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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드 소울 - Soul Cooke
황두하 작성 | 2015-12-14 23:3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39,563 View

Artist: 브라운 아이드 소울
Album: Soul Cooke
Released: 2015-12-08
Rating:Rating:
Reviewer: 황두하









씬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저변이 얕은 한국 알앤비/소울 음악계에서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하 브아솔’)의 존재는 상징적이다. 비록,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건 팝 발라드 성향이 강한 곡들이었지만, 앨범을 통해선 장르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왔다. 전작인 [Browneyed Soul]과 나얼의 솔로 앨범 [Principle of My Soul]은 그 대표적인 결과물들이었고, 특히 나얼의 솔로작은 마니아적 취향을 더하여 일반 대중과 장르 팬 모두를 아우르는 데 성공했다. 대중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알앤비의 다양한 하위 장르를 충실하게 구현해내려는 이들의 노력은 많은 부분 장르가 오용되고 있는 한국 가요계에서 확실히 눈에 띄는 행보다.

 

애초의 계획과 달리, 이번에 브아솔이 발표한 [Soul Cooke]은 작년 초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앨범의 반쪽 [Thank Your Soul – Side A]를 이을 두 번째 파트가 아닌, 다른 형태의 풀렝쓰(Full-Length) 앨범으로 발매되었다. 대신 [Thank Your Soul – Side A]의 수록곡들이 신곡들 사이사이에 순서가 바뀐 채로 재수록되었는데, 다행히 크게 이질감이 들지는 않는다. 이는 브아솔의 음악 스타일 자체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앨범의 흐름을 고려해 적절하게 배치한 덕분이기도 하다. 일례로 그룹의 오랜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팝-소울 트랙 “Always Be There”는 아웃트로인 “Thank You Soul” 직전에 수록되어 앨범의 대미를 자연스럽게 마무리한다.

 

[Soul Cooke]은 본격적으로 장르적 성향을 드러낸 트랙이 조금 더 늘어나 전형적인 브아솔 표 팝 소울 트랙과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나얼의 솔로 앨범에서 베스트로 꼽히는 “You & Me”를 이어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로 대변되는 시타르 기타 사운드의 달콤한 필리 소울을 제대로 구현한 밤의 멜로디”, 1990년대 스타일의 알앤비 발라드 사랑의 말(How Much I Love You)”, ‘70년대 필리 소울과 디스코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Philly Love Song”, 살랑거리는 연주에 이어 후렴구에 푸근히 포개지는 관악 연주의 맛이 좋은 “You Are So Beautiful” 등은 대표적으로 장르적인 감흥이 빛을 발한 곡들이다.

 

더불어 이들의 보컬은 여전히 탁월한 실력과 화음을 뽐내고 있는데,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개성을 부각시키거나 나얼의 폭발적인 애드립에 기대기보다는 멤버 간 화음에 더 중점을 두어 인상적이다. 특히, 필리 소울과 디스코가 결합한 상징적인 ‘70년대 트랙 MFSB"TSOP (The Sound of Philadelphia)"를 연상시키는 “BES Theme”과 재즈 넘버 “Groove Night”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좋은 예다. 두 곡 모두 멤버들의 허밍 하모니로만 곡을 채워 그들의 뛰어난 합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다.

 

반면, 대중친화적인 팝 소울, 혹은 발라드 트랙들은 다소 관성적인 진행과 구성 탓에 식상한 느낌을 들게 한다. 이미 작년에 공개됐던 너를이나 “Home”과 같은 트랙들은 그간 브아솔이 해왔던 노래들과 비슷한 감흥을 주지만, 과거의 것들보다 완성도가 뛰어나지 못하다. 또한, 앨범의 후반부에 포진된 솔로 곡들 역시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생각한다면 아쉽다. 전형적인 팝 발라드 트랙인 정엽의 “The Only Love”와 가스펠 송인 나얼의 “Rapture”는 구성은 물론, 멜로디 등 모든 면에서 지난 스타일의 반 보 뒤처진 답습에 그친 느낌이며, 성훈이 유성은과 함께한 그만, 그만과 영준의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는 장르 음악과 대중가요 사이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다. 그나마 영준의 곡이 아들을 향한 사랑을 은근하게 표현한 가사로 약간의 감동을 선사할 뿐이다.  

 

사랑과 이별에 관해 이야기하는 가사 역시 앨범의 감흥을 깎는 요소다. 시적인 언어로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고자 하는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특별히 마음을 건드리는 표현 없이 동어반복적인 느낌이 강하다. 앞서 언급한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Always Be There”처럼 확실한 배경으로부터 나온 곡 외에는 전부 비슷한 약점이 노출된다. 곧잘 번뜩이는 가사를 선보이던 게스트 타블로(Tablo)“Tender Eyes”에서는 기대 이하의 평이한 라임을 보태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브아솔의 존재감과 실력을 고려했을 때 아쉬운 부분이 존재하긴 하나 전반적으로 [Soul Cooke]이 매끈한 완성도를 보이는 앨범임은 분명하다. 더불어 그들이 기존에 보여줬던 음악 취향을 유지하면서도 아주 조금씩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고유의 색을 지켜온 그들의 행보는 뚝심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옳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브아솔처럼 알앤비/소울 장르를 꾸준히 탐구하며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담보하는 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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