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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disee - The Odd Tape
양지훈 작성 | 2016-05-29 23:3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2 | 스크랩스크랩 | 26,389 View

Artist: Oddisee
Album: The Odd Tape
Released: 2016-05-13
Rating:
Reviewer: 양지훈









유력 인디 힙합 레이블 멜로 뮤직 그룹(Mello Music Group)의 간판 프로듀서 겸 랩퍼 오디씨(Oddisee)의 최근 행보는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계절을 표현한 믹스테입 넉 장을 한데 묶은 컴필레이션 앨범 [Odd Seasons]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가 하면, 안주하지 않고 [People Hear What They See] [The Good Fight] 등의 탁월한 랩 앨범을 만들기도 했으며, 올해는 벌써 EP [Alwasta]까지 발매했다. 5년 사이 이렇게 꾸준하게 일정 수준 이상의 앨범을 발매한 힙합 프로듀서는 손에 꼽을 만하다. 팬들조차 따라가기 벅찰 만큼 다작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알케미스트(Alchemist)와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ktah) 외에는 흔치 않다. 알제이디투(RJD2), 디제이 섀도우(DJ Shadow), 아야톨라(Ayatollah) 등등, 이제는 노장으로 분류되는 인스트루멘탈 힙합 프로듀서들의 행보가 예전보다 뜸해진 시기에, 이처럼 만개한 기량으로 기개를 떨치는 프로듀서가 있다는 사실이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이렇듯 랩 메이킹과 비트메이킹을 겸하며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그가 또 한 장의 흥미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우선 전작 [The Good Fight][The Odd Tape]의 가장 큰 차이는 당연히 랩의 유무이다.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랩을 완전히 배제시킨 채, 프로듀서 오디씨의 역량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보컬 샘플링을 제외하면, 인간의 목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운드의 운용은 큰 차이가 없기에 추상적이지도, 무겁지도 않다. 반면에 사운드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얼마나 잘 조합하고 활용했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그의 프로덕션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탐구가 가능해졌다.

 

[The Odd Tape]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레이드백(laid-back: 느긋하고 편안한 분위기)이라는 단어로 함축 가능하다. 주인공 오디씨의 형상은 멀리 한 채, 그가 들고 있는 머그 컵을 클로즈업한 앨범 커버부터 이를 잘 반영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앨범이 오디씨의 제작 의도였고, 내용물은 철저하게 그의 의도에 부합한다. "Born Before Yesterday"의 초반부를 제외하면, 무거운 느낌을 찾기 어렵다. "Silver Lining" "Long Way Home"처럼 드럼과 피아노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들려주는 곡이 있기에 편안함과 느긋함에 심취하기 쉽다. 또한, 오디씨는 자칫 이러한 '편안함' '무난함'으로 변질될 수 있는 함정도 지혜롭게 피해간다. 모범적인 색소폰 운용을 칭찬할 만한 "Right Side of the Bed"와 상대적으로 빠른 BPM을 유지하는 "On the Table"은 좋은 사례가 된다.

 

특히, 그의 장점으로 꼽히는 건반 루프의 적절한 활용은 첫 곡 "Alarmed"부터 마지막 "Still Sleeping"까지 수시로 빛을 발했다. 게다가 드럼과 피아노, 그리고 퍼커션 등등, 어떤 구성요소에서도 단순한 루프의 반복을 구사하지 않았다. 루프의 자연스러운 변형으로 안이함을 방지하고, 때로는 피트 락(Pete Rock)이 즐겨 썼던 곡 말미에 별도의 비트를 추가하는 작법도 들려주며 귀를 즐겁게 한다. 이렇게 12개의 곡 중 단 한 곡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힘쓴 흔적을 통해 오디씨의 섬세함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The Odd Tape]은 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채로움을 맛 볼 수 있는 앨범이다. -(Boom-Bap) 기반 사운드를 즐겨 듣는 이부터 재즈(Jazz)와 소울(Soul)의 향을 담은 힙합 앨범의 애호가들까지, 다양한 청자를 포용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랩을 배제하고 오직 비트만으로 승부하겠다는 오디씨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오디씨가 왜 멜로 뮤직을 대표하는 프로듀서인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또 한 장의 수작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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