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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 Bronson - Mr. Wonderful
조성민 작성 | 2015-04-13 04:0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2 | 스크랩스크랩 | 32,125 View

Artist: Action Bronson
Album: Mr. Wonderful
Released: 2015-03-23
Rating:
Reviewer: 조성민









액션 브론슨(Action Bronson)이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겠다고 결심하기 전 쌓아놓은 이력은 미국의 많은 랩퍼들과 비교적 다른 것이었다. 알바니아 출신의 교포 2세로 퀸스(Queens)에서 자란 그는 요리의 길을 걸어온 사나이로, 뉴욕의 많은 레스토랑에서 수석 셰프 자리를 맡았으며, 심지어 지역의 프랜차이즈 야구 구단인 메츠(New York Mets)의 주방에서 경력을 쌓았을 정도다. 그렇기에 주방에서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 이후, 칼 대신 마이크를 잡기로 결심한 그를 본 주변 사람들은 많은 의문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Dr. Lecter] [Rare Chandeliers], 그리고 [Blue Chips] 시리즈 등등, 정규 앨범과 믹스테입을 넘나들며 발표된 그의 결과물은 비교적 단시간 안에 액션 브론슨이라는 이름을 힙합 씬에 굵직하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여기 그의 메이저 데뷔작 [Mr. Wonderful]은 전작들보다 짜임새 있는 구성은 물론, 유기농 같은 사운드와 개성 넘치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본작의 프로덕션부터 짚고 넘어가 보자. 액션은 믹스테입과 앨범 작업을 통해 이미 호흡을 맞춰본 프로듀서들을 다시 한번 라인업에 합류시키며 그때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재현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Well-Done]의 전곡을 담당한 스테틱 셀렉타(Statik Selektah) [Rare Chandeliers]의 프로덕션을 맡은 알케미스트(The Alchemist), 그리고 재작년 말 [Blue Chips 2]로 평단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파티 서플라이스(Party Supplies) 등은 앨범이 전체적으로 다채롭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형성하는 데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특히, 러프함이 살아있는 드럼과 80년대 모타운(Motown) 사운드에서 영감을 받은듯한 펑키한 샘플들, 경쾌하게 진행되는 건반,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에서나 들어볼 법한 전자 기타 연주와 다채로운 로큰롤(rock ‘n’ roll) 사운드, 그리고 재지함을 가미하는 색소폰 연주 등이 각각 오버하지 않는 적정선에서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최근 메인스트림에 펑크(funk) 바람을 몰고 온 스타 프로듀서 마크 론슨(Mark Ronson)과 드레이크(Drake) 특유의 멜랑콜리한 시그니쳐 사운드를 만들어낸 노아 ‘‘포티’’ 셰빕(Noah “40” Shebib)이 참여함으로써 사운드의 범위가 더욱 늘어났다.

 

앨범의 구성에서도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액션은 앨범 초반부에 모두가 그에게 기대하는 랩 트랙들을 배치하며 전매특허라고도 볼 수 있는 독특한 카리스마와 유머러스한 펀치라인, 그리고 통통 튀는 레퍼런스들을 선보인다. 빌리 조엘(Billy Joel)의 여섯 번째 앨범인 [52nd Street]의 수록곡 “Zanzibar”를 샘플링하고 마크 론슨의 멋스러운 건반을 얹은 첫 트랙 “Brand New Car”에서는 데릭 지터(Derek Jeter)가 은퇴했으니 자신이 뉴욕을 짊어지겠다는 당찬 포부를 선보임과 동시에 곡의 마무리를 짓는 부분에서는 더듬거리는 랩으로 자신을 자책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웃음을 유발한다. 이어지는 트랙인 “The Rising”은 둔탁한 킥 위에 브락킹턴 앙상블(The Brockington Ensemble)“When I Rise”에서 코러스 부분을 샘플링하며 가스펠 느낌 충만한 원곡과는 다르게 편곡되었는데, 여기서 그는 자신을 의심했던 사람들을 향해 보란 듯이 주먹감자를 날린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이 곡의 백미는 아웃트로에 등장하는 액션의 사촌 빅 바디 베스(Big Body Bes)의 샤웃아웃(shout out)이다. 베스는 믹스테입을 포함한 액션의 전작들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하며 색다른 에너지를 더했는데, 이 곡과 더불어 “Falconry”의 아웃트로에서도 재미있고 패기 넘치는 샤웃아웃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한다. 이후, 펑키함이 살아 숨 쉬는 트랙 “Terry”를 지나면 앨범의 강력한 킬링 트랙이라고 할 수 있는 “Actin’ Crazy”가 등장한다. 여태껏 다채로운 사운드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풍부한 느낌의 곡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 곡에서는 미니멀한 비트와 양념처럼 적절히 이용된 브라스) 샘플, 그리고 디스토션 효과를 더한 드럼이 인상적이다. 다섯 번째 트랙인 “Falconry”에서 폭소를 유발하는 베스의 아웃트로가 끝나면서 한바탕 유쾌함이 지나가면, 앨범의 스킷인 “Thug Love Story 2017(The Musical)”이 등장하는데, 이후부터 앨범은 초반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전환된다. 

 

이미 [Blue Chips]에서 선보인 바 있는 “Thug Love Story 2012”의 후속곡으로 보이는 이 트랙에서 액션의 친구는 실연당한 남자의 마음을 노래로 표현하는데, 이는 마약중독과 물질적인 사랑에 의해 상처받은 액션을 표현하는 다음 곡 “City Boy Blues”에 알맞은 인트로 트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파티 서플라이스와 에이티에잇 키스(88-Keys)가 협업한 이 곡은 블루스 록(Blues Rock)을 토대로 완성된 트랙으로써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랩 대신 전략적으로 선택한 액션의 보컬이다. 분명 기술적으로 잘 부른다고 할 수 없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작용했다. 다음 곡인 “A Light in the Addict”는 수록곡 중 가장 어두운 액션의 모습을 그려냈다. 재지한 피아노와 블랙 애틀라스(Black Atlass)의 코러스, 그리고 서글프게 울리는 기타연주가 돋보이는 이 트랙에서 액션은 자기성찰적인 이야기들과 죽음 뒤에 남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곧바로 이어지는 뮤지컬 시리즈의 마지막 곡인 “Baby Blue”에서는 연인에게 상처받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곡에 참여한 챈스 더 랩퍼(Chance The Rapper)의 지질한 가사는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심정을 담고 있으며, 소울풀한 액션의 후렴구를 지나 희망차게 울려 퍼지는 트럼펫이 매우 인상 깊다.           

 

이후 80년대 록 발라드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트랙 위에 재지한 피아노 독주가 일품인 “Only In America”에서는 앨범의 전반부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랩을 다시금 선보이며 뉴욕 출신 힙합 아티스트들이 재현해야 할 동부 힙합의 황금기에 대한 부담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울부짖는다. 그리고 고조되었던 분위기를 점차 다운시키는 잔잔한 비트와 펑키한 베이스 라인이 돋보이는 다음 트랙 “Galactic Love”와 사실상의 인스트루멘탈 트랙으로 봐도 무방한 “The Passage [Live From Prague]”는 앨범의 마지막을 위한 착륙 준비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본작의 장단은 명확하다. 믹스테입과 정규 앨범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익살스러운 라인들이 살아있으며, 음식과 자동차, 그리고 마약과 섹스처럼 그가 강점을 보이던 주제에 관한 랩이 한층 더 견고해졌다. 또한, 프로덕션적인 측면에서 적당히 허를 찌르면서도 완숙미를 뽐내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로큰롤 정신을 품고 있는 이 랩퍼의 작품이 멋진 가장 큰 이유는 믹스테입, 혹은 언더그라운드 앨범으로 유명해진 랩퍼들이 메이저 데뷔앨범에서 고배를 마시게 된 요소들, 이를테면 대중적 사운드와 적절치 못한 선에서의 타협이나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액션은 그가 해오던 것들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앨범의 구성적 재미를 늘리면서 기획적인 약점을 보완했다. 이 앨범의 단점이라면, 그에게 기대했던 무자비한 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과 킬링 트랙들이 모두 선 공개되어버렸다는 것뿐이다. 이만하면, 그의 첫 메이저 앨범은 매우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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