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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 Cudi - Passion, Pain & Demon Slayin’
조성민 작성 | 2017-01-01 20:5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5 | 스크랩스크랩 | 30,279 View

Artist: Kid Cudi
Album: Passion, Pain & Demon Slayin’
Released: 2016-12-16
Rating:
Reviewer: 조성민









딱 작년 이 맘 때 발표된 [Speedin’ Bullet 2 Heaven]
은 키드 커디(Kid Cudi)의 능력을 넘어서는 열정과 잘못 설계된 음악적 방향성, 그리고 주위의 예스맨들로부터 얻은 용기의 조합으로 탄생했다고 평할만했다. 그 결과 매체는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고 극소수를 제외한 커디의 팬들도 이제는 진짜로기대를 접은 채 등돌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확고한 도전의식 속에 탄생한 정규 5집의 대실패는 커디의 커리어에 있어서 예상보다 큰 타격이었다. 지난 4월에 빌보드(Billboard)가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 커디가 얼마나 패닉 상태였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는 해당 작품에 대한 비난과 감소한 음반 판매량에 실망했다고 밝혔고, 심지어 팬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기에 이르는 자기기만까지 드러냈다. 그뿐만 아니다. 급기야 ‘Man On The Moon’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을 발표하려던 전략을 수정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래서 탄생한 게 바로 본작 [Passion, Pain & Demon Slayin’]이다. 하지만 앨범의 타이틀만 바뀌었을 뿐, 앨범을 감싸는 아우라는 ‘Man On The Moon’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만큼 시리즈의 전편과 궤를 같이한다. 극심한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과정을 묘사하고 있으며, 본인의 주 종목으로 돌아왔음을 암시하는 음울한 프로덕션 역시 탄탄한 수준으로 구현됐다. 네 가지의 액트(Act)로 구성한 점 역시 반갑게 다가오는 부분이며, 전체적인 인상으로도 커디의 귀환을 알리는 멋진 판이 형성됐음이 느껴진다.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프로덕션이다. 초기작들에 참여했던 프로듀서들 -플레인 팻(Plain Pat), 닷 다 지니어스(Dot Da Genius), 앤써니 킬호퍼(Anthony Kilhoffer)- 이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멜랑콜리하면서도 영롱한 신스와 되직한 베이스가 전매특허로 남아있다. 여기에 마이크 딘(Mike Dean)과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의 합류로 인해 추가된 트랩 스타일의 드럼과 매끈히 정제된 사운드가 돋보이며, 전체적으로 더욱 힙합중심적인 작품이 되었다. 커디의 앨범 중 장르 크로스오버가 가장 많이 지양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에밀 헤이니(Emile Haynie)의 불참이 상당 부분 영향을 끼쳤다. 그 특유의 사이키델릭한 바이브를 자아내는 전자음과 거친 질감들이 많이 거세되었기 때문이다.

 

본작에 참여한 프로듀서 중 가장 예외의 인물로는 퍼렐(Pharrell Williams)을 뽑을 수 있다. 그가 참여한 세 곡을 듣고 느낀 바는, 둘이 합작 앨범을 낸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날 것 같다는 점이다. 안드레 쓰리싸운전드(Andre 3000)와 절묘한 합을 선보인 “By Design”과 퍼렐 특유의 퍼커션 리듬이 살아있는 트랙 “Surfin’”은 사실 앨범의 전체적인 유기성을 해치는 곡들이다. 하지만 둘 다 베스트 트랙으로 뽑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여기에 윌로우 스미스(Willow Smith)가 선전한 “Rose Golden” 역시 서술적인 기승전결이 뚜렷한 곡으로, 앨범의 사운드적인 컨셉트와는 살짝 다른 방향의 스트링 세션 연주가 감흥을 자아낸다.     

  

커디는 앨범 발매를 몇 달 앞두고 실제 재활원에 입원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극단으로 치달은 정신적인 불안감, 특히 우울증을 제어하기 위한 약물행위는 본작의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다. 초반부 트랙들이 이러한 성격을 띠고 있는데, 다양한 접근으로 본인의 고통을 묘사하고 있다. 마약을 통한 항우울적인 방식은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라고 말하는 “Swim in the Light”와 그런데도 마치 악마에게 홀리듯 속수무책으로 마약에 손을 대는 자신을 그린 “Releaser”를 나란히 배치하면서 평소 그가 고통받는 회로와 뒤따르는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잘 표현했다. 이러한 과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ILLusions”도 같은 맥락이다. 앨범을 차지하는 다른 테마들은 전작의 실패에 대한 항변과 회복을 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인생관, 그리고 거침없이 드러내는 성적 자신감 등으로 특별한 서술적 구조나 순서를 따르지 않는 배치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에 구성적인 면에서 후반부의 응집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Passion, Pain & Demon Slayin’]의 근본적인 문제는 쳐내도 될만한 가지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마치 퀄리티 컨트롤을 거치지 않고 앨범 작업 기간에 만든 곡 전부를 통째로 수록한 것만 같다. 사실 각 트랙의 완성도는 문제 삼을 필요 없을 만큼 괜찮으면서도 균형이나 조화 역시 잘 잡혀있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길다. 짧은 마디의 룹을 위시한 동일한 주법과 비슷한 무드, 그리고 소재 고갈로 인해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하는 몇몇 트랙들이 과감히 생략되었다면 어땠을까. 이러한 문제는 커디의 전작에서도 심심치 않게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라 아쉽다.

 

그럼에도 여섯 장의 정규를 가지고 있는 시점에서, 커디가 이 같은 지점을 모를 거로 추측하진 않는다. 그냥 본인의 스타일을 밀어붙이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그러한 면모 때문에 누구보다 낭만적이면서도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본작은 본인이 원래 잘하던 것을 통해 그 능력을 재입증한 작품이다. 이로써 자꾸 색다른 시도를 하려는 그의 도전지향적인 성향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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