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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제 - Boy II Man
황두하 작성 | 2017-01-23 17:0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29,697 View

Artist: 민제(Minje)
Album: Boy II Man
Released: 2017-01-02
Rating:
Reviewer: 황두하









2010
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 메인스트림 알앤비 씬에서는 최초 피비알앤비(PBR&B)로 통칭되던 얼터너티브 알앤비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초기에는 얼터너티브라는 명칭에 걸맞게 일렉트로닉을 비롯한 여러 장르와 알앤비를 결합한 사운드가 매우 실험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시간이 꽤 지난 지금은 전형이 생겨날 정도로 그 틀이 잡혀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얼터너티브 알앤비는 현재 주류가 되었고, 이제는 조금씩 포화 상태에 이르는 지경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 한국 알앤비 씬에서도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시도하는 아티스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2013년에 싱글 “Melt”를 발표하며 데뷔한 민제(Minje) 역시 그중 하나다. 데뷔 후 발표한 몇 장의 싱글들은 아직 본토의 그것을 흉내 내는 수준이었고, 사운드적으로도 정돈되지 못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랬던 그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작년에 발표한 EP [Mojo]부터다.

 

EP는 전보다 정돈되었으면서도 실험성이 강한 얼터너티브 사운드 위로 귀에 감기는 멜로디라인을 얹어 국내에서 비슷한 장르를 시도한 작품 중에서도 돋보이는 완성도를 뽐냈다. 특히, 두왑(Doo-Wap)을 기반으로 몽환적인 무드를 멋지게 구현한 “Do”와 같은 트랙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비록, 4곡밖에 수록되지 않았지만, 민제의 가능성을 보기에는 충분한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후 발표한 새로운 EP [Boy II Man]은 민제가 꾸준히 시도해오던 스타일과 사운드를 보다 확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총 8곡이 수록된 앨범의 구성은 같은 EP지만, 확실히 전보다 풍성하다는 느낌을 준다. 얼터너티브라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함으로써 일정 길이의 호흡을 잘 이어나갔다. 무드 슐라(Mood Schula), 로보토미(LOBOTOMY), 그레이(GRAYE) , 여러 프로듀서가 참여했던 전작과 달리 민제 본인이 더 많은 트랙의 프로듀싱에 관여하면서 이뤄낸 성취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독특한 분위기의 소스로 시작하여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는 베이스라인과 그 위로 흐르는 캐치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Every” 같은 트랙은 완성도가 빼어나다. 이외에도 청량함이 느껴지는 일렉 기타 연주와 리얼 드럼 사운드가 어우러진 “Our City”,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신시사이저 위로 다프트 펑크(Daft Punk)를 향한 오마주가 느껴지는 미디엄 템포 트랙 “Moti” 등도 인상적이다. 악기가 하나씩 쌓이며 상승하는 인스트루멘탈 트랙 “Post War Era”와 어쿠스틱 기타로 단출하게 진행되는 마지막 트랙 이 이어지는 후반부는 초중반부에 비해서 약간 힘이 빠지는 인상이지만, 앨범의 마무리로는 나쁘지 않다. 이처럼 다채로운 분위기의 트랙 위로 진성과 가성을 자연스레 오가며 리듬감을 형성하는 민제의 보컬 역시 뛰어나다.

 

그러나 겉으론 의미심장해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가사는 약점이다. 그는 앨범 전체를 통해 일그러진 자화상과 비정상적인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지나치게 함축적이어서 감흥이 살기보다는 떨어진 편이다. 전작과 달리 랩퍼들이 게스트로 참여한 부분엔 일장일단이 있다. “Flashback”에 참여한 PNSB와 시마호이(Simahoy)는 상반된 톤으로 각각 타이트한 벌스를 뱉어낸다. 반면, “Moti”에 참여한 옥호랑은 다소 설익은 라임으로 곡 중간에서 흐름을 끊고 만다.

 

민제는 [Boy II Man]을 통해 자신의 음악 세계를 한층 더 확장, 발전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얼터너티브 알앤비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과 탐구가 뒷받침된 덕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지만, 데뷔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그의 커리어는 긍정적인 쪽에 가깝다. 이제 걸출한 완성도의 정규앨범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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