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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집장의 듣다 죽자: 7월 블랙 뮤직 단평 (2)
강일권 작성 | 2014-07-30 19:33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29,103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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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국내 장르 씬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국외 힙합/알앤비 앨범을 소개하는 건 꾸준히 해야겠는데, 매월 쏟아지는 양과 속도를 쫓아가기엔 벅차서 단평 코너를 시작해봅니다. 정식 리뷰와 별개로 매주 주목할만한 국외 신보 몇 장을 골라서 감상 위주로 캐주얼하게 소개하려 해요. 앨범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음악평은 정식 리뷰에서 계속됩니다. 부디 유익한 가이드가 되길 바라며... 우리 모두 듣다 죽어요~~"


 

Cormega - Mega Philosophy 2014-07-22

 

남자들의 뜨거운 우정과 거리에서 쌓은 지식을 멋들어지게 설파하던 베테랑 코메가(Cormega)는 비록, 인기는 떨어졌을지언정 랩 실력이 제자리를 떠난 적은 없었다. 그리고 이는 이번 여섯 번째 앨범에서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명장 라지 프로페서(Large Professor)에게 전곡을 일임한 본작에서 일단 코메가는 여전히 기똥찬 랩을 선보인다. 그를 한 물 간 랩퍼라며 폄훼하는 이들에게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력으로 증명하듯 전성기 못지 않은 아름답고 살벌한 플로우가 앨범 전반을 수놓는다. 라지 프로페서옹에겐 죄송한 얘기지만, 코메가의 랩이 그의 비트에게 조연 자리도 허락하지 않는다. "Rap Basquiat" 1 17초부터 1 30초 구간에 휘몰아치는 랩의 폭풍을 보라. 전율이 일 정도다. 무엇보다 코메가는 이번 앨범에서 마약과 돈에 관한 얘기들로만 점철된 랩 음악을 하는 랩퍼들, 그런 음악을 만들도록 강요하고 유도하는 음악 산업계와 관계자들, 그리고 그런 음악들만 틀어대는 방송 시스템을 냉철한 시각과 고감도 라이밍으로 비판하며, 베테랑으로서 일침을 가한다. 지금은 코메가의 철학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


 

Plus – Rapid Eye Movement 2014-06-27

 

그야말로 지나가다 우연히 접한 앨범이다. 찾을 수 있는 정보라곤 16살짜리 랩퍼 둘이 뭉친 팀이라는 것뿐. 판매도 오로지 밴드캠프 페이지를 통해서만 하고 있다. 그런데 커버가 심상치 않다 싶어 들어봤더니 그저 힙합 좋아하는 친구끼리 집에서 어설프게 만든 습작 수준이 아니다. 멤버 중 레드(Red)는 프로덕션까지 책임졌는데, 리듬 파트와 룹의 운용, 그리고 사운드 소스의 활용 면에서 특정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들이 지향하는 지점이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 Hop)이라면, 그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환경과 맞물려서 내린 결정인지, 이들이 온전히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전반적으로 사운드는 조악함을 살짝 벗어난 수준인데, 오히려 이것 또한, 플러스의 음악적 매력을 배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 때문에 엠에프 둠(MF Doom)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순간도 있지만, 둠의 적자라 하기엔 또 모호하다. 랩핑 면에서도 특별히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을지언정 그들의 음악과 준수하게 어우러지며, 다소 추상적이지만, 치기를 걷어낸 가사도 인상적이다. 과연 이들이 힙합팬의 가시권에 들어가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이어 나가게 될 지 몹시 궁금해진다.

 

 


 


Dark Lotus - The Mud, Water, Air & Blood
2014-07-29

 

힙합팬들보다는 록팬들에게 좀 더 친숙할 두 팀 인세인 클라운 파시(Insane Clown Posse)와 트위즈티드(Twiztid)가 뭉친 그룹 다크 로터스(Dark Lotus)가 약 6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블랙 메탈 밴드의 상징과도 같은 콥스 페인팅(Corpse paint: 검은색과 흰색만을 사용한 메이크업), 강렬한 일렉 기타 사운드의 적극적인 활용, 오컬트(Occult), 악마주의 등으로 대표할 수 있는 가사적 키워드 등등, 두 그룹은 전통적인 힙합의 틀에서 벗어나 있지만, 랩핑과 프로덕션 면에서는 영락없는 힙합 그룹으로서 정체성이 드러나며, 기존의 랩-록 밴드들과도 다른 영역을 점한다. 기본적으로 호러코어 랩(horrorcore)을 지향하는 이들답게 본작에도 음산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영화로 치자면, 고딕 호러물과 고어물이 결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분야의 베테랑들답게 연출이 탁월하다. 백인 랩퍼 특유의 투박함을 무기로 하는 인세인 클라운 파시와 날카롭게 파고드는 트위즈티드의 랩이 이루는 조화도 여전히 인상적. 다만, 프로덕션은 다소 아쉽다. 이들은 오늘날 트렌드인 트랩 비트와 조화를 꾀하는 등, 몇몇 곡에서 실험을 감행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이전보다 민숭민숭해진 무드를 상쇄할 만큼 효과적이진 못하다. 차라리 좀 더 맹렬하고 기괴하게 밀어붙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REKS x Hazardis Soundz - Eyes Watching God
2014-07-15

 

매사추세츠 출신의 렉스(Reks)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손꼽는 다작형 랩퍼다. 특히, 한 명의 프로듀서와 짝을 이뤄서 작업하는 걸 꽤 즐기는 편인데, 이번 앨범도 그러한 합작 앨범이다. 파트너는 퀸즈 출신의 해저디스 사운즈(Hazardis Soundz). 둘은 이미 올해 공개됐던 렉스의 믹스테입 [All Eyes on Reks]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해저디스 사운즈의 비트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그는 프로듀서 이전에 엔지니어로서 더 이력이 탄탄한데, 그래서인지 기술적인 측면보다 비트를 만드는 감각은 덜한 느낌이다. 렉스의 촘촘한 라이밍과 탁월한 플로우야 이미 정평이 난지 오래고, 따라서 본작의 음악적 완성도의 관건이 해저디스 사운즈 쪽으로 쏠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전통적인 붐 뱁과 2000년대 업비트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그의 프로덕션은 다행히 [All Eyes on Reks] 때보다 인상적이다. "Free Minds", "Lesser God", "So Much" 등의 곡은 렉스와 시너지가 눈에 띄는 트랙들. 하지만 그 특유의 날카로운 사운드 탓에 전곡을 들었을 때 엄습하는 피로감과 랩퍼의 뒤를 든든히 받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하이라이트라 할만한 순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아쉬움 또한, 여전하다. 어쨌든 그럼에도 렉스의 랩이 그냥 지나치는 것을 허용하진 않는다.


 

Illa Ghee - Social Graffiti 2014-07-08

 

많은 이에게 생소할 이 랩퍼의 과거에 대해 썰을 좀 풀고 가야 할 듯하다. '90년대 중반에 등장한 브룩클린 토박이 일라 쥐(Illa Ghee)는 당시 선배 랩퍼들 사이에서 뉴욕 힙합 씬을 이끌 신예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그를 '차기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라 극찬할 정도였는데, 그러나 범죄와 얽힌 삶 속에서 그는 몹 딥의 걸작 [Hell On Earth/1996]에 참여한 그해, 무려 6년형을 선고 받았고, 아까운 재능은 2002년까지 감옥에서 썩어야만 했다. 이후 일라 쥐는 감옥 생활이 그를 본격 랩퍼의 삶으로 이끌었다며, 가치 있었던 기간이라 회고했지만, 어쨌든 일라 쥐가 다시 게임에 복귀했을 땐 힙합 판이 완전히 변한 이후였고, 그의 존재를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언더그라운드 랩퍼로서 이력을 이어오고 있는데, 앞서 언급한 '차기 노토리어스 비아이쥐'라는 수식어는 일라 쥐의 특징을 고스란히 대변한다. 걸걸한 음색의 랩핑(사실 이 부분에선 비기보다도 같은 레이블이었던 크레이그 맥과 더 비슷하다)과 거리의 삶을 손에 잡힐 듯 이미지화하는 능력, 그리고 높은 수준의 라임 구성력 등이 그것이다. 물론, 노토리어스 비아이쥐만큼의 수준과 카리스마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가 제대로 쓰고 뱉을 줄 아는 랩퍼인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번 세 번째 앨범에서도 이러한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앨범 타이틀에서도 느껴지듯이 본작에는 심도 있는 주제와 직선적이고 고급스러운 어휘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빡센 거리의 랩이 담겨있다. 다만, 프로덕션의 감흥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퀸즈 힙합 사운드와 붐뱁 사운드를 적절히 구현했으나 17트랙이 흐르는 동안 큰 인상을 남기는 지점 없이 무난하게 흐르다 보니 후반부에 이를수록 지루해지는 것이다. 결정적 한 방을 날리는 비트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떠나질 않는다.


 

Marsha Ambrosius - Friends & Lovers 2014-07-15

 

싱어송라이터 마샤 앰브로시어스(Marsha Ambrosius)의 보컬과 음악은 그야말로 우아하다. 그리고 그러한 매력에 이끌려 새 결과물이 나오면 무언가에 홀린 듯 플레이하게 된다. 이번 두 번째 앨범에서도 마샤의 아우라는 여전히 인상적인 지점을 여럿 만들어내는데, 절제와 기교를 오가고 긴장감과 편안함을 번갈아 선사하며 듣는 이의 감성을 지배하는 보컬은 다소 평범한 프로덕션의 음악마저 쉬이 넘기지 못하게 만들 정도다. 감각적인 구성의 곡과 만났을 때야 더 말할 필요 있겠는가. 프리모(DJ Premier)가 만든 제루 더 다마자(Jeru the Damaja) "Come Clean"을 샘플링한 음악 위에서 샤데이(Sade)"Love Is Stronger Than Pride"를 절묘하게 커버한 "Stronger", 미니 립퍼튼(Minnie Riperton)의 명곡 "Loving You"의 가장 감미로운 순간을 가져와서 완전히 자신의 무드로 바꾸어놓은 "La La La La La", 보컬과 프로덕션의 황홀경을 선사하는 "So Good" 같은 곡들을 들어보라. 더불어 섹스와 사랑에 관한 직설적이면서도 지적인 노랫말 역시 본작의 오묘한 맛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이렇게 그녀는 이번에도 우리의 마음을 홀린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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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박진영
    1. 박진영 (2014-08-11 17:39:45 / 112.216.28.***)

      추천 0 | 비추 0

    2.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Doltwo
    1. Doltwo (2014-08-05 01:03:10 / 222.233.64.***)

      추천 0 | 비추 0

    2. 코메가 빼곤 다 생소하네
      꼭 다 들어봐야징
  • 김해솔
    1. 김해솔 (2014-07-31 19:21:05 / 115.143.186.**)

      추천 1 | 비추 0

    2. 일라쥐 되게 화쥐 닮았쥐
  • 할로윈1031
    1. 할로윈1031 (2014-07-31 16:52:57 / 175.202.126.***)

      추천 2 | 비추 0

    2. 이번 글도 정말 잘봤습니다 일라 쥐 새앨범은 생각도 못했네요.
      코메가 랩이 워낙 죽여서 비트는 조연도 안된다 길래 라지 프로팬이라 살짝 걱정했는데 유툽에서 밸류어블 레슨 듣고 지렸습니다 ㅠ.ㅠ
  • T
    1. T (2014-07-31 13:24:12 / 125.176.32.***)

      추천 1 | 비추 0

    2. 이런 내용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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