표거든요. 분명, EP와는 다른 색깔로 나올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제 이미지가 건실한 청년으로 가버리면, 그 앨범이 나왔을 때 기존 이미지를 생각했던 사람들은 당황할 수 있잖아요. 항상 음악적으로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고 싶은데, 이미지에 갇혀버리면 음악적으로도 갇혀버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제 이미지를 한 곳에 가두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제 색깔은 묻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들었을 때 ‘아! 이건 팔로알토의 음악이구나!’하는 느낌은 들게 하고 싶어요.

리: 하이라이트 레코드는 개화산 크루가 주축이 되는 건가요?

팔: 음… 하이라이트 레코드가 개화산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지는 않아요. 비-프리(B-Free)를 영입하고 개화산이 아닌 한국힙합 씬에서 재능 있는 뮤지션들을 많이 영입해서 음악을 같이하고 싶어요. 그런데 개화산이 주축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었거든요. 아무리 프로모션을 잘하고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더라도 저와 오랜 믿음이 없거나 제 역사를 모르면 같이 일하기는 어려울 거란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개화산의 에이조쿠나 실장 민구라는 친구, 그리고 사장인 운기 형 같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이고요. 비-프리도 저랑 크루는 아니지만, 하이라이트 레코드에서 함께하는 뮤지션이고, 좀 더 좋은 조건으로 대형기획사에서 데려간다면 기분 좋게 보내줄 수도 있는 거구요. 저희는 레이블이지 절대 크루가 아니에요. 어떤 크루에 있던지 저희와 뜻이 맞고 재능 있는 뮤지션이라면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리: 진짜 레이블이라고 이야기할 만한 곳이 거의 없는 이 씬에 하이라이트 레코드가 론칭된 게 기쁘고 기대가 많이 됩니다. 앞으로 계획된 결과물에 대해 들을 수 있을까요?

팔: 일단 비-프리의 정규앨범 녹음이 4곡 정도 남아있고요. 6월 발매를 목표로 작업하고 있어요. 이 앨범이 하이라이트에서 가장 먼저 발매될 앨범이거요. GLV도 디지털 싱글을 준비 중이에요.

리: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팔: 2010년에 많은 힙합앨범이 쏟아지고 있고 계획된 앨범도 많아요. 이런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뮤지션들이 활동을 많이 할 시기이고 행사도 많아질 때, 흑인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분이 개인적으로만 들을 것이 아니라 나와서 즐겨준다면, 뮤지션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뮤지션뿐만 아니라 공연 기획자나 업계 종사자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관중에게 많은 재미를 줄 수 있다면, 관중도 많은 피드백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 문화가 좀 더 커지고 방송에 나오는 뮤지션만큼 독립적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힘이 커져서 좀 더 문화의 발전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제가 모 인터뷰에서 인구 이야기를 해서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있었어요. 그 글만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하는 말이지만, 제 생각엔 일본은 저희보다 인구가 많잖아요. 그게 인구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문화적인 인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영국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와 인구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편인데도 문화적으로 발전되어있거든요. 영국은 모국어가 영어이고 미국의 팝 흐름에 같이 흘러가는 분위기잖아요. 영국은 또 유럽의 중심이기 때문에 시장이 크잖아요. 제가 인구가 많아야 문화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했던 건 내수시장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인구가 많아지면 소비층도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였어요. 하지만, 인구가 많아도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깨어 있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가 되겠죠. 인구가 많아지고 문화적인 인식이 넓어진다면, 분명 언더그라운드 씬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서 한 가정당 5명씩 출산하라는 법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인구 핑계를 대는 건 아니고 분명히 뮤지션들이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하이라이트 레코드가 생긴 거고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멀리 바라보고 대중문화를 접하는 사람에게 인식을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은 인구가 적은데 홍보방식이나 노출방법이 획일화 되어 있잖아요. 어쨌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홍보를 할 수 있구요. 일반 대중은 저희가 홍대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소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끔 활동할 거예요. 그리고 대한민국 힙합음악이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JK 형이랑 활동하면서 느낀 건데, 미국 본토에서도 우리나라의 음악적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어요. 트위터에서도 보면, 해외에 한국힙합 팬들이 많더라구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같은 나라의 팬들도 있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한국힙합도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모두 힘을 합쳐서 노력한다면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팔로알토 Said

-힙합에 빠진 걸 가장 뿌듯하게 여겼던 순간
음악을 듣거나 만들 때

-힙합에 빠진 걸 가장 후회했던 순간
클럽에서 힘들 정도로 술에 취해있을 때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걸 가장 후회했던 순간
이등병 때

-참여한 각 보컬리스트를 짧게 표현한다면
소울 원(Soul One): 점점 깊어진다.
멜로우(Mellow): 예쁜 목소리
정기고(Junggigo): 감미로운 목소리에 감춰진 남자다움
윤미래(T): 설명이 필요 없음
소울맨(Soulman): 대한민국 최고




인터뷰. 글 / 강일권, 박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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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김얄개
    1. 김얄개 (2010-10-03 21:32:11 / 116.120.251.***)

      추천 0 | 비추 0

    2. 와우 팔로횽 ^^
  • dd
    1. dd (2010-08-18 18:33:12 / 61.73.113.**) 삭제

      추천 0 | 비추 0

    2. 미닛메이드였음좋았을걸...... 농담입니다 ㅋ
  • jelawnem
    1. jelawnem (2010-07-22 12:10:57 / 218.155.71.***) 삭제

      추천 0 | 비추 0

    2. 정말 너무한다.
  • 게리론
    1. 게리론 (2010-07-20 21:18:13 / 119.149.88.***) 삭제

      추천 0 | 비추 0

    2. 슈퍼에서 확인해본결과
      다른 오렌지쥬스는 대부분 3000원대 인데
      제주감귤은 1500원이네요

      리드머 정말 너무하네요
  • 헐
    1. (2010-07-19 01:42:56 / 222.101.55.**) 삭제

      추천 0 | 비추 0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예예
    1. 예예 (2010-07-19 01:15:13 / 119.149.88.***) 삭제

      추천 0 | 비추 0

    2. 아무리그래도 사진속에 "제주감귤" 은 너무하지않았나요?

      오렌지쥬스에서 제일싼주스인데.....(저거 오렌지거의 없고 다 색소 향식료임..)

      제가 자취해서 아는데 오렌지 쥬스 먹고싶은데

      돈아끼고 싶을때 저거 사서 먹는데...

      리드머 너무하네요.... 팔로한테 "제주감귤"을 대접하다니...
  • 5verFlow
    1. 5verFlow (2010-07-18 20:10:35 / 203.238.134.*) 삭제

      추천 0 | 비추 0

    2. 언제나 호랭이와 함께 하길~~~~
      정규 앨범도 빨리 나오길~~~
  • 조성호
    1. 조성호 (2010-05-31 23:41:08 / 58.224.137.**) 삭제

      추천 0 | 비추 0

    2. 내가
      대한민국
      엠씨중에
      제일 조아하는
      슈퍼 엠씨
      팔로알토!!!!!!!!
  • 넘버원힙합
    1. 넘버원힙합 (2010-05-31 19:40:55 / 118.33.62.***) 삭제

      추천 0 | 비추 0

    2. 참 정감 가는 랩퍼. ㅎㅎ
      앨범도 좋았음
  • ㅎㅅㄴㅌ
    1. ㅎㅅㄴㅌ (2010-05-29 01:48:02 / 211.117.143.**) 삭제

      추천 0 | 비추 0

    2. 긍정적 기운!
      요즘 동네 마트에서 팔로씨 신곡 자주 나와요-
      그리고 아까 MTV Most Wanted에 나오는 거 보고 반가웠어요!


      예를 들어서 갑자기 이빨에 금을 끼고(?) 이른바 말하는 ‘블링블링’한 것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상하니까 너무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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