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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조성민 작성 | 2015-03-23 19:12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8 | 스크랩스크랩 | 42,095 View

Artist: Kendrick Lamar
Album: To Pimp a Butterfly
Released: 2015-03-16
Rating:
Reviewer: 조성민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대중으로부터 본격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2011년이래 줄곧 폭풍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자신이 태어난 80년대를 컨셉트로 삼고, 날카로운 리리시즘으로 무장한 채 케이샤(Keisha)와 태미(Tammy)라는 두 가상인물의 시선으로 컴튼(Compton)에서의 혹독한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데뷔 앨범 [Section.80]는 켄드릭을 단숨에 웨스트 코스트 힙합을 다시금 부흥시킬 적임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듬해에 발표된 정규 1 [good kid, m.A.A.d city]가 끼친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 것이었는지는 새삼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음악적으로 훌륭한 완성도를 보인 앨범 두 장을 발표했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켄드릭이 힙합 씬에 끼치는 파급력과 그에게 쏠리는 화제성을 다 설명할 순 없다. 사실 그에게 가장 많은 이목이 쏠렸던 때는 2013년 빅 션(Big Sean)과 함께한 트랙 “Control”에서 논란이 되었던 라인('I’m the king of New York')을 뱉었을 때와 최근 흑인을 향한 백인경찰관들의 공권력 남용을 놓고 빌보드(Billboard)와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환경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흑인) 스스로를 존중해야 한다.”) 탓에 비판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다. 이렇듯 개인적인 견해에 대한 대중의 날 선 반응을 비롯하여 싱글 “i”가 선공개된 이후, 새 앨범의 방향성을 향했던 의심 어린 시선들과 완벽에 근접했던 정규 1집에 대해 창작자로서 갖는 부담감 등등, 수많은 것들에 휘둘리고 있는 상태에서 [To Pimp A Butterfly]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 앨범은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도 더욱 높은 곳으로 도약하는 켄드릭 라마를 담고 있다.

 

이번에 켄드릭은 음악 산업에서 성공을 맛본 흑인 아티스트가 다양한 형태의 장애물 앞에서 어떻게 파멸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그려냈다. 하퍼 리(Harper Lee) 저자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앨범 타이틀이 설명하듯 이러한 흑인 아티스트의 여정을 애벌레가 고치를 벗고 나비가 되는 과정에 빗대어 표현했다. 그가 여기서 말하는 장애물이란 흑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과 사회적/경제적 억압, 정부에 의해 강제적으로 주입된 고정관념과 편견, 그리고 물질적인 유혹 등으로, 트랙마다 이를 다양한 시선에서 비판한다.   

 

앨범 전반부에 위치한 트랙들은 비교적 직접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포문을 여는 트랙인 “Wesley’s Theory”는 탈세 혐의로 징역 선고를 받은 흑인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Wesley Snipes)를 빗대어 만들어졌는데, 빈민가에서 빠져나와 성공을 꿈꾸는 어린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첫 번째 벌스를, 엉클 샘(Uncle Sam)이라고 자칭하는 백인 레코딩 회사 사장의 처지에서 두 번째 벌스를 썼다. 이는 흑인 아티스트가 품은 성공을 향한 야망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성공으로 인해 돈을 버는 것은 백인이다.’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으며, 흑인이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갖는 제약에 대해 설명한다. 바로 이어지는 트랙인 “For Free? (Interlude)”는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바탕으로 한 구성과 말대답하듯 빠르게 쏘아붙이는 켄드릭의 랩이 돋보이는 트랙으로 남자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여자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백인우월주의 사회에서 목화밭의 노예로 남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플레이리스트가 진행될수록 앨범의 전체적인 톤이 어두워지고 켄드릭이 풀어나가는 주제 또한 더욱 자전적이며, 의식적으로 변한다. 부에 대한 강박관념이 어떻게 사람을 망칠 수 있는지와 컴튼을 떠나 슈퍼스타가 되었지만, 여전히 주위에 존재하는 어두운 영향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Institutionalized, 본인이 가진 명성을 악용해 자신의 친구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를 하면서 느낀 죄책감과 감옥이라는 시스템이 얼마나 부패했는가를 논하는 “These Walls, 슈퍼스타의 생활에 몰두한 나머지 컴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무책임하게 행동한 자신을 증오하는 순간이 담긴 "u"로 이어지는 중반부가 그 예다. 특히, "u"에서 자아가 분열된 듯 울부짖으며 랩을 쏟아내는 모습에서 그의 뛰어난 곡 장악력을 느낄 수 있다.

 

앨범 후반부에 이르면, 켄드릭은 본격적으로 미국 내 흑인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Complexion (A Zulu Love)”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피부색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양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는데, 스눕(Snoop Dogg)과 함께 유일한 랩 게스트인 랩소디(Rapsody)는 멋진 라인들을 뱉어내며 켄드릭을 지원 사격했다. 그런가하면, “The Blacker the Berry”에서는 흑인들이 가지는 편견과 그들을 옥죄는 억압에 대해 분노하며, 시스템에 대한 공격성을 서슴없이 드러낸다. 특히, 마지막 벌스에 내포된 메시지는 매우 인상적이다. 켄드릭은 흑인들이 백인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지만, 흑인 사회와 빈민가에 난무하는 폭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을 두고 위선적이라고 꼬집는데, 이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이 강력한 효과로 다가온다. 비록, 프로덕션의 아쉬움은 있지만, 앨범 발표 전 선 공개된 “i”가 담고 있는 메시지도 의미심장하다. 빈민가에서 폭력이 일어나는 이유로 존중과 자기애의 부족을 들며, 자신을 사랑하자는 밝은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힙합에서 흑인 비하단어('N-Word')가 자주 사용되는 것에 불만을 표한 바 있는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에게 그 단어가 갖는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되려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이처럼 켄드릭은 앨범을 통해 최대한 넓은 폭의 주제를 포용하면서도 통일되지 않은 주제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흔히 노출하는 산만한 구성을 영리하게 피해 갔다. 그가 트랙 끝자락마다 삽입한 시 덕분이다. 다음 트랙으로 넘어갈수록 그가 읊는 시의 길이는 점점 더 늘어나는데, 마지막 곡인 “Mortal Man”에서 완성된 시를 들어보면, 앞선 모든 트랙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내용의 시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이렇게 겉으론 각 트랙이 따로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전부 켄드릭이 쓴 시의 조각들인 셈이다. 절묘한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To Pimp a Butterfly]에서 구성적인 또 다른 재미는 앨범이 진행됨에 따라 켄드릭이 등장시키는 가상인물들을 비롯하여 각 트랙과 벌스마다 변화하는 랩톤, 그리고 플로우에서 느낄 수 있다. “Alright”“For Sale? (Interlude)”에서는 각종 유혹거리와 권력을 의미하는 루시(Lucy)가 나타나 켄드릭을 유혹하고, “How Much a Dollar Cost”에서는 거지로 분장해 켄드릭을 시험하려는 신이 등장하는가 하면, “You Ain’t Gotta Lie (Momma Said)”에서는 비음을 이용해 마치 엄마가 아들에게 충고하듯이 뱉는 랩을 선보인다. 또한, 마지막 트랙에서 고() 투팍(Tupac)에게 지혜를 묻는 장면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전율의 하이라이트다. 이러한 구성적인 장치들은 단지 앨범을 청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마치 잘 짜인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한 효과를 준다.

   

본작은 프로덕션 측면에서도 전작들에 비해 훨씬 풍부하고 깊은 사운드를 담고 있다. 70년대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펑크(funk) 밴드 팔러먼트(Parliament)와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는 켄드릭의 말마따나 이 앨범은 비밥재즈(be-bop jazz), 싸이키델릭 펑크(psychedelic funk), 소울(soul), 일렉트로닉(electronic), 붐뱁(boombap), 가스펠(gospel), 그리고 쥐펑크(g-funk)까지 두루 섭렵하며, 흑인 음악이라고 일컫는 모든 장르와 그 이상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로버트 글래스퍼(Robert Glasper)가 피아노를 담당했고 썬더캣(Thundercat)이 베이스를 맡았으며, 라라 해서웨이(Lalah Hathaway)와 빌랄(Bilal), 그리고 로널드 아이슬리(Ronald Isley)가 목소리를 더했다. 풍미가 넘치는 사운드가 꾸려질 수 밖에 없는 라인업이다. 또한, 전체적인 앨범의 사운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이유는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 테레스 마틴(Terrace Martin),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테즈 아놀드(Taz Arnold) 등등, 독특한 색깔을 가진 프로듀서들과 협업을 통해 대다수의 트랙을 프로듀싱한 사운웨이브(Sounwave) 덕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To Pimp a Butterfly]는 여러모로 완벽에 근접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혹자에게는 마냥 어렵기만 하다고 느껴질 것이고, 어느 정도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전개를 통해 빠르게 진행되는 전작의 그림자에 가려질 수 있을 것이며, 다소 심심하고, 정치적인 색깔이 강하다고 비판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이 앨범이 클래식이라는 의견에 반대표를 던질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앓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음악을 통해 평화를 외치는 그에게서 진정한 구원자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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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blanq
    1. blanq (2015-03-25 09:27:37 / 1.232.255.***)

      추천 2 | 비추 0

    2. 앨범 공개된이후 근 일주일동안 이앨범만 듣고있는데 저에겐 이 이상 완벽할수가없네요
  • pusha
    1. pusha (2015-03-24 22:50:58 / 58.234.64.**)

      추천 3 | 비추 0

    2. AOTY~
  • Junenee
    1. Junenee (2015-03-23 22:59:49 / 112.214.154.***)

      추천 8 | 비추 1

    2. 또다른 클래식. 리드머 별 다섯개는 2011년 good kid maad city, 2013년 Janelle Monae의 The Electric Lady이후로 처음 보는거 같네요.
  • Drizzy
    1. Drizzy (2015-03-23 20:58:44 / 116.123.210.***)

      추천 7 | 비추 1

    2. 이렇게 몇 년 동안 hype를 키워놓고 기대치에 부응하는 아티스트가 과연 몇이나 될까... 켄드릭 참 대단합니다. 리드머에서 별 다섯개를 보는 건 또 얼마만인지.
  • 상대성
    1. 상대성 (2015-03-23 20:37:37 / 1.236.147.***)

      추천 7 | 비추 0

    2. 굿키드맫시티가 초라해보이는.. 그정도로 뛰어난 앨범이라고생각합니다
      이제는 완전 입지를 굳히는 켄드릭의모습이보이네요.
      전설의 반열에오를것인가
  • The Neptunes
    1. The Neptunes (2015-03-23 20:08:31 / 61.102.87.***)

      추천 13 | 비추 7

    2. C L A S S I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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