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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 Miller - GO:OD AM
조성민 작성 | 2015-10-28 18:4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34,041 View

Artist: Mac Miller
Album: GO:OD AM
Released: 2015-09-18
Rating:
Reviewer: 조성민









첫 정규 앨범인 [Blue Slide Park]가 메이저 배급사를 통하지 않고도 빌보드 차트 1위로 데뷔했을 때 주위 반응은 떠들썩했지만, 정작 맥 밀러(Mac Miller) 본인은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고작 18살이었고, 여러 매체로부터 받은 날 선 비평을 대수롭지 않게 삼킬 수 있을 만한 내공을 갖추기에는 확실히 어린 나이였다. 이후 약물중독에 시달리고 친구를 잃은 그는 스스로 어둠 속으로 피신했고, 그 결과 1집과는 아주 상반된 색깔의 2 [Watching Movies with the Sound Off]이 완성되었다. 이 앨범을 필두로 밀러는 각기 다른 컨셉트와 다소 실험적인 프로덕션을 바탕으로 한 여러 장의 믹스테입('Faces', 'Delusional Thomas', 'The Pink Tape')을 발표하며 앨범 기획자로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그리고 본작 [GO:OD AM]은 쉼 없이 달려온 맥의 행보를 가장 적절히 대변하는 결과물임과 동시에 미래의 그가 걸어갈 길을 제시해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본작에서 밀러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실 여태껏 해왔던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데뷔 초창기적의 미성숙한 태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돈에 사로잡힌 슈퍼스타의 삶을 칭송하기도 하고, 약물중독 이후 얻은 정신적 트라우마와 음란한 성적 판타지들을 서슴없이 표현한다. 하지만 전작들에서 그가 취한 스탠스와는 사뭇 다른 부분이 있다. 예전에는 고민거리와 그를 둘러싼 장애물들에 대해 의문점들만을 표현했었다면, 본작에서는 스스로 해답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물론, 그의 태도에는 모순이 있지만). 그리고 밀러는 앨범 초반부에서부터 그의 메시지가 뚜렷이 전달되기를 의도했다.

 

피츠버그의 프로덕션 듀오 아이디 랩스(ID Labs)가 제공한 두 곡(“Brand Names”, “Rush Hour”)에서 그는 어린 나이에 손에 넣은 성공을 자랑스러워 하기도 하고, 그에 따르는 어두운 이면(약물중독)에 대해 언급하며 모든 것은 업보(Karma)라고 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사람들은 물질적인 것에 현혹되기 마련이고, 본인도 역시 그중 한 명임을 명시하며 부를 유지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임을 밝힌다. 이 같은 메시지는 2집에 수록된 “Matches”의 후속곡 격인 “Two Matches” “100 Grandkids”, 그리고 “Time Flies”로 이어지는 중반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이 대목에서 밀러는 본인을 더 높은 곳에 올려놓고, 모든 것을 겪어봤으니 이제는 이치를 깨달았다는 듯 우월한 뉘앙스를 풍기는데, 앨범 전반부에서 그가 보인 태도와는 사뭇 다른 접근이기에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후, 트랩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In the Bag”, “Break the Law”, “When In Rome” 등이 배치된 후반부에서 밀러는 페이스를 한껏 머금고 달리기 시작한다. 약 기운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고 수많은 여자들과 원나잇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반항아 기질과 스웨거 충만한 라인들을 끊임없이 쏟아내며 단단한 비트 위에서도 그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앞서 말했듯이 [GO:OD AM]에서 새로운 맥 밀러는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앨범이 유독 고무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모든 부분에서 성장을 이룬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강점이라고 여겨는 익살스러운 펀치 라인을 견고히 다졌고,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워드플레이들이 더 견고해진 것은 물론('I could sell snow to a ski slope, I could sell evil to the devil, Non-believers to a temple, I could sell water to a speedboat/스키 연습장에게 눈을 팔고, 악마에게 사악함을 팔며, 스피드보트에게 물을 팔 수도 있어.' -“100 Grandkids”), “Break the Law”에서 본인을 악명높은 살인자 제프리 다머(Jeffrey Dahmer)와 피츠버그 파이러츠의 레전드인 로베르토 클레멘테(Roberto Clemente)라는 상반된 두 인물과 비교하며 랩 게임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Perfect Circle/God Speed”에서 훌륭한 스토리텔링도 빼놓을 수 없다.

 

프로덕션 측면에서는 여태껏 협업을 통해 일면식이 있는 동료들 -아이디 랩스, 사운드웨이브(Sounwave), THC, 썬더캣(Thundercat)- 에게 대부분을 맡겨 사운드의 밸런스를 안전하게 잡았다. 앨범 초반부에는 재지한 느낌을 가미하고 그랜드 피아노를 얹어 담백한 느낌으로 곡을 뽑아냈으며, 붐뱁(Boom Bap) 드럼과 색소폰을 이용해 그루브를 살린 트랙으로 뼈대를 세웠고, 중반부에는 드럼에 디스토션을 줘서 공간감을 살린 크리스챤 리치(Christian Rich) “Time Flies”가 풍부한 느낌을 더했으며, 후반부에 위치한 트랩 비트들과 더불어 서정적인 멜로디가 일품인 디제이 다히(DJ Dahi) “R.O.S.”와 바이널즈(Vinylz) 특유의 묵직함이 살아 있는 “Cut the Check” 등이 너무 튀지 않는 선에서 유기적인 흐름을 이루고 있다.

 

맥 밀러에게는 여전히 보완점들이 남아 있다. 그가 선보이는 레퍼런스들 중 과한 몇몇은 그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때때로 독이 되는데, 그렇다 보니 가끔 전혀 상반된 의견이 같은 트랙에서 나오기도 하고 자신의 의견을 본인이 반박하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도달하기도 한다. 또한, 앨범 후반부에 자리 잡은 마지막 트랙들이 타이트하게 짜인 초·중반의 앨범 구성을 단칼에 지루하게 만들어버리는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동시에 이 앨범에서 드러난 여유 넘치는 모습과 랩과 프로덕션에서 가파른 성장세는 이제 겨우 스물셋이 된 그가 끊임없이 승리해 나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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