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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제이 - Walkin' Vol. 1
강일권 작성 | 2015-07-17 22:3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43,565 View

Artist: 피제이(Peejay)
Album: Walkin' Vol. 1
Released: 2015-06-23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힙합 듀오 라임버스로 활동할 때까지만 해도 피제이(Peejay)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프로듀서로서 위치를 더욱 견고히 하며 내놓기 시작한 일련의 결과물들은 단숨에 이목을 집중하게 할 만큼 탄탄한 것이었다. 진보(Jinbo)와 함께한 마인드 컴바인드(Mind Combined)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샘플 클리어런스 문제가 있긴 했지만) 빈지노의 싱글 "Dali, Van, Picasso" YG에서 공동으로 만든 작업물들이 대표적인 예다. 이렇듯 힙합과 알앤비 영역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주조하는 피제이의 감각은 이번 첫 번째 솔로 앨범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여러 게스트를 초빙하여 화력을 쏟아부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앨범은 예상보다 단출한 구성으로 완성됐다. 그가 꾸준히 추구해온 어반하고 재지한 무드의 비트가 중심이 되는 가운데, 인스트루멘탈 힙합과 게스트 참여 트랙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일렁이는 신스의 운용과 스네어에서 흡사 1990년대 초반, 더 파사이드(the Pharcyde)의 앨범 속 제이 딜라(J Dilla)의 비트를 연상하게 하는 "Reborn", 은은한 패드(Pad/*필자 주: 신시사이저의 음색 이름의 하나) 사운드의 주도 아래 랩퍼 쥐투(G2)와 키스 에이프(Keith Ape)의 랩이 탁월한 소리의 조합을 들려주는 "Out Of Mind"가 특히 인상적이다. 진보와 다시 만나 일렉트로 소울의 감흥을 전하는 "미끄러지듯이 (Sliding)"도 매끈하다.

 

반면, 빈지노와 또 한 번의 상승효과를 기대했던 타이틀 곡 "I Get Lifted"는 아쉽다. 이번 앨범에서 참여 진의 역할 자체가 특별한 컨셉트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피제이의 비트에 어우러지는 하나의 소리로써 느낌이 크긴 하나, 다소 유치함이 엿보이는 빈지노의 라임과 라인들은 그것마저 방해한다.

 

사실 [Walkin' Vol. 1]은 특별히 부각하거나 깊게 파고들어 얘기할만한 지점이 있는 류의 앨범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거나 극적인 구성을 취하기보다 세련된 스타일을 유지하며, 편안한 감상을 유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듯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피제이의 커리어와 역량을 생각해보면, 이 부분에서 일말의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곡 대부분의 만듦새 면에서 본작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더구나 아무리 세계적인 추세가 랩퍼의 시대인 걸 고려한다 해도 비트메이커와 프로듀서에 대한 관심, 혹은 대우가 너무 뒷전인 한국힙합 씬의 상황 속에서 이렇게 잘 마감된 프로듀서의 앨범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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