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
Artist: 빅뱅(Big Bang)
Album: Made
Released: 2016-12-13
Rating:Rating:
Reviewer: 황두하
국내외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룹 빅뱅(Big Bang)은 YG 엔터테인먼트 소속답게 데뷔 때부터 힙합, 알앤비 등 블랙뮤직을 표방하며 멤버인 지드래곤(G-Dragon)이 자체적으로 앨범을 프로듀싱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초기에는 이것이 설익은 수준이었고, 지나친 레퍼런스 탓에 표절 의혹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블랙뮤직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려는 욕심에 비해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힘이 부족했던 것인데, 그런 GD의 프로듀싱 능력이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두 번째 솔로 EP인 [One Of A Kind]부터다. 힙합, 어쿠스틱 팝,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를 본인만의 색깔로 구현해내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스웩 가득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뛰어난 완성도의 앨범을 만들어낸 것이다.이후 빅뱅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곡들에도 이러한 GD의 색깔이 적극 반영되어있는데, 약 8년 만에 발표한 그룹의 세 번째 정규앨범 [MADE]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부터 다소 당황스럽다. 작년 한 해 동안 발표했던 싱글이 대부분이며, 신곡은 3곡밖에 수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래는 작년 말에 싱글을 모아 앨범으로 내기로 했던 프로젝트가 1년이 지난 지금에야 공개된 것이다. 그래서 벌스(Verse)와 후렴 사이의 극적인 변주와 성적인 메타포를 한껏 뿌려놓은 가사가 주는 쾌감이 여전히 유효한 “Bae Bae”나 “Loser” 정도를 제외하면 식상하게 다가온다.
앨범은 정서적으로 크게 “뱅뱅뱅 (BANG BANG BANG)” 류의 파티 앤썸, “Loser”와 같은 서정적인 팝 알앤비 트랙, “We Like 2 Party”처럼 밝은 분위기의 트랙들로 나뉜다. 첫 번째 스타일에 속하는 트랙들은 프로덕션적으로도 다채롭고, 후렴에서 이루어지는 변주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뱅뱅뱅 (BANG BANG BANG)”을 제외하면 그 완성도가 준수하다. 더불어 사랑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노래하는 두 번째 류의 트랙들 중 “Loser”는 단순하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멜로디 라인과 패배주의에 찌든 가사가 여전히 진한 여운을 남긴다. 반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If You” 등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어 갈수록 지루한 느낌이고, 밝고 자유로운 젊음의 모습을 그리는 “맨정신”이나 “We Like 2 Party” 등은 외국 보이 밴드들의 음악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팝 록의 전형적인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사적으로도 앞서 언급한 트랙들을 이외엔 동어반복의 함정에 빠지고 만 인상이다.
흥미로운 건, 3곡의 신곡 역시 이 세 가지 패턴을 이어가는 트랙들이라는 점이다. 후렴에서 퓨쳐베이스의 틀을 차용한 변주로 트렌드를 자연스레 흡수한 힙합 트랙 “에라 모르겠다”는 감흥이 좋다. 하지만 “Last Dance”나 “Girlfriend”는 비슷한 스타일의 반 보 뒤처진 답습에 그치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하지만, 앨범을 모두 듣고 난 뒤 귀에 남는 곡이 몇 곡 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울러 보컬의 비중이 분산되다 보니 또 다른 핵심 멤버이자 솔로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태양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것 역시 아쉬운 지점이다.
이처럼 앨범을 정서적으로 몇 가지 패턴으로 나누고 이를 반복하는 것은 GD가 본인의 솔로 활동을 통해 보여준 것과 유사하다. 이는 그가 테디(Teddy), 초이스 써티세븐(Choice 37) 등과 함께 앨범을 프로듀싱했기에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문제는 본인의 색깔을 그룹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소 심심해져 버렸다는 점이다. 더불어 앨범의 신곡 중 이미 나온 지 1년 반이 지난 “Bae Bae”나 “Loser”를 넘어서는 곡이 없다는 건 더욱 치명적이다. 정규 앨범 발매 전 몇 개의 싱글이 먼저 나오는 건 흔한 경우지만, 빅뱅의 [Made]는 기발매 곡들을 성급히 모은 컴필과 정규작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황두하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
추천 0 | 비추 0
추천 1 | 비추 0
추천 5 | 비추 12
추천 7 | 비추 9
추천 10 | 비추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