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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 - 8 Femmes
황두하 작성 | 2016-09-06 19:5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33,231 View

Artist: 엘로(ELO)
Album: 8 Femmes
Released: 2016-08-26
Rating:
Reviewer: 황두하









자이언티(Zion.T)와 크러쉬(Crush) 등이 뭉친 비비드(VV:D) 크루와 박재범이 이끄는 레이블 AOMG에 소속된 싱어송라이터 엘로(ELO)는 그동안 동료들에 비해 이렇다 할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2013년 데뷔 싱글 “Blur”를 시작으로 간간이 싱글을 발표하긴 했지만, 피비알앤비(PBR&B)로 대표되는 작금의 트렌드와 어반한 감성의 그레이(Gray)표 프로덕션에 묻혀서 그만의 색깔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더불어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무미건조하게 뱉어내는 보컬이 스타일적인 감흥을 주기보다 심심하게 느껴질 뿐이라는 점도 발목을 잡는 요소였다.

 

그런 가운데 발표한 엘로의 데뷔 EP [8 Femmes]는 그간 보여주었던 음악들의 조각을 모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앨범이다. 실제로 그가 3년 전과 올해 초에 각각 싱글로 발표했던 “Parachute”의 리믹스 트랙과 “F.W.B” 등을 수록한 게 좋은 예다. “Parachute”가 원곡과 달리 레트로한 감성으로 리믹스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두 곡 다 앨범 안에서 다른 트랙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전과는 사뭇 다른 감흥을 주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8명의 여인에 대한 이야기라는 테마가 앨범의 구심점이 된 덕분이다. 개별곡들은 이 테마 아래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뻔한 사랑 노래가 될 뻔한 곡들도 구체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듣는 맛이 더해진 게 눈에 띈다.

 

레이블의 주축 프로듀서인 그레이, 차차 말론(Cha Cha Malone)과 더불어 콕재즈(Coke Jazz), 더스트(Dust) 등이 참여한 프로덕션은 메인스트림 알앤비/소울 사운드에 레트로한 감성을 버무려 마감했다. 앞서 언급한 “Parachute (Remix)”를 비롯한 일렉 기타 스트로크와 리얼 드럼 사운드가 어우러진 포스트-디스코/펑크 트랙 “Rose”, 2000년대 초반 넵튠스(The Neptunes)가 떠오르는 리듬 파트 위로 멜로디와 맞물려 진행되는 브라스 연주가 얹힌 “The End” 등은 대표적으로 복고적인 감흥이 살아있는 트랙들이다. 이처럼 리듬감 있는 트랙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환기하는 건 “Wax Mannequeen”, “F.W.B”, “Tattoo”처럼 PBR&B를 표방한 곡들이다. 그중에서도 인트로격 트랙인 “Wax Mannequeen”은 다양한 악기들의 소리가 맞물려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후반부에 울려퍼지는 신시사이저 라인으로 가장 짧은 러닝타임의 곡임에도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최근 몇 년 간 그의 동료들이 주도해온 알앤비 앨범의 스타일 공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건 아쉽다. 같은 프로듀서 진이 참여하다 보니 비슷할 수도 있지만, 안이한 구성과 멜로디의 진행 탓에 답습에 그치고, 별다른 감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건 분명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그 안에서 차별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건 결국, 엘로의 몫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한계는 여전히 보컬에서 비롯한다.

 

담담하게 멜로디를 밟아나가는 톤 자체가 흠이 되는 건 아니지만, 평범한 보컬 색과 다소 부족한 기교를 상쇄할만한 요소가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감정을 표출해야 할 지점에서까지 유지되는 톤이 스타일로 다가오기보다 답답하게 느껴지고, 때론 비트와 따로 노는 듯한 어색함이 감지되기도 한다. 각각 “F.W.B.”“Tattoo”에 참여한 후디(Hoody)와 박재범의 보컬이 곡에 더 잘 묻어난다는 사실이 이를 더욱 부각시킨다. 앨범의 주인공임에도 곡을 주도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 것은 치명적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그의 희미하던 음악적 색깔을 선명하게 만들려는 시도는 보컬을 비롯한 몇몇 부족한 부분 탓에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매끄럽게 빠졌으나 기억에 남진 않는다. 결과적으로 [8 Femmes]는 엘로의 현재 위치를 대변하는 작품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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