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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 GooseBumps Track
남성훈 작성 | 2017-01-16 16:4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0 | 스크랩스크랩 | 36,019 View

Artist: 구스범스(GooseBumps)
Album: Goosebumps Track
Released: 2016-12-17
Rating:
Reviewer: 남성훈









2015
년 싱글 "엉금 엉금(UNGGM UNGGM)"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프로듀서 구스범스(GooseBumps)의 믹스테입(Mixtape)이다. 오리지널 비트의 7곡이 담겨있는데, 2000년 이후 서던 힙합의 울타리 안에서 탄생하여 트렌드를 주도 중인 '트랩 뮤직(Trap Music)'에 기반을 두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GooseBumps Track]은 그동안 많은 이가 한국에서 표방해온 트랩 뮤직과 다른 측면의 감흥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음악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인상적이다. 구스범스의 프로덕션은 신시사이저의 과잉과 같은 자극적이고 묵직한 사운드를 극대화한 보편적인 트랩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나온 래칫 뮤직(Rachet Music)의 영향도 엿보인다. 트랩과 래칫의 중간에 위치한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미니멀한 구성 안에서 대칭적 사운드를 적소에 배치한 루프로 음습한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첫 곡 "GooseWop"부터 그의 감각은 치켜세울 만하다. "Bird Go Bird Go"에서 절제한 오토튠의 사용을 더해 청량하고 느긋한 분위기로 전환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전체적으로 일관된 톤을 유지하면서도 겹치지 않는 신선한 사운드로 개별 트랙을 주도한 것 역시 만족스럽다. 더불어 대부분 트랙에서 곡을 주도하는 멜로디를 전면에 드러내고, 극적인 효과를 노리며 격한 낙폭으로 치고 나가는 구간이 없다 보니 첫 인상과 다르게 편안한 감상이 가능한 것도 흥미롭다.

 

트랩 뮤직은 특유의 프로덕션이 주가 되고 강조되는 음악이지만, 가사와 어우러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위험한 라이프스타일을 잘 그려낸 랩과 맞물림은 트랩 뮤직의 중독적인 맛을 내는 공식과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프로덕션의 구현에만 집중했을 뿐, 가사와 주제의 어우러짐에선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GooseBumps Track]의 또 다른 백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게 이 부분이다.

 

곡을 꽉 채우는 가사들은 쉽게 말해 아주 상스럽다. 천한 단어들을 노골적으로 사용하며 묘사하는 행동패턴은 흡사 망나니를 연상시킨다. 공격적으로 들리는 가사는 능청스러움과 거만함이 깔린 조롱에 가깝고, 대상을 무시하며 삶을 차별화하는 내용은 결국 대상을 향한 무신경한 모습으로 보이며, 프로덕션의 맛을 제대로 살린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엿보는 시각적 경험을 전해주기도 한다.

 

7명의 참여 랩퍼 중 핵심적으로 곡을 이끄는 이는 PNSB. 그는 자신이 일정 경지에 올라와 있음을 공포스럽고 위압적인 톤으로 펼쳐놓지만, 동시에 능글맞은 유머를 잊지 않는다. ‘트랩이고 나발이고 이젠 다 내 귀에는 물려요 / 이건 무시가 아니라 좆같은걸 좆같다고 그냥 말하는 거예요로 시작하는멍청이의 벌스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기술적인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곡의 무드와 조합이 랩의 성패를 명확하게 가르는 제이올데이(Jayallday)나 위키영(Wikiyoung) 같은 랩퍼들이 어느 때보다 효과적으로 곡에 어우러진 점도 흥미롭다. 구스범스의 뛰어난 디렉팅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GooseBumps Track]은 구스범스가 확실한 음악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깔끔하게 마감한 프로덕션이 이어진 앨범이다. 때문에 그가 지닌 특징적 색의 흐릿함이나 가사적 성취를 동시에 이루지 못한 채 음악의 무드를 유지하는 선에서만 멈춘 일부 랩 구간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GooseBumps Track]이 근래 접한 한국 랩/힙합 음악 중 가장 흥미롭고 인상적인 감상을 제공한다는 사실엔 변함없다. 구스범스와 딥코인 소속 아티스트의 결과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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