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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boy Q - Blank Face LP
조성민 작성 | 2016-07-21 21:4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2 | 스크랩스크랩 | 31,165 View

Artist: ScHoolboy Q
Album: Blank Face LP
Released: 2016-07-08
Rating: 
Reviewer: 조성민









스쿨보이 큐(ScHoolboy Q)는 새로운 결과물을 발표할 때마다 음악적 퀄리티와는 별개로 꾸준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첫 정규 앨범 [Setbacks]에선 확고한 방향성이 부재했던 것과 달리 [Habits & Contradictions] [Oxymoron]에서 갱스터리즘에 입각하여 펼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그가 거리에서 보아온 어두운 현실을 표현하는 데에 절반을 소진했다면, 나머지 반은 그 스토리에 드라마를 부여하는 요소들, 예컨대 약물을 통한 환희와 그 후 중독으로부터 따르는 고통, 그리고 딸을 향한 부성애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 같은 그의 이야기는 사방을 자유롭게 오가면서도 타이트하게 짜인 랩과 어둡고 날카롭게 떨어지는 프로덕션이 조화롭게 맞물리며 근사한 앨범을 탄생시켰다.

 

문제는 3집 이후부터였다. 크립(Crip)의 일원인 그가 약물중독을 극복해내는 모습을 본 상태이며, 지금은 가장 유력한 레이블의 핵심 멤버로 거듭났다. 그래서 슈퍼스타가 된 이후 평탄하게 살고 있는 그가 과연 전작들만큼 어둡고 현실적인 컨텐츠의 앨범을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Blank Face LP]는 그 우려를 지울만큼 만족스럽다. 본작에서 스쿨보이 큐는 현재의 모습과 과거 갱단 멤버의 모습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는데, 전작과는 달리 직선적인 형태의 구조 없이 느릿하게 전개를 가져갔음에도 풍부한 프로덕션과 높은 수준의 랩 퍼포먼스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양면성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한다.

 

트랙마다 자아를 바꿔가며 랩 슈퍼스타의 삶을 자랑하는 한편(“That Part”), 때로는 약을 거래하고 총질을 해대는 갱스터의 모습으로 변하기도 하며(“Ride Out”, “Dope Dealer”), 급기야는 거리의 폭력으로부터 달아나려 했지만, 결국 본인 역시 그 일부가 되어버린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한다(“Neva Change”). 또한, 과거 갱단 크립의 일원으로서 그가 행한 폭력과 현 삶의 고뇌를 교차적으로 풀어낸 “Groovy Tony / Eddie Kane”과 직접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킨 “JoHn Muir”는 절묘한 쾌감을 선사하는 킬링 트랙이다. 특히, 트랙의 배치도에서 감지할 수 있듯이 스쿨보이 큐는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뒤죽박죽 뿌려놓았는데, 탁월한 내러티브 덕에 트랙 간의 괴리감이 최소화되어 감흥이 저해되지 않았다.

 

본작의 프로덕션이 그의 전작들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다양한 악기의 사용 덕에 폭 넓어지고 깊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여전히 둔탁하고 펀치력 있는 비트들이 무겁고 먹먹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펑키하고 재지한 샘플들과 싸이키델릭한 바이브를 더하는 기타, 심지어 예쁘기까지 한 선율의 그랜드 피아노 루프 등이 앨범에 다채로운 색채를 더한다. 이 외에도 탑 독(Top Dawg Entertainment)이 자랑하는 인하우스 프로듀서들인 태이 비스트(Tae beast)와 사운웨이브(Sounwave), 그리고 윌리 비(Willie B)가 트랙 대부분을 담당해서인지 [To Pimp A Butterfly] [90059]에서 느낀 색채가 진하게 풍기며, 2년 전 스쿨보이 큐에게 “Man of the Year”를 선사하며 찰떡궁합을 보였던 네즈 앤 리오(Nez & Rio) 역시 투팍(Tupac)“Picture Me Rollin’”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Str8 Ballin”을 통해 또 한 번 시너지를 발휘했다.      

 

피처링 아티스트들과 좋은 궁합을 선보였다는 것도 앨범의 강점 중 하나다. 벌스의 첫 두 마디를 오케이로 소모한 칸예 웨스트(Kanye West)부터 카리스마를 뿜어낸 제이다키스(Jadakiss), 그리고 통통 튀는 애드립으로 메트로 부민(Metro Boomin)의 트랙에 에너지를 더한 이-포티(E-40)까지, 사실상 회사의 간청으로 어쩔 수 없이 수록한 “Overtime”을 제외하면, 스쿨보이 큐와 게스트들의 조합은 기대 이상의 감흥으로 귀결되었다. 이중 가장 돋보인 게스트는 당연히 앤더슨 팩(Anderson .Paak)으로, 인트로와 사실상 마지막 곡으로 끝냈으면 어땠을까 싶은 트랙인 “Blank Face”의 감흥을 배가시켰다.    

 

이번 앨범에서 그의 랩은 여전히 직설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익살스러움과 진한 페이소스를 선사한다. 전작에 비해서 폭발력은 떨어질지 모르겠으나, 프로덕션의 세심함이 그 어느 때보다 살아있으며, 유기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전작에서 간혹 노출되었던 구성에서의 불안정함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다소 평이한 몇몇 트랙을 덜어냈다면 더욱 강렬했겠지만, 현재의 완성도 만으로도 [Blank Face LP]는 훌륭하고, 스쿨보이 큐 최고의 역작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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